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카의 성스러운 계곡 투어

by 랄라라

남미 여행 5일 차!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다.

오늘 일정은 ‘잉카의 성스러운 계곡’이라는 성계 투어이다. 이 투어는 파란색 우루밤바 강을 따라서 여러 잉카들의 유적들이 모여 있는 계곡을 따라 여행하는 것이다. 친체로, 모라이, 살리네라스, 오얀따이땀보를 거쳐 마추픽추가 있는 아구아스칼레엔테스까지 가는 일정이다.

가는 길에 보니 페루 국기와 함께 무지개색의 깃발이 함께 나부낀다. 잉카제국이 쿠스코를 중심으로 중부 페루 고원, 에콰도르, 칠레, 아르헨티나 북부지역에 이르는 거대한 영토를 지배했을 때 잉카인들은 스스로 ‘따우안띤수유’라고 불렀다. 이는 네 방향의 나라, 즉 쿠스코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는 나라라는 뜻 정도가 되겠다. 네 방향, 네 개의 마을이 하나가 되고, 하늘과 땅, 지하의 세 가지가 합쳐져 일곱 가지 무지개 깃발을 만들었다. 이 깃발이 현재 쿠스코를 상징하는 깃발이다.

또 다른 설명으로는 안데스 원주민들은 무지개를 신이 사는 하늘의 세상과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 다리라고 믿었다고 한다. 때문에 잉카제국이었던 쿠스코를 상징하는 깃발이 무지개를 상징하는 7가지 색의 깃발이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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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들린 곳은 친체로이다. 친체로는 ‘용기 있는 남자’라는 뜻으로, 잉카의 왕이 휴가를 보내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조선시대 행궁과 같은 곳이다. 왕을 상징하는 행궁의 의미를 훼손하기 위해 일본은 행궁 건물을 부수고 병원과 학교, 경찰서를 세웠다. 침략자 스페인 역시 이곳 친체로의 별궁을 부수고 성당을 지었다. 이 곳은 쿠스코보다 높은 해발 3627m에 자리 잡고 있다. 작은 골목길을 지나 친체로의 전통시장에 도착했다. 페루 염색이 시작된 곳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마을의 주민들은 아직도 잉카의 전통방식으로 알파카의 털을 잘라 표백을 하고, 염색을 한다고 한다. 시장에서는 베틀 비슷한 도구로 직접 베를 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마을의 이국적인 모습도 좋았지만, 날씨가 너무 좋아서 파란 하늘과 구름이 너무 예뻤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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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체로를 뒤로 하고 열심히 오프로드를 달려 도착한 곳은 해발 3400m 석회암 지대에 위치한 모라이 유적이다. 우리식으로 따지면 계단식 논이다. 같은 점이라면 평지뿐 아니라 산이라는 공간을 이용하여 농사를 지었다는 것이다. 차이점이라면 우리나라의 계단식 논은 물을 잘 가두기 위해 담을 쌓아 논을 만든 것이고, 모라이는 산비탈 지형의 배수를 잘 활용하여 자갈, 모래, 흙을 층층이 쌓아 만든 밭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계단식 밭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동일 작물을 심는다. 하지만 모라이는 24개의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고 가장 아래층에서 위층까지가 140m에 이르는 큰 규모다. 계단 각 층간의 높이로 인해 온도 차이가 생기는데 이를 이용해 위층에는 감자를, 아래층에는 옥수수를 심었다고 한다.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는 옥수수를 아래쪽에, 추운 곳에 잘 자라는 감자를 위쪽에 심어 어떻게 자라는지 실험을 했던 잉카인의 농경연구소가 바로 이 모라이다. 뭐, 설명을 적다 보니 우리나라 강원도의 계단식 밭과도 크게 차이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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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모라이도 고산지대여서 한 바퀴 돌려고 하면 생각보다 힘들어서 제시간에 못 올 수 있으니 자신이 없으신 분은 위쪽에서만 사진을 찍고 관람을 하라고 했다. 고산지대에 익숙해져서인지 그냥 한 바퀴 돌고 왔는데 시간이 많이 남아있었다.

다니는 곳 여기저기 알로에? 용설란? 이 자라고 있었다. 어마어마한 키로 자라고 있었다. 테킬라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된다고 한다. 한국에서도 자주 보던 것들인데 이 기후에서는 또 저렇게 자라나 보다. 마을을 지나는데 전깃줄에 저런 풀 뭉치들이 달려있었다. 예쁘긴 한데 누전의 위험이 있을 것 같다.(카메라 메모리를 잃어버려서 같이 간 동료들의 사진이 없으면 인터넷에서 가져오고 있다. 이 세장의 사진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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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풍경들을 보고 도착한 곳은 살리네라스. 해발 3000미터에 위치한 산악 염전이다. 오래전 바다였던 곳이 솟아올라 소금물이 흐르자 잉카인들이 계단식 염전을 만들었다. 멋진 풍경인데 바람도 많이 불고 모자를 꽉 붙잡아야 했다. 이 곳의 핑크색 소금이 유명하다고 한다. 위쪽에서 사진을 찍고 차를 타서 내려가는데 비탈길이 위태위태하다. 관람 후 다시 올라오자 가이드가 말한다. “내려가기 전에는 말을 안 드렸는데.. 작년에도 버스 추락사고가 한번 있었어요” 으잉, 사실인지 아닌지..

소금은 누구에게나 꼭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이런 대규모의 염전을 만들었겠지. 바닷가에서 천일염을 만드는 일도 굉장한 막노동이라고 했다. 어마어마하게 힘든... 산악지형에서 염전을 만들고 소금을 만드는 일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구석기나 신석기 유적지를 보면 사슴뼈가 부서진 채로 발견되는 경우가 있다. 소금을 구할 수 없는 고대인들이 뼈에 들어있는 골수를 섭취한 흔적이다. 골수에는 소량의 나트륨, 즉 소금이 저장되어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저염식 식단을 너무 오래 하면 뼈가 약해진다는 것이 이것 때문에 나오는 이야기! 잠깐 옆으로 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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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밤바에 도착해 뷔페식 음식을 먹었다. 우리가 지금까지 먹었던 대부분의 페루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세비체도 있고 어머어마하게 큰 옥수수도 있었다. 뽀요라고 하는 닭고기(치킨과 비슷하다)도 있고 감자요리가 많았다. 이 곳에서는 페루 전통음악을 밥을 먹는 내내 연주하는 팀이 있었다. 페루 음악은 굉장히 경쾌하면서.. 음... 민속적이다. 남미 사람들은 음악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이 있었다. 물론 연주가 끝나고 나면 팁을 받기 원하는 제스처가 있어서 불편할 때가 있기는 했다. 특히 우리 팀만 식사를 하고 있을 때 더더욱. 여러 팀이 식사를 하면 상관없는데 우리 팀만 식사를 하고 있으면 어느 정도 금액을 줘야 할지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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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간 곳은 오얀따이땀보다. 오얀따이는 잉카 장군의 이름이고 땀보는 잉카어로 잉카의 주요 지점에 세워진 숙소, 창고, 요새 등의 기능을 지닌 곳을 말한다. 오얀따이 장군의 요새라는 의미인데 로마제국이 9km마다 쉴 수 있는 곳을 만들었듯이 잉카제국의 역과 같은 도시이다. 오얀따이 장군이 파차쿠텍 잉카의 딸과 사랑에 빠졌지만 비천한 신분 출신이라는 이유로 허락을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계단식 유적지이다. 경사 45도쯤 되는 계단식 밭 옆의 300계단(약 150m)을 오르면 태양의 신전이 나온다. 사람이 오르도록 현대에 만든 게 아닌 옛날에 설치된 계단은 계단 하나가 사람 키보다 높다. 거의 기다시피 해서 올라가는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다. 태양의 신전은 바퀴나 철기 없이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밧줄로 당겨서 42톤의 돌을 산꼭대기까지 끌어올려 정교하게 쌓아놓은 것이다. 우루밤바 강 건너편의 돌을 옮기기 위해 강의 물줄기를 돌려 돌을 옮겼다고 한다. 이곳은 잉카제국 시설 잉카의 가장 위대한 신인 태양신을 모시는 신전이었던 것이다.

이 계단식 유적지는 스페인 정복자들과의 전쟁에서 3년이나 버텨낸 요새이기도 하였다. 페루의 정복자 피사로의 배다른 아우 에르난도 피사로가 기병 70명과 다수의 보명 그리고 원주민을 데리고 망꼬 체포작전을 펼쳤으나 화살과 창, 돌팔매 등으로 공격하였고, 막아두었던 파타칸차강 댐을 열어 수공 작전으로 승리를 거둔 곳이기도 하다. 이 승리는 잉카가 침략자들을 상대로 한 유일한 승리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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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얀따이땀보 바로 옆이 페루 레일을 타고 마추픽추로 들어가는 기차역이다.

페루 레일을 기다리며 카페에서 마셨던 맥주와 하와이안 피자, 화덕에서 직접 구워준다. 맛은 뭐... 맥주는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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