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의심의 철학자들

나를 점검하기 위한 인식론적 여정

by 민진성 mola mola

나는 절대적 진리를 믿지 않는다. 인권조차도. 그것이 시대의 산물이며 인간의 구성물이라는 점에서, 나는 그 어떤 사상이나 명제도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본다. 그것은 단순한 회의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이 세계를 좀 더 정직하게 바라보려는 시도다. 그리고 그런 관점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점검하고자 한다.



소크라테스

무지를 자각하는 지혜 고대 아테네의 광장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던 한 남자가 있다. 그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아는 사람, 즉 무지의 자각을 통해 철학의 출발점을 제시했다. 소크라테스는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대화를 통해 상호 이해를 꾀했으며, 모든 주장은 비판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태도를 실천했다. 그의 사유 방식은 나에게도 적용된다. 나의 주장조차 나로부터 검증받아야 하며, 회피 없이 반박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



데카르트

의심을 통한 확실성의 추구 데카르트는 모든 것을 의심했다. 감각, 신, 심지어 수학적 명제조차. 그러나 그는 그 의심하는 자아, 즉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를 통해 확실성의 토대를 마련하려 했다. 나와 데카르트의 길은 이 지점에서 갈린다. 나는 확실성의 토대 자체를 거부한다. 데카르트는 의심을 통해 진리를 강화하려 했지만, 나는 의심을 통해 진리의 상대성과 불완전성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이 차이는, 내가 데카르트보다는 니체에 더 가깝다는 점을 시사한다.



니체

진리의 해체자 니체는 진리를 절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진리란 인간이 구성한 허구적 질서이며, 우리가 신봉하는 도덕, 규범, 심지어 정의까지도 의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때의 의심은 단순한 부정이 아니라, 창조를 위한 파괴였다. 나 또한 기존 질서의 정당성을 언제나 유보하며, 오직 맥락 속에서만 그 유효성을 검토한다. 내게 있어 진리는 불변의 실체가 아니라, 항상 잠정적인 것일 뿐이다.



칼 포퍼

비판 가능성의 윤리 포퍼는 과학의 본질을 "반증 가능성"으로 보았다. 어떤 이론도 영원히 참이 아니라, 언제나 틀릴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 진정한 과학적 태도라고 그는 말한다. 이 사유는 정치적 사유로 확장되며, 포퍼는 전체주의를 비판하면서 열린 사회를 주장했다. 포퍼는 내가 믿는 핵심 원칙 — 모든 것은 비판 가능해야 한다 — 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대표자다. 포퍼적 사유는 내 내면의 윤리 체계로도 작동하며, 내가 무엇을 주장하든 그것이 절대화되는 순간, 나는 나를 의심한다.



푸코

진리는 권력이다 푸코는 진리를 권력의 산물로 보았다. 특정 시대와 제도, 담론이 구성한 진리는 절대적이지 않으며, 권력관계에 의해 유지되고 재생산된다. 나 또한 ‘진리’라는 말에 항상 물음을 던진다. 페미니즘, 인권, 다양성 — 이 모든 것도 시대와 권력 구조 속에서 구성된 담론이다. 나는 그것들을 온전히 부정하지 않지만,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도 않는다. 나의 비판적 사유는 푸코가 말한 ‘담론의 틈’ 속에서 작동한다.



나는 무신론자다. 그리고 그 이유는 종교적 교리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믿음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방식에 대한 본능적 회의 때문이었다. 그 회의는 철학으로 확장되었고, 지금은 나 자신의 사유 구조 전체를 재검토하는 도구가 되었다. 내가 말하는 민주주의, 다양성, 윤리조차도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식의 민주주의이며, 내가 말하는 '비판 능력'의 핵심이다.

이 글은 단지 철학사의 요약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인식론적 자화상이자, 내가 이 세계를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에 대한 존재론적 선택이다.




#2025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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