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5.2층에 서서 - 브라보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인생 #브라보 마이 라이프 #교수 #박사 #어매 #내가 선택한 길

by 별하
“어매 어매 우리 어매
뭇 할라고 날 낳았던가
낳을라거든 잘 낳거나
못 낳을라면 못 낳거나
살자하니 고생이요
죽자하니 청춘이라
요놈 신세 말이 아니네”

(노래 : 어매. 가수 : 나훈아)



많은 사람들로부터 축복을 받고 사랑이 충만한 환경과는 정반대인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나. 택시 운전수였던 삼촌의 심부름으로 매일 같이 우루사와 박카스를 사기 위해 갔던 약국. 초등학교 3학년짜리 남학생이 단골 약국 약사 아저씨에게 “삼촌이 피곤해서 잠이 안 온다고 수면제를 몇 알 사오라는데요”라고 말을 했을 때, 약사 아저씨는 한참 동안 초등학교 3학년짜리 남학생의 얼굴을 쳐다봤었다. “의사 처방이 없으면 팔 수 없어”라고 말을 하시면서,


30년이 훌쩍 넘은 과거의 일이지만, 그때 약사 아저씨가 수면제를 팔았다면, 아마도 수많은 약국을 돌아다니면서 수면제를 똑같은 거짓말을 하면서 샀을 것이다. 100개의 수면제를 모으면 먹고 자려고 했다. 영원한 잠으로, 10대의 삶은 그리 녹녹지 않아 항상 자살을 생각하면서 살았다. 낳아주신 엄마를 원망하기보다는 내가 없으면 좋은 분을 만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홀어머니의 행복을 위해 내가 없어지기를 스스로 소원했던 시절이었다. 그러면서 내 10대의 삶은 모래밭에서 자라는 잡초같이 힘들게 힘들게 버티다 보니 어느새 세월이 흘러갔다. 어느 누구도 뜨거운 햇빛을, 세찬 바람의 강풍을 막아주지 않았다. 그냥 10대의 어린 남자아이 스스로 맨몸으로 맞았다. 이렇게 태어나려면 아예 태어나질 말던지라고 스스로를 원망했다. 뜨거운 태양열에 달궈진 차가운 모래밭에서 서럽게 살던 세월은 왜 이리 빨리 흘러가지도 않는 건지. 세월을 참으로 원망하고 원망했던 10대의 주저하는 삶은 그리 축복받은 시간은 아니었다.

“난 결코 쓰러지거나 힘없이 꺾이지 않아
전과 넌 다름없이 내 안에 있을 테니
힘겨워 돌아보면은 늘 거기 있는 너
금세 터질듯한 폭탄 같은 내 눈빛을 걱정하며
그런 널 지키지 못한 무력한 나에게
조금에 원망조차 외면하지 못하니
어짜피 고독은 내가 선택한 거야
그건 니가 없는 외로움과
조금은 다른 싸움 내 속에 있는
나와에 어려운 승부지
적어도 내자신을 이기고 싶어”

(노래 : 내가 선택한 길. 가수 : 손성훈)


20대로 넘어가는 길목에 군대라는 조직에 몸을 담갔다. 비록 구타 게임이 저녁마다 시행되었지만 나는 악착같이 버티면서 살았고, 군 생활 35개월 동안 누구 하나 면회 오는 사람 없었지만 스스로 외로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외로워해도 알아주는 이 없으니까.


죽지 못해 살 거라면 웃으면서 살자, 죽기 아님 살기다라는 마음으로 무조건 부딪치면서 살았던 20대다. 포기할 것도 잃을 것도 없는 나는 그래서 미치도록 웃고, 내일은 오늘보다 낫겠지라는 그냥 그런 생각으로 살았다. 그래야 살 것 같아서, 비록 고독은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었지만, 나에게 주어진 고독은 운명과 같아서 피할 수 없는 상대라면 그냥 웃으면서 고독과 손을 잡았다. 그렇다고 고독과 그리 친하고 싶진 않았다. 그래서 그냥 항상 웃고 유머러스하게 살았다. 뭔지는 모르지만 왠지 고독에 지면 내 자신에게도 지는 것 같아서, 그냥 웃고 지냈다. 내 자신에게 만큼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매일 항상 웃고 유머러스해서인지 다행히도 내 주변에는 친구들이 항상 있어줬다. 주변 환경은 내가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음을 알아가면서,


사람의 운명은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고들 흔히들 말한다. 또는 운명은 개척한다고 멋있게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개척을 하든 좋은 운명을 하늘에서 받았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그릇의 크기가 안되면 받을 수도 없고 개척할 땅을 개간할 수도 없다. 그냥 모든 시간은 허무하게 스쳐 지나갈 뿐이다. 내게 주어진 운명, 그게 무언지는 모르지만 스쳐 지나가지 못하도록 나와의 싸움을 치열하게 하면서 버텼다. 처음부터 힘들게 살았는데, 나이 먹을수록 좋은 것 주지 않겠어라는 무한 긍정의 마음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 가끔 악착같이 버티면서 힘들게 돈을 모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중하게 쓰려고 하면 누군가가 꼭 맞춰서 왔다. 그리고 가져갔다. 그때마다 울분을 참고 '이 산이 아닌가 보네'라고 그냥 웃으면서 다시 일어나고를 반복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믿으면서.


개구리 왕눈이도 7번 넘어지면 8번 일어났다. 개구리도 끝까지 버티면서 일어나는데, 사람인 내가 이것도 못 버티겠어라고 생각하면서 운명에 맞서 싸웠다. 그렇게 힘겹게 버티다가 IMF라는 악마를 만났다. 그리고 그 악마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며 빙빙 돌다 보니, 마치 공중에서 세일러문이 빙빙 돌며 정의를 지키기 위해 옷을 갈아입듯이 나도 갈아입게 되었다. 정의로운 경찰 제복으로.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지금껏 달려온 너의 용기를 위해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찬란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
내일은 더 낫겠지
그런 작은 희망 하나로
사랑할 수 있다면
힘든 1년도 버틸거야
일어나 앞으로 나가
네가 가는 곳이 길이다
Bravo Bravo my life 나의 인생아”

(노래 : Bravo, my life. 가수 : 봄여름가을겨울)



태어난 후부터 살아온 모든 세월은 버팀의 세월이었다. 넘어지면 일어나고 넘어지면 일어나고, 돈을 벌면 누군가가 대신 쓰고, 돈을 벌면 누군가가 대신 쓰고, 자취방에서 연탄가스를 마시고 두 번이나 기어 나왔지만 어느 누구도 동치미 국물을 마시라며 나에게 내밀어준 사람은 없었다. 동치미 국물 대신 차갑게 식어버린 서러운 내 눈물을 마셨을 뿐이다. 항상 혼자였으니까. 지긋지긋한 삶이 너무 싫었고, 나에게 주어진 시궁창 같은 환경도 미치도록 싫었다. 그렇지만 하늘의 뜻이요, 지금 하늘로 데려가지 않은 것도 이유가 있을 테니, 그냥 하늘을 원망하면서 툭툭 털고 일어나 비틀거리면서도 그냥 걸었다.


전생에 죄가 많아서인가, 이런 지옥에 남아서 죗값을 치른다면 빨리 죗값을 치를 수 있게 최선을 다해 착하게 살겠습니다라고 어리석은 원망의 기도를 하늘에 올리면서, 빨리 죗값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해 나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았다.


경찰 제복을 입고 칼을 든 범죄자에게 그냥 몸을 던져도 보았다. 겁 많은 내가 일반인이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용기를 하루에 수십 번씩 내면서 하루하루 죗값을 치른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을 살았다. 왠지 이번 생에 착하게 살아야 다음 생에는 더 나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하는 그러 위안을 스스로 던지면서 살았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시간은 흘러가고 있었다.


공고를 나온 나, 공부를 잘해야 받을 수 있다는 박사학위, 그래서 꿈도 꾸지 않았던 모든 일들을, 나도 모르는 사이 내 손에 쥐어졌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우연히 행정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공부의 끝판왕인 박사라는 명예스러운 것도 기적과 같이 받았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그냥 힘들어도 웃으면서 악착같이 버티면서 살았을 뿐인데.


버티다 보니, 지금은 우습게도 교수님이라는 호칭으로 모든 사람들이 나를 부른다. 경찰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교육생을 대상으로 경제수사를 가르치는 교수가 되었다. 그동안 제대로 된 호칭이 없던 내가 많은 사람으로부터 교수님이나 박사님으로 불린다. 참으로 인생은 난센스이지 않나.


새옹지마(塞翁之馬)의 뜻을 가슴에 품고 살았던 나, 모든 삶에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서로 블랜딩 되어 순서를 바꿔가며 다가온다. 처음부터 행복한 사람이 끝까지 행복할 보장 없고, 처음부터 불행했던 사람이 끝까지 불행하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야 공평할 테니까. 만약 공평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끝까지 싸워보면 된다. 내 자신을 스스로 응원하면서, 내가 어떻게 살지는 오직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니까.


지금의 내 인생은, 하루하루 치열하게 버텼던 예전과 달리, 이제는 서서히 즐기면서 그리 힘쓰지 않으면서 버틴다. 바로 지금이 Bravo my life가 아닐까.


50대의 문턱을 살짝 쿵하고 넘어온 나, 60대로 달려가는 길의 내 삶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60대나 70대나 80대나 계속되는 모든 인생의 하루하루가 Bravo Bravo my life 이길 바래본다.


행복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면서 시작된다. 힘들더라도 올바르게 살아간다면, 조금 쉽게 가자고 나쁜 길로만 가지 않는다면, 지금 당장은 죽을 듯이 힘이 들지 모르지만, 언젠가는 머리 위에 무지개가 활짝 뜰 때가 올 것이다. 행복과 불행은 하나다. 다만 자신 스스로가 결정하는 것이다. 무엇을 선택할지는, 그리고 행복을 선택했다면 웃으면서 찾아가야 한다. 물론 고된 발품은 팔아야 하지만, 한걸음 한걸음 걷다 보면 산을 넘어가고, 물을 건너가고, 자갈밭도 걷다 보면 어느새 일곱 빛깔 환한 무지개 아래에 도착할 것이다. 지금 나는 무지개 아래에 서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개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든다.


항상 뭔가에 도전하고 노력하는 인생이, 자기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할 것이다. 힘들어도 버티고 잘 살아준다면, 행복의 열매가 다가옴을 나는 실로 몸으로 느꼈다. 커져가는 행복의 꽃이 피어나는 기적을 나는 매일 느낀다. 운명은 하늘에서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정할 수 있다는 것을.

지금이 바로 Bravo Bravo my life, 내 인생을 노래 부르기 딱 좋은 그런 날이다.




*사진은 중앙경찰학교 자료실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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