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절어져
다소곳해진
배추에게
각가지 양념으로
옷을
입힌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
예쁘게 단장하여
천국 식탁에
올리기 위해
아직도
'내 잘 났소'로
시퍼렇게 살아
퍼뜩 대는
나에게
소금을 한 움큼 쥔
그분의 손과
안타까워하시는
그분의 마음이
보여
잘 절여진 배추 위에
괜스레
겹겹이
양념을
덧칠하고 있는
내가
살아있는
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