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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이 Jan 05. 2023

2월 : 공구 사용법

우리 집 사용 설명서

2월에 만나는 꽃 : 매화

매화꽃

마당에서 일 년 중 가장 먼저 꽃을 틔우는 나무는 매화입니다. 2013년에 리모델링을 하면서 정원에 있던 대부분의 식물들이 죽었는데, 매화는 용케도 살아남았습니다. 사실, 공사가 끝난 후 이 나무도 죽은 줄 알고 밑동만 남기고 베어버렸는데 이듬해 봄에 줄기가 올라오더니 금세 제법 모양을 갖춘 예쁜 나무가 되었습니다. 해마다 2월 말이 되면 가장 먼저 은은한 매화향을 내며 꽃을 피우고, 여름이 다가오면 튼실한 매실이 한 광주리씩 열립니다.


우리 집 매화는 자리 잡은 위치가 폭이 좁은 귀퉁이라서 뒤쪽에 있는 대추나무와 텃밭을 가리지 않도록 1.5m 높이까지만 키우고 그 이상 크는 가지는 전지작업을 주기적으로 해주면 좋습니다.



매실

6월 중순이 넘어가고 초록 매실이 두어 개씩 노릇노릇하게 익어갈 무렵 매실을 수확합니다. 수확한 매실은 깨끗이 씻어서 매실청이나 매실 장아찌를 담급니다. 성인 키보다 작은 매화나무라고 무시하지 마세요. 네 식구가 일 년 동안 먹어도 남을 만큼 열리니, 이웃이나 지인들에게 나누는 기쁨도 누려 보기 바랍니다.


주택살이의 가장 큰 묘미 중 하나는 내 손으로 직접 공구를 다루어 물건을 만들고 고칠 수 있다는 점이지요. 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공구를 하나씩 준비해 봅시다. 공구는 보일러실이 있는 창고에 보관하면 됩니다. 주의할 점은 우리 집 창고 입구는 일반 출입문보다 높이가 낮으니 머리가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해요. 리모델링할 때 창고 입구를 방화문으로 교체하면서 높이를 수정하지 않는 실수를 했는데, 머리를 의식적으로 낮추면서 안전을 일깨워 주니 고맙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도 깜빡하고 머리를 부딪힐 때마다 정말 별이 보이니 항상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공구라고 해서 거창할 건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톱, 니퍼, 드라이버, 펜치, 몽키, 줄자 등은 자석걸이대를 하나 마련해서 벽에 붙여 놓으면 정리도 편하고 찾기도 쉽습니다. 전동 공구는 전동드릴과 직소만 있으면 웬만한 작업은 무난하게 다 처리할 수 있어요. 전동 드릴은 유선과 무선이 있는데, 유선은 힘이 좋은 반면 휴대성이 나쁘고, 무선은 반대로 휴대성은 좋지만 유선보다는 아무래도 힘이 약한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도 요즘은 무선 드릴도 힘이 상당히 좋으니 유선 드릴 가격이 부담된다면 무선 드릴부터 장만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전동 공구를 사용할 때는 안전을 위해 반드시 보안경을 착용하고, 면장갑은 실오라기가 휘말려 들어갈 경우 큰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드릴 작업을 할 때는 절대로 착용하면 안 됩니다. 직소를 사용할 때는 받침대를 단단하게 고정하시고 톱날이 움직일 때 바닥면을 치지 않도록 지지대가 적당한 높이를 유지해야 합니다. 드릴 작업은 기본적으로 작은 구멍을 먼저 뚫어 놓고, 적당한 크기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직소는 영어로 Jig saw를 우리말로 옮긴 것인데, 단어 뜻 그대로 보조기구(Jig)와 톱(Saw)을 결합한 일종의 전동 톱이라고 보면 됩니다. 목재의 끝에 직소의 톱날을 위치시키고, 손잡이의 버튼을 누르면 톱날이 상하로 움직이면서 톱질이 시작됩니다. 톱날은 가늘고 고속으로 왕복하기 때문에 곡선으로 목재를 가공하기 쉬우며, 받침대를 육각렌치를 이용하여 각도를 조절하면 절단면을 다양한 각도로 절단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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