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고등어 그리고 로즈매리

개 풀 뜯어먹는 소리(狗食草聲)

by 누두교주

한식과 추석엔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간다. 금년 한식엔 '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는지' 꼭 자세히 볼 작정이다.


한 날 한시에 나서 한 손에 붙은 손가락도 그 길이가 다르듯 한 부모 슬하의 형제도 성격이 모두 다르다. 나는 흙, 나무, 잔디 등을 미리 준비해가 직접 산소를 찬찬히 살피고 부실한 곳을 돋우고 상한 곳을 다스리는 축이다. 하지만 아우는 미리 사람을 시켜 손질을 시켜놓아 아이들에게 손질 안 된 산소의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부모를 기리는 생각은 같지만 그 표현 양식이 틀릴 뿐이다. 가급적 아우의 말을 들어주긴 하지만 아무래도 삯을 주고 품을 산 결과는, 서툴지만 내 부모 내가 보살피는 손길만 하겠는가? 그래도 돋을 부분이 보이고 메울 부분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겨울 날씨는 '삼한 사미'라고 한다. 그리고 미세 먼지는 중국에서 왔다기보다 우리나라에서 자체 발생한 것이 주원인이며 그 원인 중의 하나가 '고등어구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한다. 이 나라의 통치자가 절대 중국의 눈치를 보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과학적 근거는 생략했다. 노나라 술 싱거운것 같은 말뽄새와 돌아가지도 않는 머리 씀이 고등어만도 못하다.


교회 잘못 나갔다 귀양 간 손암(巽菴)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고등어(皋登鱼) 또는 벽 문어(碧蚊鱼)라고 하는데 이 놈들은 2-3월경에 제주 성산포 근해에 몰려와 한 무리는 동해로 한 무리는 서해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단다. 서해로 올라가는 무리가 성해지면 동해로 가는 무리가 쇠해지는데 그 주기는 대략 40년 정도 된다고 한다.


아마 지난 40년 동안 모든 고등어는 서해로 올라갔고 거기서 중국의 모든 먼지를 머금고 우리 어부에 잡힌 것 같다. 그리고는 어머니가 손질해 냉장고에 넣어 두셨다가 꺼내 구울 때 그 미세 먼지를 전부 토하는 것일까? 꽁치나 삼치, 돼지고기 구울 때는 미세 먼지가 나오지 않을까? 해동되기 전 고등어로 머리통을 맞거나 굵은소금이 서걱서걱한 자반고등어로 귀싸대기를 맞아도 싼 일이다.



원래 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먹을 수 없는 식물에는 관심이 없는 성정인 나는, 성묘 전 보는 꽃시장은 큰 흥미가 없었다. 그러나 돌림병이 돌기 시작한 그해 봄, 볓은 유난히 밝게 부서졌고 작은 화분에 담겨 주인을 기다리는 아기 꽃 들은 유난히 말갛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발길을 옮겼다가 제 버릇 개 못준다고 나도 모르게 본색을 드러냈다. "먹을 수 있는 것도 있나요?" 이상하게 꽃을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습도 그렇지만 음성도 듣기 좋은 공통점이 있다. "허브" 어떠세요? 허브는 사탕 이름이 아니었다. 냄새가 가장 좋은 '로즈매리'를 데려가기로 했고 아담한 녀석 한포기를 차에 태웠다.


봉분을 꼼꼼하게 매만지고 산소 주변에도 푸짐하게 뗏밥을 먹이면서도 몇 줌 흙은 슬그머니 따로 챙겼다. '매리'의 검은색 플라스틱 화분을 바

꿔줄 요량이었다. 이 녀석은 꽃이 피지 않아 좋았다. 장미의 까다로운 허영심도 없었고 그래서 유리 덮개를 씌워줄 이유도 없었다. 그냥 그런 모습으로 무럭무럭 자랐다. 베란다 창고에서 화분을 뒤지다가 만난 어디서 왔는지 모르는 작은 인형 친구를 같이 놓으니 서로 잘 어울려 좋아 보였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등어는 미세 먼지 사건에서 잘못한 것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콧 털이나 기관지에도 걸리지 않고 삼겹살과 소주를 먹어도 효과가 없으며 몸 밖으로 배출도 되지 않고 체내에 축적돼 최근 내 뱃살이 늘어가는 원인이 된다는 미세 먼지는, 즐기던 고등어구이를 멈칫하게 했다.

질산염, 암모늄 이온, 황산염 운운하면서 공기 정화기를 사야 되는 근거로 사용되는 것도 듣기 싫고 인터넷 게임도 아닌데 버전 업 돼서 '초 미세먼지'까지 탄생해 '슈퍼 울트라 짱 미세먼지'의 소환을 재촉하는 것도 속상했다.




로즈메리의 원 뜻은 '바다의 이슬'이라는 뜻이다. 장미랑은 전혀 관계없다. 더욱이 허브 특유의 살균, 방충 및 소독 작용 효과도 만만치 않다고 했다. 원산지가 지중해 연안이라고 하니 소시지나 양고기와 함께 쓰이는 것도 이해가 갔다.


로즈매리가 어울린다는 소시지는 어릴 적 무척이나 고급진 음식이었고 유럽 출장길에서 맛보던 양고기는 색다를 풍미였다.


하지만 고등어는 우리 어려울 적 그 탱탱한 몸을 열어, 조림으로 찜으로 그리고 종로 뒷골목 탁주 집 구이 안주로 육신 공양을 대대로 이어 내려왔다. 지중해 연안의 허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장 싸고 흔한 생선이었다.




국민을 그렇게 위한다며 집값은 다락같이 올려 놓고 (세금도 올리고 혈압도 올려줬다) 신분증 가지고 줄 서 마스크 사게 하고, 백신 접종 글로벌 꼴찌의 위업을 달성하고도 매일 뭔가 신박한 발표 거리를 제공하는 집단의 고등어에 대한 음모는 탄핵되어야 한다. 고등어는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되어야 한다.



봉긋한 맵시의 로즈매리가 자라 바오바브나무 처럼 덥수룩해지면 그 향긋한 이파리를 몇 꼬집 딸 생각이다. 그리고 구운 고등어 위에 ' 바다의 이슬' 몇 이파리 올려 큼직한 고등어살에 어울리는 짝패를 만들 작정이다. 탁주 한 사발은 탁한 세상을 잊게 하는 나의 짝패로 역시 빠질 수없다.


그런데...... 로즈매리가 언제 자라려나?

고등어는 사다 놓았는데.......

제길 벌써 취한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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