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얻어들은 이야기 중에 처음엔 웃다가 시간이 갈수록 불편한 느낌이 심해지는 이야기가 있었다.
어쩌면 평생 처음 병원에 입원한 젊은 친구가 문병 온 동료에게 묻기를 "왜 이 병원의 수간호사는 남자가 아니고 여자인가?"라는 질문을 했단다. 그는 수간호사라면 당연히 남자여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문병 온 동료는 잠시 생각하더니 "그러게!" 라며 동감을 표시하고 발음의 경우는 사이시옷을 고려해 "수칸호사"로 발음하는 것이 맞다는 대답을 했다고 한다.
왜 유독 간호사의 경우만 남자와 여자가 아니라 암, 수로 성별을 구분하는 가에 대해서는 '언어의 경제성'을 위한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측을 했다고 한다. 이 글은 왜 이런 황당한 웃지 못할 우스개가 횡횡하는지에 대한 검토이다.
현재 중국의 영토는 준가르 제국을 평정한 청나라 건륭제 때의 최대판도를 러시아와 소련에 일부 삥 뜯기고 남은 지역이다. 그렇기는 해도 청나라의 직전 왕조인 한족이 세운 명나라의 3배 가까이 되는 넓은 땅이다. 따라서 오족공화(만주족, 몽고족, 티베트족, 위그루족, 한족의 다섯 개 종족이 함께하는)의 청나라가 망했다면 마땅히 한족이 독립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택동의 신 중국 성립 이후 ‘중화민족대가정’을 표방해 일단 ‘한번 딴 건 다 내 거’ 원칙으로 만주족의 고향인 동북 삼성은 물론, 티베트, 신강, 내몽고 그리고 대만까지도 자국의 영토임을 핵심이익으로 설정한 것이다.
브래드 피트 주연의 〈티베트에서의 7년〉은 이 과정을 아주 잘 표현한 영화이다. 넷플릭스에서 쉽게 검색이 되니 꼭 볼 것을 권한다.
그런데 탐욕은 죄악을 낳는다고 더 큰 문제는 “지금 중국의 영토에서 발생한 모든 과거의 일은 중국의 역사”라는 그동안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주장을 하는 데 있다.
즉 과거 고조선과 부여의 강역이었고 백제와(요서) 고구려의 강역(요동과 북만주 일대)이었으며 조선의 강역(백두산 반쪽과 간도)이었던 곳이 지금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의 일부를 구성하므로 고구려, 부여 그리고 조선 역사의 일부도 중국 역사라는 주장이다.
중국 역사학계의 시각에 따르면 고조선은 존재하지 않았던 신화 시기로, 백제의 요서정벌은 일본의 지배를 받은 백제가 도저히 할 수 없었던 허구라고 주장하는 일본 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해 인정하지 않는다. 조선은 청나라 속국이었으므로 당연히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역사적 시각을 확립하고 재구성해 후대에 교육하는 작업을 [동북공정]이라고 한다.
당연히 티베트의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는 [서남공정] 신강지역의 역사를 중국 역사에 편입하는 [서북공정]도 함께 진행되는 것은 물론이다. 물론 지금의 내몽고 지역도 중국 영토의 일부이므로 몽고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이며 따라서 ‘칭기즈칸’도 중국 사람이라는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이런 와중에 우리는 중국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리의 기득권을 우리 스스로가 포기하는 잘못을 적극적으로 저지르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한자(漢字)를 포기하는 것이다.
한자는 문자 그대로 하면 ‘한나라(1)의 글자’이다. 그러나 당나라나 원나라 청나라에서는 당자, 원자, 청자가 없었다. 한나라 이전에 진시황이 통치하던 진(秦) 나라에도 진자라고 하는 것은 없었다. 왜냐하면 한자를 한자라고 하는 이유는 그동안 여러 곳(우리나라 포함)에서 통용되던 표의문자(뜻을 나타내는 기호)를 한 나라 때 대강 정리해 서체별로 구분하고 부수별로 정리해 사전을 만들었기 때문에 그 이후는 한자가 발전한 것이지 별도의 문자가 아니므로 그저 한자로 통칭하는 것이다.
원래 지금 모양인것 처럼 믿어지는 한자는 시대와 외래의 영향에 의해 변했고 지금도 변하고 있다.
간단히 예를 들면,
1. 고대 온다는 뜻의 올 래(來)는 원래 보리를 뜻하는 글자였다. 그런데 온다는 뜻으로 쓰는 비중이 높아지자 보리를 뜻하는 글자는 새로 만들어 보리맥(麥)이라 했다. 지금도 중국어 발음을 ‘라이’, 와 ‘마이’로 모음이 동일하다. 보리는 아열대 지방에서 자라지 못하니 이 글자는 북방에서 만들어진 것이 틀림없다.
2. 지금도 갈치라는 바다 생선을 산동에서는 허리띠를 뜻하는 대(帶) 자를 써서 대어라고 부르고 남쪽인 절강에서는 칼을 뜻하는 도(刀) 자를 써서 도어라고 부른다. 중국어 발음은 따이 위와 따오위로 자음이 같다. 바다 생선은 내륙에서 살 수 없으므로 당연히 바닷가에서 만들어진 글자임에 틀림없다.
과거 중국에 없었던 명태는 한문으로 어떻게 쓸까? 당연히 없없다.그런데 최근에 명태를 우리를 통해 알게 된 후 명태어(明太魚 - 밍타이 위)로 말을 만들어 쓴다. 당연히 명태 새끼인 노가리, 말린 북어, 얼린 동태 등도 억지로 만들어 허덕거리며 표기할 수밖에 없다.
3. 보통 우리가 '진실로 구'라고 새기는 구(苟) 자는 사실 개가 귀를 쫑긋하고 지키는 모양을 상형한 글자이다. 의(猗) 자는 '아름다울 아'자로 새기지만 사실은 불알 깐 개를 뜻한다. 보통 개는 개 견(犬) 자를 쓰는데 개 구(狗) 자를 쓰기도 한다. 큰 개는 견이라고 하고 강아지를 구라고 한다고 주장하는 학설도 있지만 커다란 누런 개는 황구(黃狗)라고 하지 황견이라고 하지 않는다. 사냥개를 뜻하는 로(盧) 자도 있다. 이중에 우리 조상이 만든 글자는 없을까?
4. on line을 현대 중국어로 뭐라고 할까? line 이 선(線)이고 on이 위이므로 선상(線上)이라고 한다. 당연히 off line은 선하(線下)가 된다.
블루투스(blue tooth)는 뭐라고 할까? blue는 파랑이고 tooth는 이빨이니까 파란 이빨 (蓝牙)라고 한다. 방탄소년단은 뭐라고 할까? 당연히 '총알 막는 애들 모임'(放弹小年团)이라고 한다. 앞뒤 맥락을 모르는 중국 사람들은 북한 핵위협에 맞서 한국이 새로운 방어부대를 창설한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다.
5. 중국이 우리를 비하해 부르는 말 중에 '까오리빵즈(高丽棒子)'라는 말이 있다. 사전에 찾아보면 '한국 놈', '조선 놈'으로 되어있다. 지금 중국 최대의 포털이 바이두(百度)를 검색해 보면, 1. 일제 강점기 일본이 많은 조선인을 중국으로 보내 생긴 말. 2. 명, 청대 중국에 파견된 조공 사절에 대해 비하하는 표현 등등의 구질구질한 억측을 나열하며 1860년 조선 조공 사절의 사진을 실어 놓았다. 하지만 한국, 조선을 뜻하는데 왜 까오리(고려)라고 했을까?
사실은 말을 타고 다니던 기마 민족인 고구려의 군대를 두려워하던 표현이다. 농경민족인 한족의 속도감과 기마민족인 고구려의 속도감이 같을 수가 없었다. 따라서 기마 이동에 방해가 돼 알짱거리던 한족에 대해 몽둥이질을 하며 기동한 것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 '까오리 빵즈'였다. 아이들 울 때 어르며 많이 쓰던 표현인데 지금은 짜장면(중국) 특유의 상상의 나래를 펴며 왜곡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왜곡도 시간이 지나면 사실로 굳어지게 된다. 정말일까?
중국의 역사를 보면 한족이 중국 영토를 통치했던 시기는 전체 기간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을 통치했던 이 민족의 예로 첫째는 고조선 -부여 -고구려- 백제로 이어지는 우리 민족을 들 수 있다.
고조선은 한족을 압도했고, 부여와 고구려는 요동과 북만주를 경영했고 북경을 타격하기도 했다. 당나라 태종의 유언이 '고구려를 건들지 말라'는 것이었음이 이를 증명한다.
백제는 요서를 경영한 사실이 중국 역사서 곳곳에 보인다.
그런데 우리는 학교에서 고대 우리 민족이 예맥(穢貊)족이라고 배웠다. 무슨 뜻일까? 예(穢)는 의심의 여지없이 '더럽다'는 뜻이다. 맥(貊)은 '고양이, '너구리'(현대), '북방의 종족 이름'으로 새길 수 있다. 직역하면 '똥 고양이 족'이 된다. 그걸 우리 민족의 이름이라고 가르친다. 왜냐하면 중국 역사서에 그렇게 나와 있으니까!?
우리가 까오리빵즈의 진정한 의미를 외면하는 사이에 중국의 여러 매체에서는 줄기차게 왜곡을 진행한다면 수백 년이 흐르면 중국의 표현대로 변형, 확정될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똥 고양이 족은 영원히 짜장면을 섬겨야 하는 당위성의 근거가 되는 것이다.
중국을 제압한 두 번째 민족은 흉노(匈奴)이다. 흉노는 틈만 나면 중국을 침범하고 황제를 잡아가고 예쁜 여자를 골라 갔다. 중국 4대 미녀 중 하나인 왕소군(王昭君)은 흉노에 바쳐진 여자였으며 그녀의 가장 큰 공은 흉노로 하여금 당분간 한나라를 침범하지 못하게 했다는 데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 흉노는 어떤 의미일까? 흉(匈)은 '시끄러운 오랑캐' 정도로 새길 수 있다. 노(奴)는 '새끼'(baby의 의미가 아닌 욕의 의미 또는 종의 의미이다) 따라서 직역하면 '시끄러운 오랑캐 새끼 족'이다.
중국을 지배한 또 하나의 민족은 몽고(蒙古)족이다. 몽고족은 송나라를 멸망시키고 중원을 차지, 원나라를 세웠고 전 세계에서 가장 넓을 제국을 건설했다. 하지만 한자로 표기한 몽고(蒙古)족의 몽(蒙)은 어리석다, 어둡다의 의미이고 고(古)는 옛날을 뜻한다. 쉽게 '멍청한 족'이 된다.
자기 종족의 이름을 '똥 고양이', '시끄러운 오랑캐' 또는 '멍청한 족'으로 지을 종족이 있을까? 그런데 수천 년 전부터 그렇게 불렀다고 중국의 역사서에 기재 해 놓았으니 이제는 그걸 가지고 우리 스스로 우리를 똥 고양이라고 부르는 것은 옳은 일일까? 짜장면의 기록일 뿐이데!
중국의 지도자는 습근평이다. 우리가 아는 한자로는 習近平이라고 쓴다. 그런데 보도 매체에서는 시진핑이라고 부르며 중국에서는 习近平이라고 쓴다. 여기서 세 가지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1. 한자의 일부는 우리가 만든 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한자의 소유 및 사용의 권한을 태생적으로 가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의 위대한 한글(2)을 사용하되 필요에 따라 한자(漢字)를 한글에 복무시키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천하 만물은 차등적 질서가 있는데 만든 날과 이유가 분명하고 어떤 언어학적 평가로도 가장 우수한 한글에 시녀로 복무할 문자가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2. 오늘날 중국이 쓰는 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한자(漢字)가 아니다. 심지어 한자(漢字)도 그들은 汉字라고 쓴다. 글자뿐만이 아니라 문장도 완전히 바뀌어 예를 들면 논어나 맹자와 같은 한문(漢文) 문장은 현대 중국인들을 읽을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한문이 현대 중국의 글자가 될 수 있는가?
3. 국가 간의 모든 관계는 철저히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습근평을 중국의 발음에 따라 시진핑으로 호칭한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문재인을 '원짜이런'으로 부른다. 나는 이런 불평등을 받아들이는 이유를 알기 어렵다.
관, 공서나 사회지도층에서는 이상한 한자 조어를 만들어 쓰고(예 : 교합 완료, 염수분사구간, 가로목체간부, 피해호소인) 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을 하지 않는 동안 우리는 시나브로 수간호사를 남자간호사로 인식해가는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으로 변화해 가고 있는 것 아닌가? 우리의 미래가 이런 방향으로 진행된다면 똥 고양이 족이란 명칭의 당위성은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1) 한나라는 기원전 202년에 세워져 중간에 한번 망했다가 기원후 220년에 완전히 망한 나라이다. 한나라는 기원전 108년에 우리 고조선을 멸망시킨 나라 이기도했는데 내시(불알 깐 사내들)들이 시종일관 득세해 29명의 황제를 희롱한 대단한 나라였다.
(2) 한글이 왜 위대한지는 중국어 컴퓨터 입력방법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어 입력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아래와 같다.
1. 병음이라고 부르는 영어 알파벳을 우선 입력한다. 예를 들어 중국(中國)을 입력한다고 해보자.
2. 우선 中國중에 중의 발음인 zhong을 입력하면 세상의 '중'으로 발음되는 모든 글자가 다 나온다. 中, 种重, 忠, 种, 众, 钟, 仲.......... 이중에 내가 찾는 글자를 선택한다.
3. 이미 中을 찾았으니 國을 찾을 차례다. 國의 중국 발음은 guo이다. 따라서 guo를 입력하면 같은 발음이 죽~ 나온다. 国, 过, 锅, 果, 郭, 帼, 椁..... 다른 글자이지만 발음은 모두 같다. 이중에 맞는 國자를 찾으면 된다. 한문은 國으로 쓰지만 현대 중국어는 国으로 쓰므로 国를 찾아 중국(中国)을 완성한다.
따라서 영어의 알파벳을 모르면 중국어를 입력할 수가 없다. 또 중국어 입력을 위한 영어 알파벳의 발음은 영어의 발음과 다르다. 따라서 영어 발음이 자연스러울 수 없게 되는 덤의 손해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