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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도리진 Jan 07. 2024

지금 현재의 행복을 소중히 하며 살겠습니다

그동안 살면서 느낀 가장 큰 교훈은 이것입니다

저는 행복주의자입니다.

어린 시절이 그리 순탄치 않았던 저는 늘 행복을 바라왔습니다. 행복하고 싶어서 늘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중학생이 되면 행복해질까(다른 이들처럼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 때도 늘 다음 스텝으로 넘어가면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라고 궁금해하고 기다리면서 희망을 갖고 버텨왔습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고 문학책을 보면서 현실 도피를 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살 수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어느 때는 울고, 어느 때는 이를 악물었습니다. 신경이 끊어지는 것 같고 심장이 빨리 뛰기도 했습니다. 가위 눌리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독서실에서 엎드리기만 해도 가위에 눌렸습니다.


그런 나날들이 끝난 것은 결국 대학 졸업 후 남편을 만나고 결혼하고 나서였던 것 같습니다. 일단 어머니와 다른 공간에서 지낸 것과 부평초처럼 떠돌던 삶을 끝낸 것이 컸겠지요. 하지만 남편 또한 그리 평탄한 삶을 살아온 것은 아니어서 저희는 무척이나 마찰이 많았습니다. 당연하게도 여러 사건과정들이 있었지만 모두 지나갔고, 견뎌내어 지금은 어느 정도 평안함에 이른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제 삶과 관련된 설정들이 참 많이 나왔습니다. 뭐, 내가 그렇게 불행의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가끔 남편이 말했습니다. 건강하게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히 여기라고요. 그렇습니다. 그 말은 어느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게다가 서로 부족하지만 그를 만나고 결혼을 하게 되어 정신병원 안 가고 한 명의 사회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람이 고난을 겪으면서 살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역지사지가 잘된다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지 뭐, 라는 기본 세팅이 쉬워집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일, 이해가 절대 불가한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타인에 대한 공감이나 배려가 조금은 더 가능해집니다. 성장, 이라는 단어를 붙여도 될 정도로 말이죠.


또한 어렸을 때부터 경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으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저는 절대로 그렇게는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와 내 가족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지켜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계속 연구를 해 왔던 것 같습니다.


행복하려면 기본적으로는 뭐가 필요할까요.

최소한의 경제적 자립(안정)과 건강, 가족과 친구와의 유대, 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늘 웃을 수 있는 즐거운 마음과 주변과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배려하고 공감하며 살아갈 수만 있다면,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행복주의자입니다.

그 행복을 지키기 위해 좀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책을 읽고 인터넷을 뒤집니다. 그리고 실행을 합니다. 나쁜 머리를 조금씩 좋게 만들고, 나쁜 마음을 나아지게 만들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가 흘린 그 많은 눈물이, 고뇌가 헛된 것이 되지 않도록 절대로 포기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성장하는 삶에 감사하면서 많이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나이가 되고 보니, 이제는 어머니와 저 자신을 용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잘 버텨준 제 자신의 어깨를 토닥이고 싶은 심정입니다.


혹시 지금 힘드신 분이 계시다면, 무조건 버티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히 여기시고, 조금이라도 더 편히 숨쉴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찾으시길, 방법을 계속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면 맘껏 웃을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덜 힘든 날이 반드시 온다고 꼭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강한 놈이 길게 가는 것이 아니라, 길게 가는 놈이 강한 거라고 영화 '짝패'에서 그러더라구요.

같은 생각입니다.

그래서 저는 가늘고 길게, 혹은 굵고 길게 갈 생각입니다.

우리 모두 길.게. 함께 걸어갔으면 좋겠습니다.



날은 차지만,

함께 가는 길은 춥지 않겠지요.

주변에 마음 맞는 사람들을 꼭 포진시켜 놓고, 즐거운 생활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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