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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Oct 21. 2023

2보 전진 1보 후퇴, 유방의 마음을 느끼며 걸어본다

지금도 그렇지만,

한때 초한지, 삼국지, 수호지, 대망 같은 역사소설을 읽는 것을 좋아했다.


중국이나 일본이나, 춘추전국시대처럼 죽이고 죽고,

오늘 일어나 보면 나라가 바뀌어있고. 


참으로 험난한 인간군상의 세상을 알게 해주는 그런 책을 참으로 많이도 읽었다.


관중왕을 차지하고도 힘의 싸움에서 항우를 이길 수 없었던 유방.

항우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책사 장량의 충언을 들은 유방.


들어가는 길과 나오는 길이 한 곳밖에 없는 명월협 잔도를 장량과 유방과 유방을 믿는 모든 백성들이 함께 중원을 뒤로하고 걸어 들어가는 모습.


남한강 절벽에 붙어 있는 구불구불한 단양 잔도


항우에게 다시는 중원으로 나오지 않겠다는 뜻을 보이기 위해, 눈물을 앞으로 한채, 

지나온 잔도를 불로 태워버리면서 걸었던 유방의 마음은 어땠을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했던 유방.


미래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를 선택한 유방이. 차후 항우를 죽이고 전국을 통일 한나라를 세운 사람이 되지 않았던가..


걸어왔던 잔도의 뒷모습

내가 근무하는 충주에서 1시간 정도.

단양 잔도 1.2km를 걸어보았다.


물론 유방의 마음을 느껴본 것은 살짝. 

살짝 유방의 슬픔을 느낀 후에는 감탄사만.... 야 잘 만들었다.. 

<아마 유방도 잔도 걸으면서, 누가 만들었는지 잘 만들었네라고 감탄도 했을까 하는 궁금증 ㅋ>


잔도를 걷는 내내,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1.2km를 천천히 걸으면서, 

남한강의 기운을 느끼면서,


내가 살았던 삶을, 2023년을 살았던 내 삶을 천천히 되돌려보면서....


남한강을 날아다니는 아이언맨.... 

남은 23년도는 푹 쉬면서.

내년의 삶은 어디에서 지내게 될지 모르겠지만.

올해는 재미나게 마무리를 

24년도에는 또 다른 삶을 위해서 

잔도를 걸으며 1보 후퇴를 한다. 내년 2보 전진을 위해서..


나는 내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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