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한나라 때는 효자라고 소문이 나면 ‘거효(擧孝)제도’에 의거 관리로 특채했다. 이런 제도는 당나라 때는 ‘효제역전과(孝悌力田科), 청나라 때는 효염방정(孝廉方正) 등등으로 계속 이어진다. 쉽게 말해 효도하면 출세할 수 있었다. 즉, 효(孝)는 가장 효과적인 출세 및 재테크 수단일 수 있었다.
그래서 객관적으로 효자(孝子) 임을 증명할 기준이 필요했다. 당연히 그 기준은 시간이 갈수록 정교해지고 복잡해지고 해괴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부모를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은 사라지고, 의식과 절차로서의 이벤트성 효도가 횡횡하게 된 것이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자식이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이다. 하지만 사회와 세태의 변화에 따라 효도 합리적인 바꿈의 고민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부모님 돌아가셨다고 부모님 산소 옆에 무허가 주택 짓고 삼 년 동안 외박하겠다는 발상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삼 년 동안 아버지의 도를 바꾸지 않으면 효성스럽다 할 수 있다’는 말에 대해 중국의 문호 루쉰(鲁迅)은 동의하지 않았다. 오히려 저주했다.
(이 말은) 당연히 틀린 말이고, 퇴보를 초래하는 병의 뿌리다. 고대의 단세포 동물이 이 교훈을 지켰다면 영원히 분열, 번식하지 못했을 것이고 세상에 인류는 출현하지 못했을 것이다.②
부모는 자식을 '이해'하고 '지도'한 후에 '해방' 시켜야 한다.③ 동시에 부모도 자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사랑하는 마음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다만 표현하는 방법이 달라질 뿐이다.
지극한 아낌과 사랑으로 지내면 될 일을 '은혜나 명분' '하늘의 이치, 땅의 이치' 같은 것들 가지고 이으려고 하는 것은 쫄쫄 굶으면서 핵을 개발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문 그림 :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북조선 효자(北朝鲜 孝子)를 검색하면 나오는 그림. (출처, https://vo.la/DIE43. 검색일. 2023.4.29)
① 成百曉 譯註『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p. 26-27.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曰 父在에 觀其志요 父沒에 觀其行이니 三年을 無改於父之道라야 可謂孝矣니라.
② 루쉰 지음, 이욱연 편역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도서출판 예문. 서울. 2003. p.44. 이 말은, '북한의 유훈통치는 당연히 틀린 말이고. 퇴보를 초래하는 병의 뿌리'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