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ase one.
언니는 그렇게 열심히 사는 이유가 뭐예요?
대학 5학년,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후배가 내게 던진 질문이었다.
내 삶을 보고 궁금했는지 물어온 질문에 나는 망설임 없이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내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20살, 간절히 바라던 대학에 입학한 후,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몰랐던 나는 방황했다.
공부에도 집중하지 않고, 그저 시간에 몸을 맡긴 채 살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이후로는 나에게 주어진 기회들을 놓치지 않기로 결심했고, 그때부터 인턴십, 계약직, 학회, 대회 등 온갖 기회를 붙잡기 시작했다.
결국 나를 움직인 것은 ‘불안’이었다.
다음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일들에 대한 불안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그 불안 속에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고,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걸었다.
그 시기에 나를 큰 전환점으로 이끌었던 것은 모베러웍스에서 판매한 ‘누브랜딩 키트’였는데,
모베러웍스에서 만든 셀프 브랜딩 패키지이다.
‘내가 가장 듣고 싶은 칭찬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해, 삶의 가치, 취미, 나의 작은 습관들까지 나를 돌아보는 100개 이상의 질문들에 답해보며 나는 비로소 현재의 내가 지향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이 명확해질 수 있었다.
그 이후로는 자신감을 얻고, 패션 인턴에 지원하여 휴학 기간 동안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친구들과도 나누며, 함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셀프 브랜딩도 결국은 스스로의 본질을 찾아나갈 때 가능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불안이 캐릭터를 보았을 때 그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인간은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해하고, 그래서 끊임없이 삶을 계획하는 존재인 듯 하다.
그때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불안은 결코 나쁜 감정만은 아니라고.
그 불안이 있었기에 나는 계속해서 나아갈 수 있었다고. 그 발걸음이 모여 결국 나만의 길을 만들어낼 거라고.
앞으로도 불안과 함께 살아가겠지만, 이제는 그 불안이 나에게 소중한 것임을 알기에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