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海龜 더췬

by 누두교주

반면에 이 도시에서 성공한 계층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 번째 예는 더췬이다. 그는 싼싼(三三)과 더불어 커위앤과 어릴 적부터 친구사이로 일본 유학을 통해 경제적 신분이 상승한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 처음에 커위앤은 더췬과 동등한 위치에서 대화한다.


네가 천만금을 진 부자가 될지라도 내 앞에서 주인장 행세하지 마. 내가 기차역에서 벅벅 기면서 일할 때 너 역시 나를 따라서 미련스럽게 살았어. 옛날을 잊지 마. (김지연 역, 2008, p. 45)


하지만 커위앤은 그때만 해도 정확히 더췬이 하는 일을 알지 못했다. 더췬은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아름다운성(美丽城)에 회사를 차렸다. 그가 하는 일은 고기와 가죽에서 기름을 짜내는(肉皮也拿来榨油) 돈 버는 일이다. 그는 이익이 많은 일(红), 이익이 적은 일(白), 그리고 불법적인 일(黑)을 해 돈을 번다.


그는 불법적인 일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처리하기 위해 이 도시에서 나고 자란 건달인 커위앤을 고용한다. 불법적인 일의 대상이 '관을 보지 않으면 눈물을 흘리지 않는 사람들(不见棺材不掉泪的人)'이므로 '관(棺材)' 역할을 해 줄 적임자로 커위앤을 선택한 것이다. 커위앤의 거칠었던 태도는 그대로 유지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췬의 '돈'에 굴복하고 마침내 철저한 굴종을 자처한다.

더췬, 네가 나보고 사람고기를 날로 먹으라고 해도 맛있게 먹겠어. 네가 두목이니까. (김지연 역, 2008, p. 268)


더췬은 철저히 복종하는 커위앤을 이용해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채무자에게 빚의 변제를 독촉하는 방법으로 그의 이익을 극대화시켜 나간다. 쑤통은 뱀 식당과 커위앤 그리고 망치를 도구로 더췬이 합법적으로 채무자를 협박하는 모습을 마치 영화처럼 그리고 있다.


출발할 때 더췬은 커위앤에게 주머니 속에 작은 망치를 챙겼는지 주의시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커위앤은 망치를 식탁 위에 올려놓았다.(김지연 역, 2008, p. 268)


그는 더췬이 자신을 잘 먹이려고 데려온 것이 아니라 일종의 핵무기처럼 곁에 두려고 데려온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핵무기는 함부로 사용할 수 없다. 더췬은 항상 법을 지켰고, 법을 어기거나 다른 사람들을 때려눕힐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다만 천재적인 생각을 해냈을 뿐이다. 커위앤과 망치를 짝지어서.(김지연 역, 2008, p. 269)


커위앤은 뱀의 머리를 이리저리 겨눈 다음 망치를 들어 퍽 내려쳤고. 큰 청사의 머리는 끔찍한 소리를 내며 깨졌다. "무섭나 안 무섭나? 머리가 깨져서 피 꽃이 피는군. 피 꽃이 피었어!" 커위앤이 뱀의 머리를 상대방의 접시 위에 던져놓으면 뱀의 용도는 마무리되었고, 그걸로 보충수업도 완료되었다. (김지연 역, 2008, p. 271)




더췬이 돈을 벌 수 있는 기초는 일본 유학에 있었다. 6년(정확히는 5년 9개월)의 유학이 더췬과 커위앤의 경제적 격차를 만들었으며 그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고정되어가는 모습이다.




(1) 海龟(하이 꾸이)는 문자 그대로 하면 바다 거북이를 뜻한다. 하지만 해외 유학에서 돌아온 사람을 뜻하는 海归와 같은 발음이라서 풍자적으로 사용하던 말이다. 海龟는 상대적으로 취직도 잘되고 월급도 많아 선망의 대상이었다. 국내파는 토착 자라(土鳖, 투비에)라고 불러 상대적으로 열등한 처지를 표현했다.


지금은 해외 유학을 하고 돌아와도 제대로 취직이 않도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海待(하이 따이 - 해외에서 돌아와 기다린다는 의미)로 부른다. 海待는 미역을 뜻하는 海带(하이 따이)와 같은 발음이라 海带라고도 쓴다.

keyword
이전 17화뱀과 착종되어 가는 군상들(3) 미쳐버린 슈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