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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트우먼 Aug 12. 2022

완벽하지 않아도

인생 빵집

 



 남편이 2주 만에 왔다. 꽤 긴 2주 동안 아이들과 지지고 볶고 하며 다채로운 색의 일상들이었다. 아이들을 학교와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만의 일을 하고 아이들이 오면 아이들을 케어하며 평범한 하루를 보냈다. 년 초 즈음에 남편이 회사일로 바빠 매일 야근으로 늦게 집에 온 적이 있었다. 그때에도 지금과 비슷하게 저녁을 보냈었다.

  남편이 없어서 어려운 점도 있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조금 편한 점도 있다. 아이들은 놀이를 담당하는 아빠와의 시간을 보내는 대신 규칙적인 루틴을 지키고 티비와 단절되는 자기만의 시간을 좀 더 많이 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나는 홀로하는 육아에 뿌듯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았다.


 이번에는 남편을 데리러 가는 길에 아이들도 동행시켰다. 아이들을 빨리 보고 싶어 하는 남편의 마음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집에 있고 싶어 하는 큰 아이에게 맥플러리를 사준다고 꼬셨고, 둘째 아이는 가는 도중에 차 안에서 잠이 들어 버리는 어딘가 어설픈 상황이었지만 우리 가족 완전체가 만나는 순간이었다. 역시 예상대로 남편은 반가움의 티를 팍팍 냈고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동안 지내면서 있었던 일 등을 주저리주저리 교환했다. 


 주말에는 남편이 필요한 것이 있다고 쇼핑몰에 갔는데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하나씩 사줬다. 나는 특별한 이유 없이 장난감을 사주는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남편은 장난감을 고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는 게 아직도 그렇게 좋은가보다. 


 주말 내내 즐거움의 시간이었는데 사진 한 장이 없다. 아이들을 키즈카페에 맡기고 둘이 오붓하게 쇼핑을 했지만 중간에 맛있는 인생 빵집을 발견하고 기념으로 찍은 빵 사진이 전부다. ㅎㅎ 저 빵집에 가면 이 날이 생각나겠지! 웃기고 신기하고 즐거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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