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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요 Aug 30. 2021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


속담을 보면 어떤 명문장보다 기가 막히게 잘 만든 문장들이 있다. "모르는 게 약" "무소식이 희소식"이란

말도 그렇다. 특히 둘째 아이처럼 어디 가도 감감무소식인 아이를 키우려면 속으로 한마디 내뱉으면 된다.

'무소식이 희소식이야'


기숙사에서 나오는 날 "엄마 순댓국 먹고 싶어"

결국 아빠와 둘만 순댓국 먹으라고 보냈는데 배가 잔뜩 부른 모습으로 둘이 들어와서는

무한리필 닭갈비를 먹고 왔다고 한다.


그리고 한쪽엔 꽃다발과 옛날통닭 봉지가 눈에 들어왔다.

옛날통닭은 더 이상 사 오지 말라했거늘 화가 나서 애꿎은 꽃다발 가지고 타박을 했다.

부모의 교육관이 다르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부모의 식습관이 다른 것도 정말 어려운 일이다.

무한리필 닭갈비는 이미 끝난 이야기이고 통닭을 보고 반색을 하는 막내 아이 입에서

닭다리를 뺏을 수도 없고 내가 재빨리 먹어버릴 수도 없고 짜증이 났다



정말 모르는 게 약이고 안 보는 게 상책이다.

특히 지금처럼 음식을 가리고 있는 기간에는 아이들 입에 들어가는 것을 더 예민하게 챙기게 된다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회사인 베스킨 라빈슨은 두 명의 창업자인 베스킨과 라빈스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아이스크림 연구를 위해 늘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베스킨은 53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라빈스는 비만과 당뇨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쓰레기를 내 몸에 넣지 마라 100세 혁명의 저자 존 로빈스는 배스킨라빈스의 후계자임에도 상속을 포기하고 가족과 함께  외딴섬에 들어가 10년간 자연과 먹거리에 대한 연구와 저술, 환경운동, 강의 등 아버지가 만든 회사를 상대로 활동을 한다. 존 로빈스는 " 크림은 높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고 심장질환과 심장마비를 일으킨다며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아이스크림을 팔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음식과 건강에 관한 아이스크림에는 유화제가 다량 첨가되는데 신장과 간 기능 저하, 기형아 출산 가능성 증가 등의 문제를 일으킨다.


게다가 아이스크림의 부드러움과 끈기, 밀착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카라기난’ 역시 인체에 매우 치명적인 성분이다. 이 성분은 장에 궤양을 일으키는 동시에 암 발병을 촉진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으며, 설탕이 과다 첨가돼 대사기능 이상과 비만 등을 유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인공색소 논란이 일자 많은 업체들이 천연색소로 바꾸기 시작했다. 하지만 배스킨 라빈스는 적색 40호 타르색소가 검출되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적색 타르색소는 발암과 과잉행동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을 모르면 체리쥬빌레와 아몬드 봉봉을 아무렇지 않게 아이에게 사줄 수 있게 된다.


모르는 게 약인 동시에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다는 것! 그것이 더 무서운 세상이다.


과일을 껍질채 먹으면 농약도 함께 먹게 되는 것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 저농약이나 유기농 과일로 먹으면 더 좋겠지만  이미 재배과정에서 약을 치기 때문에 과일을 깎아먹는다고 과육 안에 들어간 것을 없앨 수는 없다


다행히 대부분의 농약은 물에 녹기 때문에 직전에 흐르는 물에 잘 씻어준다. 오히려 껍질에 영양분이 많기 때문에 껍질채 먹는 것이 좋다. 단지 수입 과일은 벌레를 막기 위해 농약으로 연기를 피우는 경우가 있으므로 껍질은  먹지 않는 편이 좋다.


덧붙여 열대과일은 몸을 차갑게 하기 때문에 몸이 찬 사람들은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사과 껍질은 해독능력이 있으니 사과껍질을 챙겨서 먹고 씨방 쪽은 먹지 않는다. 씨에 농약성분이 모두 모인다고 한다.


여기에서 생태계의 놀라운 상부상조가 일어 난다. 과일나무는 사람과 동물들에게 달콤한 과일을 제공한다. 제공한 대가로 동물과 사람은 멀리멀리 씨앗을 퍼트려 준다. 퍼트려 줘야 하는 데 몸에 좋고 맛까지 좋다면 사람과 동물은 씨앗을 먹으려 할 것이다. 그래서 종족 번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씨앗을 먹지 않고 뱉도록 씨앗에 독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신기한 자연의 섭리가 아닐 수없다. 열대과일 역시 더운 나라 사람들을 위해 자연이 만들어준 과일이기에 몸이 찬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에 그대로 반응하는 사람과 동물은 독성이 있는 씨앗을 본능적으로 먹지 않게 되는 것이다   내가 딛고 있는 이 땅에서 나는 과일이 내 몸에는 최고의 음식이다   그래서 수박이나 귤의 씨앗은 딱딱한 외피에 쌓여있어 통째로 삼켜 도 괜찮지만 이를 씹어서 잘라먹는 것은 좋지 않다.



과일은 수분이 많아 노화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과일은 소화 시간이 빨라 부담이 없는 음식 중의 하나이다. 그래서 식사시간 30분 전에 미리 먹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디저트를 과일을 먹는다.  소화 속도를 생각하면 결코 좋은 방법은 아니다. 과일을 먼저 먹고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로 순서를 정하면 소화되는  순서에 따라 섞이지 않고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우리의 식단은 골고루 섞어먹어야 한다고 하니 우리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경계를 누가 구분지어야 할까?




독일 나치 정권의 이인자였던 괴벨스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거짓말은 처음에는 부정되고 그다음에는 의심받지만 계속 되풀이하면
모든 사람이 믿게 된다



동물성 식품은 질병에 치명적이다 라는 사실을 과학자들이 계속 증명해 내고 있지만

단식을 하면 큰일이 난다  생각하고 채식을 하면 힘이 없다는 사람들의 믿음은 여전하다.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 고 이야기하던 사람들이 당뇨약과 혈압약을 먹으면서 탄수화물을

줄이고 당뇨의 원인인 고단백 고지방 식단을 먹는 일도 많다.   결국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있고 서구 식사가 들어오면서 고혈압 환자 세계 1위의  나라에서   여전히 단백질과 지방에 대한 신화는 깨지지 않았다.


특히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탄 고지 다이어트로 많은 부를 쌓았던 엣킨스 그룹의 대표가 심장병으로 갑자기 사망했다.

고단백 고지방 식사를 하고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던 사람들에게 단백질 셰이크와 에너지바를

판매해서 막대한 부를 쌓았던 이 회사는 대표가 사망하고 그룹은 명성을 잃고 쇠락했다.

당뇨병의 원인이 탄수화물이 아니라 고단백 고지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는데도 아직도 저탄 고지 다이어트 유행은  식을 줄 모른다. 아직도 탄수화물인 밥은 살이 찌고 닭가슴살과 삼겹살에서 나오는 지방 국물을 마시는 세상이다.



하지만 건강에 대한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의지이다. 채식 역시 개인의 선택이다. 종교를 강요하듯이 채식주의를 강요할 수는 없다. 육식을 좋아하는 배우자와 살면서 채소반찬만 올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계란과 유제품을 의식적으로 멀리하는 것이지 아직도 좋아한다.



하지만 육식을 한 다음날과 채소를 먹은 다음날 아침 컨디션을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다. 꾸준히 고기를 먹으면 잘 모른다. 그냥 컨디션이 좋지 않구나 생각하지 고기를 먹어서 피곤하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다 고기를 먹으면 확연히 피곤하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몸이 먼저 안다. 내 몸의 변화를 알아차리려면 몸이 깨끗해야 알기 쉽다.



흙탕물에 다른 흙탕물이 섞이면 변화를 알기 어렵지만 깨끗한 물에 흙이 튀면 바로 느껴지는 것과 같다. 단식으로 초기화된 몸에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몸의 변화를 스스로 알아가는 기간이 단식 후 조절식 기간이다.



어떤 과학적 이론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라 몸으로 느끼는 것이다. 미세한 변화와 기간 , 환경의 차이를 데이터로 증명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스스로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수많은 자연치유 학자들이 자신의 몸으로 알아내고 증명한 과정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이다.







전날의 풍경은 사라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어제의 모습을 알고 있기에 보이지 않아도 예상하거나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미시령 옛길에서 이런 상황을 만났다면 긴장하며 운전대를 잡고 있었을 것이다. 알아도 겁나지만 모르고 있다는 것은 두려움이다. 그리고 안 다하더라도 실천이 안 되면 내적 외적으로 갈등을 하게 되어있다.



"엄마. 친구네 집 냉장고에는 햄도 있고 계란도 큰판으로 몇 겹씩 있고 우유 음료수로 냉장고가 꽉 찼어 과자도 식탁에 많고 그런데 우리 집 냉장고에는 채소와 반찬만 있어 한숨을 내쉬며 냉장고를 닫는다." 학생 수준으로  밥을 해달라는  주문을 덧붙인다    큰 마트를 가지 않고 집 앞 매장이나 가끔 시장에서 장을 보기 때문에 쟁여놓고 먹지 않는다. 그때그때 반찬을 하는 것도 일인데 알아주지 않는 가족들에게 서운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러다 가족들에게 약해지면 허용을 하고 느슨해진다. 가족들에게 부탁했던 8월 한 달의 휴가가 끝나가니 예민해지고 있는데 휴일을 무료하게 보낸 딸아이가 데이트 신청을 했다. 그렇다고 집안일에서 자유로워진 것도 아이들 일정에서 제외된 것도 아닌 이게 무슨 휴가야 라며 불만을 가질 수도 있지만 이게 어디야 라면서 감사의 마음이 더 크다. 그래도 말일의 압박감이 세긴 세다. 바람을 쐴 겸 아이와 산책하고 마트에 들렸다. 원하는 대로 장바구니에 담지 못하자 아이가 맘대로 먹게 얼른 어른이 돼서 혼자 살고 싶단다



기억을 거슬러 가보면 나도 사춘기에 아픈데 약을 먹이지 않는 엄마에게 서운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픈데 왜 약을 안 먹이나 친엄마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난다. 먹거리로 아이들과 갈등할 때 이 기억을 종종 꺼낸다. 원칙과 허용의 경계가 쉬운 것은 아니다. 딸이 데이트하자고 하는 이야기는 엄마와 불량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이야기이고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데이트하는 날은 아이의 이야기를 다 들어준다. 데이트 명목으로 나온 이 시간 예민하게 굴었다. 원칙을 지켜간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가족이라는 애착관계에 있어서는 더욱더 그렇다.








며칠 전에 화를 냈던 꽃향기가 거실에 진동을 한다.

들국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진한 백합을 선물하는 남편

통닭 대신 꽃으로 매를 맞아 주말 내내 말이 없다.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었는데 그날 예민했었나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도 여유가 없으니 입을 다물고 있다.  애착관계에서 결핍은 서운함과 분노를 낳는다고 한다. 부부 가혹은 부모 자식 간을 소유의 관계라고 생각하면 상대에게 만족하기 않을 때 심한 결핍을 느낀다고 한다



엄마를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면 아이는 커가면서 나처럼 약을 먹이지 않았던 엄마를 이해하고 감사하겠지


그전에 전제해야 하는 것은 서로의 감정을 이해해주었다는 신뢰감 믿음일 것이다. 그래도 가족이 소유의 관계를 벗어나는 것은 참 어려운 공염불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나와 친정엄마의 사이를 생각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는 희망도 가져본다.



희망은 돈이 들지도 힘도 안 들고 미소 짓게 하는구나 너 꽤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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