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iel Nov 26. 2021

[ 비행 ]

그곳에 네가 있다.

가끔은 예정되어 있지 않았지만,

여행용 캐리어를 꺼내서 짐을 싸고, 그냥 공항으로 향하며 티켓팅을 하고 싶은 날이 있다.

아마도, 오늘이 그런 날이 아닐까 싶다.


언제나 눈길이 쉽게 닿는 곳에 둔 캐리어를 꺼내서 차곡차곡 짐을 담고,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는 중에 제주행 항공권을 티켓팅 한다.


제주공항에서 제일 가까운 해변인 이호테우에 숙소를 정하고, 짐만 내려두고 간단히 늦은 점심을 위해 나선다.

바람과 비가 제주에 온 나를 반겨준다.

이번 여행에서는 무엇인가 화창하고 맑은 하늘을 기대했는데, 나를 맞이한 것은 구름과 비바람이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창가에 서서 먼발치로 파도와 바람을 바라본다.

저 파도와 바람 덕분에

바다가 다시 깨끗해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여행은

비와 바람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다음에 오면,

살랑살랑 따뜻한 바람과 햇살을 줄게라고 말하는 듯하다.

내가 다시 오기를 바라는 제주의 마음이 아닐까 한다.


다시 비행을 준비해주길 원하는

그곳, 그 사람의 마음을 알아달라는 것 같다.


가끔은

기대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다가간 누군가로부터 비바람을 맞이하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주자. 마음을 가다듬고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

어쩌면, 다시 올 거라고 믿기에, 그럴 수 있는 건 아닐까...


다시 비행해서 갈게.

너에게 그리고 그곳에.







by Daniel

인스타그램 @a.spoon.of.smile

카카오음    @daniel.park



작가의 이전글 [ 습관이라는 이름으로..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