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전국 주택 가격 동향조사 결과, 수도권의 주택종합 매매 가격(아파트·단독·연립주택 포함)이 전월보다 1.17%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1월 12일부터 2월 15일까지 5주간의 변동을 반영한 통계다.
월간 상승률은 지난 2008년 4월(1.41%)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도권 집값은 지난해 10월 0.30%에서 11월 0.49%로 상승 전환한 뒤 12월 0.66%, 올해 1월 0.80% 등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1.63%, 1.16% 올랐고, 4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지방은 0.74%에서 0.64%로 상승폭이 줄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도 1.00%로 전월(1.18%) 대비 오름폭이 줄었다. 대전(1.15%→1.26%)과 대구(1.15%→1.30%)는 상승했지만, 부산(1.34%→0.99%)과 울산(1.52%→1.26%), 광주(0.57%→0.40%)는 상승폭이 줄었다.
‘집값 상승률이 수도권은 올랐지만 지방은 내렸다.’
이것이 의미하는 게 뭘까? 한국부동산원에서는 GTX의 정차 때문이라고 보았다.
실제로 GTX-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3.92%로 크게 상승했다. 의왕시에서는 올 들어 전용면적 84㎡ 아파트가 잇따라 10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의왕시 ‘포일숲속마을4단지’ 전용 84㎡는 지난달 23일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포일숲속마을3단지’ 전용 84㎡ 역시 지난달 2건이 연달아 10억 원대에 거래됐다.
의왕시 외에도 GTX-C노선이 지나는 의정부시(2.76%), C노선 연결 기대감이 있는 안산시(1.97%) 등 ‘GTX 라인’이 상승을 주도했다. 인천 역시 GTX-B노선이 지나는 연수구(2.96%)와 서구(1.21%)를 중심으로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은 “GTX 등 교통호재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은 재건축 등 정비사업 진척 기대감 있는 지역 위주로, 경기(1.63%)와 인천(1.16%)은 교통호재가 있거나 서울 접근성이 양호한 역세권 위주로 오르며 지난달 대비 상승폭을 확대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기에서 올해(2월까지)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낸 곳은 양주시로, 8.56% 올라 8주 만에 작년 상승률(4.19%)의 2배 넘게 급등했다.
양주시 집값은 작년 말 GTX-C노선 사업계획이 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를 통과하면서 폭등하기 시작했다. 양주에는 GTX-C노선 덕정역이 들어선다. 양주 덕정동 ‘봉우마을 주공 5단지’ 전용면적 59.47㎡의 경우 작년 12월 1억 7천만∼2억 2천만 원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9일 2억 7천500만 원(5층)에 신고가로 거래되면서 한 달 사이 최고 1억 원 넘게 상승했다.
양주에 이어 GTX-C노선 정차 기대감이 있는 의왕시가 7.06% 올랐고, GTX-B노선의 남양주시(6.58%), GTX-A노선의 고양시(6.53%), GTX-C노선의 의정부시(5.58%)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한편, 서울의 평균 주택 가격은 지난달 처음으로 8억 원을 넘어섰다. 월간KB주택시장동향 시계열 자료에서 2월 서울의 주택 종합 평균 매매 가격은 8억 975만 원으로, 전월(7억 9741만 원)보다 1234만 원 오른 것을 알 수 있었다.
비강남권의 경우 노원구(0.86%)가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상계동과 월계동 재건축 위주로 올랐고, 도봉구(0.81%)와 동대문구(0.63%), 마포구(0.63%)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서초구가 반포동 신축과 방배·잠원동 재건축 위주로 올라 0.60%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강남구 0.57%, 송파구 0.57%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처럼 수도권 집값 월간 상승률은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놨지만 GTX와 재개발 열기를 막지 못한 것이다. 집값을 잡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정작 집값은 쉴 새 없이 오르고 있다.
이게 과연 맞는 걸까? 집값을 잡으려고 다양한 정책을 펼치지만 집값을 올리는데 영향력이 큰 GTX, 재개발 등의 사업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행보가 아이러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