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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gweon Yim May 05. 2022

방울새

출근길의 길동무, 물새와 산새 14

방울새는 그 이름부터 우는 소리를 궁금하게 만든다. 출근길에 가끔 만나는 방울새는 한 두 마리씩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열 마리 이상이 떼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처음 노란색과 연두색이 예쁘게 어우러진 이 새가 막 싹이 돋은 나무 사이로 날아다니는 것을 보았던 그날은 정말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은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참새보다 약간 큰 이 새가 방울새임은 그날 이후 한 참이나 지난 뒤에 알게 되었다. 



이 새가 방울새라는 것을 안 후 바로 생긴 궁금증은 우는 소리가 얼마나 예쁠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어느 날 아침 찌르르르하는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그 소리는 예상외로 내가 생각했던 방울소리와는 많이 달랐다. 방울소리로 알고 있는 나의 선입견은 그때 들은 소리보다 훨씬 더 맑고 고와야 했는데 실제 방울새 소리는 기대 밖으로 너무 평범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방울 소리는 도대체 어떤 소리인지 그때까지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딸랑딸랑' 하고 소리를 낸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나의 뇌 속에서 상상했던 것이고 실제 방울 소리는 방울의 재질에 따라 다르고 크기에 따라 다를 것이었다. 그러니 그날 들었던 '찌르르르'하는 소리가 방울 소리가 아니라고 또 어떻게 단정하겠는가? 아마도 처음 새 이름을 지은 사람의 머릿속 방울 소리는 그때 그 사람이 들었던 그 새소리와 같았을 것이리라.



방울새 우는 소리를 궁금해하다 보니 어릴 적 부르던 방울새라는 동요가 생각난다. 동요의 첫 연은 "새야 새야 방울새야/ 쪼로롱 방울새야"이다. 그렇다. 그 가사에는 '쪼로롱'하고 운다고 한다. 내가 들었던 방울새 소리 '찌르르르'는 바로 '쪼로롱'이었던 것이다. 역시 시인의 귀는 다르다.



방울새가 그렇게 울 때는 짝짓기 하기 전에 짝을 부르는 소리라고 한다. 4월에서 8월 사이에 알을 낳아 새끼를 키운다고 하니 내가 버드나무 싹틀 때 들었던 그 울음소리는 짝을 부르는 소리임에 틀림없었을 것 같다. 



참새목 되새과에 속한다는 이 새는 텃새로 일 년 내내 볼 수 있다. 사람들이 사는 주변에서 살아간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출근길 강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참새처럼 흔하게 눈에 띄는 것은 아니니 이만큼 생김새나 우는 소리가 예쁜 새를  만나는 날은 귀한 날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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