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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시 Jan 08. 2021

본격적으로 로맨스

나도 케첩으로 하트 그렸다.

나는 결혼 1년 차, 신혼 10일 차 새댁이다.

결혼은 작년 초에 했는데 코로나로 남편과 약 1년간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그래서 결혼 후 다시 만난 지 10일이 된, 드디어 이제야 신혼을 만끽하게 된 새내기 새댁이다.


우리는 같은 과 캠퍼스 커플로 약 8년을 연애하고 결혼을 했다.

긴 연애 끝, 언택트 부부 생활 1년.

이렇게 오래 봐 온 가까운 사이이지만 연애 때는 할 수 없었던 것, 못 해 봤던 일들이 참 많았다.


심야 영화 보고 같이 ‘우리 집’으로 돌아가기

남편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맛있는 저녁 준비하기

저녁 먹고 동네 공원에 손잡고 산책하러 나가기

하루를 마무리하며 나란히 침대에 앉아 서로의 오늘을 물어봐 주기

헬스장 등록해서 같이 운동 다니기

.

.

.


대충 떠올려 보아도 결혼하면 남편과 같이 해 보고 싶었던 일들이 참 많다.

그리고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이루어 나갈 앞으로의 결혼 생활이 참 기대가 된다.





어제 남편의 퇴근 시간에 맞춰 혼자 장을 보고 몇 가지 반찬을 만들었다.

돼지고기 셀러리 볶음과 소시지 야채 볶음 그리고 계란 스크램블

모두 간단하고 기초 요리에도 낄 수 없는 조촐한 반찬이지만 마음과 정성을 담아 열심히 만들었다.


제일 마지막으로 완성한 노란 계란 스크램블을 하얀 접시에 담았다.

그때 불현듯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가 싸 준 도시락을 열면 짜-잔 하고 밥 위에 콩으로 만든 하트가 있었던 장면,

그리고 기뻐하는 남자 친구.


나도 해 봤다.

이왕 뿌릴 케첩이면, 하트로 해야지.

그렇게 나도 케첩으로 하트를 그렸다.

그리고 기뻐하는 남편이 있었다.




사소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아주 소소한 일상이지만,

그 속의 연애 그 이상의 달달함, 씁쓰무리함 그리고 매콤함 등

모든 맛의 매운맛이 기대되는 신혼 생활의 하루하루를 기록하고자 한다.  



우리의 본격적인 로맨스는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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