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육아휴직

# 전반전과 후반전을 모두 마치고

by 뽈뽈러


작년 9월,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권유했던 활동 중에 하나가 브런치였다.


육아휴직의 일상을 브런치에서 공유하다 보면 또 다른 의미 있는 활동이 되지 않겠느냐는 이유에서였다.


나 역시 마음에 두던 사항이라서 글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문득 그런 활동이 어쩌면 또 하나의 일이 되고 어떤 부담으로 작용할까 봐 결국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다만, 일상의 소회는 계속 일어나기에, 나만의 기록용으로서 저장 활동만 지난 열 달간 차곡차곡 진행해왔다.


그러던 차, 최근 작가 선정을 통해 글을 발행하면서 지난 열 달의 기록과 함께 회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른 글에 써놓은 표현을 다시 담아서 육아휴직 열 달을 정리해보자면,


2020년 늦여름 불현듯 육아휴직을 시작한 후, 어수선했던 가을을 지나고 우당탕탕 좌충우돌 불만의 겨울을 거친 후에 비로소 질서정연하면서도 온화한 봄을 맞이했고, 그 덕에 이제는 지나온 세월을 정리하고 다가오는 복직을 생각하는 시간.


딱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다.




직장생활, 결혼생활, 三代의 가족생활. 약간의 차이를 두면서 대체로 10년의 세월을 관통한 삶들이다.


10년이란 세월은 모든 것을 잘 알게 되는 시간이면서도 모든 것에 무덤덤하고 평이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누군가는 보듬어줘야 하고, 또 보듬어주기를 바라는 세월이 10년의 세월인 것 같은데,


그런 세월 속에서 우리 가족의, 아니 내 안에서 스멀스멀 싹튼 잠재적 불만과 갈등은 내가 집에 들어앉으면서 본격적으로 타올랐고,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모를 풍파의 시간으로 이어졌다.


그것이 때로는 떠남으로, 때로는 이곳 브런치에서의 여러 소회로 이어졌는데,


그렇게 꾸역꾸역 시간을 버텨오다 보니 어느 순간 내 안의 안정과 가족의 평온함이 다시 찾아오게 됐다.


그저 다행이라고 밖에 더 말할 게 없다.


KakaoTalk_20210712_005952194.jpg 남해보물섬전망대 스카이워크. 고소공포증 끝판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것도 40대 탓이려나;; / NEW 20주년을 기원하며.




뽈뽈러의 육아휴직은 이렇게 하여 전반전과 후반전이 모두 끝났다.


전반전이 시종일관 수세에 몰리고 심지어 두세 골 원투펀치를 당한 졸전이었다면,


후반전은 4-3-3 과 4-4-2 전술을 토대로 보다 안정적이고 진취적으로 진행한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겨우 동점을 만든 경기의 연장전이 이제 남은 두 달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기세를 몰아 더 나은 경기를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그러거나 말거나,


복직을 향한 시간 열차는 이제 시속 60km에서 70km/h으로 더욱 박차를 밟아나가는 느낌이다.


아직 끝나지 않은 육아휴직, 속도감 짜릿한 현재 진행형으로 달려 나간다.


KakaoTalk_20210711_133309895_21.jpg 아직, 태양은 저물지 않았다.



2021. 7.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