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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 천군 (蚩尤 天君) 17

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2

by 누두교주

17. 중원의리(中原義理)와 의심


중원지존 태일 강석년은 바람을 부리고 생사도를 휘두르는 마두태제 묘룡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많은 수의 중원인으로 몰아붙여 새외로 몰아낸 데 만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공손 소전이 옥산시녀 뇌조와 함께 귀부 해 온 것이다. 옥산시녀 뇌조는 대대로 산천관을 해온 집안의 유일한 혈육이고 게다가 천년장귀를 가지고 황하대안까지 부린다는데야 이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공손소전은 시간이 갈수록 불편해졌다. 과거 마두살검으로 여자에 눈이 멀어한 때 동료였던 천조귀 옥산복령 야복을 하루아침에 배신했다는 것이 중원의리(中原義理)에 맞지 않았다. 또한 공손소전을 가까이 두었다가 어느 날 칼을 거꾸로 잡는다면 강석년 역시 야복처럼 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지금은 산천관 뇌조와 부부 사이로 천하의 조짐을 함께 안다는 것도 강석년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이러한 터에 마두태제 묘룡이 어딘가 은거해 새로이 세력을 규합한다는 소문 심심치 않게 중원에 회자했다. 강석년은 이 소문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 같은 태도를 보였지만, 사실 내심 몹시 신경을 쓰고 있었다. 이때 마침 망혼일을 맞아 뇌조에게 천기를 살피도록 한 것이다.


뇌조가 카일곡을 발음할 때 강석년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렇게 오랜 기간, 수많은 세작(細作)들을 풀어 염탐해도 알 수 없던, 마두태제 묘룡의 은거지를 이렇게 금방, 정확히 알 수 있다니!”


하지만 잠시 후 그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강석년은 마두살검 공손소전의 용처를 찾은 것이다. 그가 마두태제 묘령의 은거지 대막녹주(大漠綠州)에 가서 죽으면 그뿐이고, 설령 사로잡히거나 다치더라도 나쁠 것은 없을 것이다. 또한 이번 출정을 통해 마계의 움직임을 소상히 파악해 다음 방비를 하는데 필요한 많은 정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덤이었다.


화면 캡처 2023-01-20 111500.png

대문 그림 : 중원지존 태일 강석년 (출처; https://me2.kr/SUPoB, 검색일, 2023.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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