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평안을 얻고 싶다면

자신을 정직하게 봐야 한다

by 명희

사람은 누구나 한 가지 잘하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일을 하면 아마도 만족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다. 잘하는 일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많으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잘 모르는 것 같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슨 일을 하고 싶나? 스스로 물어볼 수 있다. 그러나 말보다 행동을 보면 나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다. 그래서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 나는 무엇을 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


2009년에서 2016년에 조사한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세계인은 모두 잠자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그다음은 돈을 받고 하는 일이었다. 집안일 식사 티브이 보는 시간을 뺀 순수한 여가 시간은 중국이 78분으로 가장 짧았고 노르웨이가 183분으로 가장 길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잠자는 시간과 집안일 시간이 가장 짧았으나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은 3위, 공부하는 시간은 1위였다. 벌써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래도 직장에서 하는 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쓸 거고 학생도 학교에서 마찬가지다. 그러나 정말 자기 일이 좋고 정말 공부가 좋은가?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그것이 곧 자신의 관심사고 잘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자신의 소명을 찾지 못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학생에게 졸업하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어보면 "돈을 많이 벌고 싶다"라고 한다. 미래에 돈을 많이 벌기 위해 지금 어떤 실천을 하고 있냐고 물으면 전공 공부를 한다든지 체력을 단련한다는 학생도 있지만 많은 경우 아직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여가 시간을 주로 어떻게 쓰는지 물어보면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한다고 했다. 피곤하면 자야 하고 심심하면 게임도 할 수 있지만 여가 시간이 온통 잠과 게임으로만 채워진다면 문제가 있다. 그러나 학생에게 그것이 좋다 나쁘다 말하지 않는다. 그들도 이미 자신의 생활이 한쪽으로 편향되었다는 걸 알지만 다른 취미가 없고 주위 친구도 비슷해서 많은 시간을 게임에 쏟고 있는 눈치였다.


카를 융은 사람은 대부분 인생 초기 단계에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에 전념한다고 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삶을 실험해 보고 좀 힘든 일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밀어붙이기도 한단다. 그러다 40이 넘으면 진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정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자신에게 맞는 일을 하며 만족하게 살 수 있단다. 40으로 못 박은 것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너무 방황하지 말고 자신의 능력에 맞는 일을 찾아 열심히 하면 나름 보람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일 거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많은 일을 해보는 실험조차 하지 않고 벌써 게임에만 빠진 것 같아 안타깝다.


융은 모든 형태의 중독은 진짜 인생 문제를 직면하지 않고 피하는 거라고 했다. 마음이 여리거나 사는 게 힘들어서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문제는 중독이 우리 뇌를 중독의 노예로 만들어서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거다. 그러면 중독된 행동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게임을 많이 하는 학생도 게임에서 안식처를 발견한 것 같다. 이런 학생을 위해 게임 시간을 배움 시간으로 돌릴 수 있는 앱이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게임 회사에게 이런 걸 기대해선 안 된다. 그들의 목적은 많은 사람이 게임 세계에 계속 머무는 거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중독에 빠진 사람이 스스로 할 수밖에 없다.


중독을 끊기 힘든 이유는 우리 뇌가 이미 중독에 익숙해져서 변하는 걸 귀찮아한다. 익숙한 건 에너지를 조금만 써도 되는데 새로운 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니까 새로운 걸 배우는 게 싫은 거다. 그래서 대단한 동기부여가 없으면 시작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살고 싶다면 시작해야 한다. 아무도 평생 피시방에서 게임만 하다 죽고 싶진 않을 거다.


나도 티브이를 너무 많이 볼 때가 있었다. 드라마를 한 회 보면 그다음이 궁금해서 계속 티브이 앞에 앉아 있었다. 시사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무료로 한꺼번에 볼 수 있어서 계속 몇 시간씩 시청했었다. 그렇게 장시간 티브이 시청을 하고 나면 머리도 아프고 후회가 밀려왔다. 밖으로 나가야 했다.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다. 한 가지 집착을 건설적인 다른 집착으로 바꿔갔다. 사실 티브이를 많이 보게 된 이유는 방학 때 시간이 많고 혼자 식사를 하며 생긴 습관이다. 그래서 혼자 식사를 하거나 쉴 때 티브이 대신 오디오북을 듣기 시작했다.


어린 학생이 게임을 줄이는 것은 훨씬 힘들 거다. 그래도 아예 시도도 해보지 않고 안 될 거라고 미리 단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컴퓨터나 폰을 끄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리고 밖으로 나가야 한다. 동네를 걸으며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면 어떨까? 나는 무엇을 잘하지? 게임을 정말 잘하나? 그러면 그게 길일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달리 잘하는 게 있거나 꼭 하고 싶은 게 있을 거다. 그걸 시작해야 한다. 그걸 하면 분명 모든 일이 순조로울 때 느끼는 평안함이나 행복감을 느낄 거다.


<참고자료>

https://ourworldindata.org/time-use-living-cond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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