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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biing Jun 13. 2016

SNS 의 좋은 점

어쩌면 안 좋은 것은 망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될지도

    SNS가 통상화된지는  어느덧 몇 년이 흘렀고 그 시간 동안 다양한 매체들은 SNS의 문제점들에 대해 다룬 글들을 수 없이 쏟아내었다. 요즘 사람들의 우울증 또한 SNS에 올라오는 글과 사진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과는 다른 다른 자신의 삶을  돌아보면서 자신을 비관하는 데서 시작된다고도 한다. 모르는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열어준 반면에 사람들이 얼굴을 보며 눈을 바라보며 대화할 수 있고 소통하는 시간을 많이 빼앗았다. 


    이러한 많은 단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 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보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13년 8월 - 2015년 8월까지 약 1년간 나는 휴학을 했다. 나의 길을 찾아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으리라 하는 마음에 시작한 휴학이지만 물론 얻은 것도 많았지만 사실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 기간 동안 하고 싶은 공부를 해본답시고  시험공부도 해보고 하느라 사실 집에서 홀로 보낸 시간이 굉장히 많았다. 집에서 홀로 보낸  시간뿐만 아니라  이곳저곳 돌아다닐 때도 혼자 돌아다니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 오빠가 전역을 하고 집에서 같이 살게 되기 전까지는 방배동 집은 굉장히 조용했고 고요했다.  그때부터 노래를 틀어놓는 게 나의 습관 아닌 습관이 되었다. 아침에 샤워를 하러 들어갈 때도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도 노래를 틀어놔야 그 조용함과 적막함이 조금이나마 없어지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조용한 혼자 하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 동안 SNS에 올라온 내 사진들을 보니 그런 면들은 참 드러나지 않았다. 


휴학 기간동안 올렸던 나의 사진들. 이렇게 보니 화려해 보이기만 한다.


    내 일상에서 특별한 순간들, 내 삶에서 있었던 특별한 일 위주로 사진들이 올라가다 보니 그런 면들이 드러나지 않는 것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굉장히 아름답고 풍성해 보이기까지 하였다. 사람들이 SNS 의 단점으로 말하던 거짓된 혹은 가장된 현실이었다. 인스타그램의 특성상 사진을 볼 때 정확한 날짜가 보이지 않는다. 몇 주 전 몇 주 전으로만 표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진과  그다음 사진의 기간적인 공백은 잘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 기간들은 뭉퉁그려서 하나의 "기간"으로만 기억되고 기록될 뿐이다. 


    그렇게 미화된 현실을 보여주는 나의 사진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그땐 참 좋았던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문득 지나갔다. 물론 현실의 나는 내가 그 시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안다. 하지만 사진을 통해서는 좋았던 순간,  다이내믹했던 순간들만이 포착되어 있었다. 그러한 사진들을 보면서 느껴지는 감정이 그다지 싫지만은 않았다. 현실의 나를 알지만 사진들을 통해서는 내 기억 속의 경험들이 좀 더 미화되고 아름답게 기억되면서 그 시절의 좋았던 순간들이 더 생생하게 내 기억 속에 남을 뿐이었다. 지금 현실에 닥친 문제들과 고민들이 많은 상태에서 우리가 과거에 있던 현실들까지 끌어와서 우리 머릿속을 복잡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지금 닥친 것들에는 집중하되 지나간 일들은 좋게 기억하는 것이 우리의 정신 건강과 현재의 나에게 좀 더 좋은 일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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