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과 착종되어 가는 군상들(2)금발소녀의꿈

by 누두교주

** 위 사진은 본문에서 나오는 장만위(张曼玉)다.

아래 사진이 궁쉐화(宫雪花)다.


어찌 되었던 량젠은 40만 위안의 돈을 벌어 보기라도 했지만 다른 군상의 경우는 허황된 그림자만 쫒다가 주변화 되고 만다. 커위앤과 더불어 주인공의 하나로 까지 평가되는 금발소녀는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유일한 외지인이다.


그녀는 랴오닝(辽宁) 성의 와팡뎬(瓦房店)이 고향이면서도 이 소도시에 와서는 베이징 사람이라고 우긴다. 머리 염색과 코 성형 그리고 그의 튀는 옷차림은 그녀의 도시에 대한 환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그녀는 동북에서 우연히 만났던 영화감독 야오(姚)가 무심코 던진 말을 믿고 집의 돈까지 훔쳐 '장만위(张曼玉)'처럼 보이기 위해 성형수술을 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 이 도시에 와서 기차역에서 무작정 기다렸다.


하지만 어렵게 만난 야오(姚) 감독의 "장만위와 닮지 않았어요. 도리어 궁쉐화를 닮았군요.(不像张曼玉, 倒有一点像那个宫雪花)”라는 말에 그녀의 꿈은 날아가 버렸다. 이어지는 야오 감독의 질타는 수많은 '금발 소녀들'을 향한 쑤통의 일갈과 다름이 아니다.

너 같은 계집애들 많이 봤어. 집 밖에만 나가면 갖고 싶은 모든 것이 주어질 줄 착각하고, 예쁘다는 것만 믿고서 거만하고, 아름답다고 자신하다가 또 금방 자신을 잃고 통속적이기 이를 데 없어. 충고하겠는데. 고향으로 돌아가.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해. 집 밖에서 네 청춘을 낭비하지 말라고!(김지연 역, 2008, pp.177-178)

궁쉐화(宫雪花)




그러나 그녀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신세대 품팔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하나의 전형과도 같은 모습으로 창피해서(没有面子)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도시에 정착하기 위한 기회를 모색한다. 하지만 길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금발소녀(金发女孩)는 이후에 이발소의 9호 아가씨가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손만 팔지 몸은 안 판다고 버티다 이발소 여주인에게 따귀를 맞고 쫓겨나는 신세가 된다. 이발소 여주인이 그녀에게

"너같이 몸 사리는 애가 순펑 거리에 와서 진흙에 뒹굴겠다는 거야? 나가, 당장 나가!"

라고 한 말은 그녀가 그 말을 듣고 독백한

"못하면 못하는 거야. 누가 이런 하류층의 일을 하고 싶겠어(김지연 역, 2008, p. 246)"

와 대조를 이루며 이 도시와 그녀와의 거리를 웅변해 주고 있다.


그녀는 이후에 놀이공원(娱乐场) 매점(售货亭)의 판매원이 되었지만 결국 몸을 파는 마지막 단계에 까지 이르렀다. '코카콜라병' 뒤에 숨어 울며 뱉은 그녀의 절망 어린 독백은 모든 사실을 드러내 주고 있다.

"누가 연기자가 된다고? 나는 연기자가 될 수 없어. 창녀밖에 될 수 없어"(김지연 역, 2008, p. 291)라는 고백은 야오 감독의 입을 빈, 쑤통의 일갈에 대한 참담한 승인이다.

그녀는 결국 코 성형 수술의 부작용(1)으로 인해 고향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 렁옌은 그녀에게 코를 가릴 수 있는 뱀이 그려진 마스크를 건네고 그녀는 렁옌에게 외국의 친구가 선물한 명품 모자를 건넨다. 하지만 렁옌은 이미 알고 있다. 그녀가 건넨 모자는 몇십 위안짜리 짝퉁이라는 것을.


금발 머리 소녀는 21세기 맞이 괘종시계가 울리기 전에 뱀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이 도시를 떠났다. 그녀의 마지막 말은


난 안들을 거예요. 그건 당신들의 21세기 맞이 괘종시계잖아요. 당신들이 들어요. 내 대신 들어주세요! 였다.

(김지연 역, 2008, p. 315)




(1) 이러한 문제는 소설 속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도 자주 발생하는 일반적인 문제이다. 최근에 보도된 '성형 실패로 까맣게 괴사 한 코....中 미녀 여배우, 돈줄도 끊겨 통곡'의 기사를 참고하라.

https://bit.ly/3ethAJO


참고한 자료

苏童, 2020,『蛇为什么会飞』,上海, 上海文艺出版社.


수통(苏童), (김지연 역) 2008, 『뱀이 어떻게 날 수 있지(蛇为什么会飞)』, 파주, 문학동네.


박남용, 이혁, 2010, 쑤통(苏童) 소설에 나타난 하층민 형상과 뱀의 이미지. 외국 문학연구, (39), pp99-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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