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한 바퀴 5

# 공룡발자국, 주남저수지, 돝섬, 가야테마파크, 경남수목원, 해안 카페

by 뽈뽈러


앞서 3월과 4월에 부모님을 모시고 마산.창원.진해 일대를 한창 누비고 다녀서 그런지 5월부터는 노부모께서 산책을 겸할 새로운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대체로 방문했던 곳을 다시 가는 형태로 나들이를 나섰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81세 노부의 기력이 5월 들어 갑자기 저하되기 시작하면서 이제 새로운 곳보다는 익숙한 곳으로 주 1회 또는 2회 정도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한편, 아내와 아이와 함께하는 주말 나들이는 부산, 통영, 거제 등 외부 도시들을 다니는 게 일상적이었는데, 최근에 아이의 학교 숙제로 인해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우리 동네'를 탐색해야만 했고, 이에 그 기회를 살려 늘 마음만 있었던 돝섬 등 새로운 곳을 몇 군데 가게 되었다.




# 진동 고현리 공룡발자국


거주지에서 멀지 않은 곳인 고성군은 공룡발자국으로 유명하여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테마파크가 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공룡발자국이 많이 남아있는 일명 '쌍발이'(그때는 그렇게 불렀다. 현재는 '상족암'으로 호칭한다.)를 구경했던 기억이 있다.


이렇듯 경남 지역에서 공룡 하면 그저 고성군으로 인식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이가 학교 교문을 나서자마자 그 주 학교 숙제로 창원 내의 공룡 발자국 지역을 다녀와야 한다는 것이다. 한 곳은 내서, 또 한 곳은 진동에 있다면서. 생소했고, 신기했다. 그래서 우리는 토요일에 진동 고현리 지역으로 공룡 발자국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웬걸, 스마트폰으로 각종 지도 앱을 켜놓고 여기저기 다녀도 도대체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해안가를 샅샅이 수색하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소규모 조선소에 들어가서 공룡발자국 소재지를 물었더니, 그 조선소 안에 있다는 것이다. 허걱스!


그래서 사정을 설명드렸더니 흔쾌히 들여보내 주셨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얼마 전에는 저 멀리 인천에서 한 무리의 학생들과 선생님이 다녀갔는데, 도대체 그 많은 공룡발자국이 있는 고성군으로 가지 않고 왜 이곳에 오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고성군과 비교도 될 수 없는 몇 개 없는 발자국인데 어떻게 가르쳤길래 그러는 거냐면서 말이다. 실로 현장 중심 교육의 필요성을 생생하게 체험한 날이다.


아무튼, 우리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다! 공룡 재생을 위한 생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인 아이로서는 가장 좋아하는 T-REX가 된 것 마냥 멋들어지게 굉음을 내면서 포효를 했다.



# 주남저수지


어린 시절, '주남저수지'라는 말을 참 많이 들었다. 국내 손꼽히는 철새도래지로서 말이다. 가을이나 겨울쯤 되면 창원 KBS나 마산 MBC를 통해 광고시간 틈틈이 나타났던 주남저수지.


그때는 마산이 아닌 50만 창원의 외곽에 위치해 있다 보니, 꽤나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통합 창원시에 편입되었고 또 교통사정도 좋아져서 비교적 멀지 않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작년 말 아내와 아이와 나 우리 셋은 이곳을 방문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극심한 시기여서 탐방로가 전부 폐쇄되어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는데, 마침 올해 들어서는 다시 개방을 한 것이다.


다시 찾은 이곳은 시기가 시기인지라 철새는 볼 수 없었지만, 저수지의 광활하고 수려한 풍광을 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좋았다. 특히, 저녁 무렵에 탐방로를 따라서 조깅을 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 돝섬


"국내 최대의 해상유원지 돝섬".

이렇게 광고가 널리 퍼져나갔던 황금돼지섬, 돝섬.


정말 이곳은 그 시절의 에버랜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아마 90년대 초반까지도 운영됐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80년대에는 정말 엄청난 인파가 몰렸던 곳이다.


마산.창원.진해 뿐만 아니라 경남 지역 통틀어서도 이곳을 안 가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당시 국민학교 고학년생들의 소풍 장소로도 꼭 한 번은 갔던 곳이었기에.


지금이야 일반적인 형태이긴 하지만, 그 당시 돝섬에는 바이킹, 범퍼카, 하늘 자전거 등 각종 놀이시설, 서커스 공연, 동물원, 횟집, 식당 등 각종 위락시설 등 가히 모든 것을 갖춘 곳이었다. 동물원의 경우에는 웬만한 동물뿐만 아니라 심지어 북극곰도 있었다.


이러니 돝섬은 많은 사람들의 인기 유원지였고, 돝섬을 오가는 배는 수많은 사람들을 수시로 실어 날랐다.


그런 돝섬이었건만, 90년대 들어 외지에서도 많은 위락시설이 생겨나면서 이곳은 점차 시들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사람들의 추억의 공간으로 남은 채로 조금 색다른 해상공원으로 바뀌어 있었다.



# 김해 가야테마파크


지도 앱을 검색하다가 문득 이곳이 추천 항목으로 나타나 살펴봤더니 한번 가볼 만한 곳인 것 같아서 방문했다. 마침, 아이도 해당 사이트를 보자마자 쌍수를 흔들면서 주말에 당장 가보자고 하여 이렇게 창원을 벗어나 인근 김해를 오게 됐다.


한쪽에는 가야시대의 모습을 담은 단지가 있었고, 또 한쪽은 공중자전거 등 익스트림 체험을 하는 공간으로 구성된 곳이었다. 그렇게 많은 것들이 있지는 않지만, 체험하는 동안 시간이 훌쩍 흘러갈 정도는 됐던 곳이다. 다만, 비용면에서는 다소 비싸다는 느낌이 살짝.



# 경상남도수목원


올해 초, 아내가 제안한 진주성 구경을 위해 국도를 따라서 진주시로 가던 길목에 이곳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 그때는 지나가던 길이라서 집에서 조금 멀리 있겠거니 싶었는데, 어느 날 문득 다시 생각이 나서 검색을 해봤더니 차량으로 불과 20분 정도의 거리였던 것이다. 그래서 어느 한날 이렇게 부모님을 모시고 오래간만에 새로운 곳을 오게 됐다.


꽤 큰 규모의 수목원이라서 마음만 먹으면 높은 위치의 숲까지 두루 누빌 수 있는 곳이지만, 부모님이 가기에는 평지가 제격이기에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늘어져 있는 숲길을 따라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산책을 했다.


마침 경로자는 무료입장이 가능해, 일반인 입장권 1,500원만으로 저렴하게 피톤치드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곳곳에 평상과 벤치가 잘 구비되어 있어서 가족과 연인들이 군데군데 휴식을 만끽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중에 아내와 아이와 함께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조용한 곳에서 좋은 공기와 함께 건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겠기에.




# 새롭게 간 카페에서 바라본 바다와 마산의 전경들


1. 구산면 수정리, '만랩' 카페에서 바라본 해안. 저 멀리 거가대교와 해군사관학교가 보인다.


2. 구산면 장구리, 카페 '섬섬'과 인근 지역에서 바라본 해안과 낙조. 이곳의 해안에는 작은 섬들이 곳곳에 위치해 있어 광활한 동해와는 또 다른 느낌의 아기자기한 그림들을 보여준다.


3. 가포동, '지중해' 카페에서 바라본 해안. 천혜의 위치와 더불어 오랜 시간 조경에 신경을 쓴 덕분인지 이곳은 마치 제주도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내고향마산항' 노래비는 기념으로 한 컷.


4. 완월동, '마로니에' 카페에서 바라본 마산의 전경과 무학산. 생긴 지 얼마 안 된 곳이라서 가본 곳인데, 의외로 깔끔하고 전망이 좋아서 한가로이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5. 덕동, '청량산'에서 바라본 저 멀리 거가대교와 거제&남해안 그리고 마창대교와 마산의 전경.


집 바로 뒤에 위치한 청량산. 때문에 넉넉잡아 3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곳이다. 귀향 후 서너 번 정도 올랐던 산이다.


마산에서 산이라고 하면, 단연 '무학산(舞鶴山)'이다. 학이 춤을 추는 듯한 모양을 지닌 산이라는 뜻인데, 이 763m 높이의 무학산 끝자락 주변으로 학교들이 많아서 마산에 있는 초.중.고교의 교가에는 대부분 무학산이 들어갈 정도다. 가히 대표적 지명인 것이다. 무학소주라는 기업명을 봐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귀향 후 신고 차원에서라도 무학산을 한 번은 등정을 했어야 하는데, 아직도 가지 못했다. 다만, 앞서 언급한 청량산이 바로 집 뒤에 있어서 가게 됐는데, 정상에 오르자마자 저 멀리 거가대교와 거제도 그리고 남해바다가 쭉 펼쳐져 보이는 것이 정말 장엄하게 다가와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왜 예전에는 이곳을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그런 청량산을 엊그제 다시 다녀왔다. 등정 순간은 언제나 그렇듯 좋았고, 그래서 한동안 깊고도 긴 멍 때림을 누린 후 천천히 하산했다.



2021. 6.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