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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Apr 07. 2024

인생이란 산을 등반하는 당신에게

2024.4.7

 벚꽃이 만개한 주말, 아깽이 1을 데리고 동네 뒷산에 올랐다.


 산을 올랐다가 내려오면서 문득 산을 오르고 내리는 행위가 인생과 매우 닮아 있음을 깨달았다.


 전문 산악인 누군가는 산에 오르는 이유가 산이 거기 있어서라고 했다는데, 나는 산을 오르는 이유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와 같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산을 오르지 않으면 괜히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힘을 빼진 않겠지. 하지만 올라갈 때 보는 풍경과 내려오면서 보는 풍경을 보지 못한다.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여서, 애초에 태어나지 않으면 인생의 모진 풍파를 겪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살면서 이루어 나가는 모든 과정 또한 겪지 못하고 그 이룬 것을 하나씩 보내주는 과정 또한 겪지 못한다.


 산을 오를 때와 내려올 때 보는 풍경은 같은 길인데도 사뭇 달랐다. 정상에서의 풍경은 잠깐이었다. 인생도 이와 같아서 무언가를 성취하면서 느끼는 기분과 다시금 그것을 내려놓으면서 혹은 나누면서 느끼는 기분 또한 다를 것이다. 또 성취의 정점에서 느끼는 감정 또한 찰나일 테고.


 나의 인생은 등산으로 치면 지금쯤 중턱 어딘가를 오르는 중이겠지. 올라갈 땐 힘이 들지만 그 힘든 등산을 하는 것처럼, 이왕 시작한 인생 이룰 수 있는 만큼 이루고 내려놓는 경험을 해 보련다. 그 과정에서 함께 등반하는 사람들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등정 과정을 음미하면서.


 아. 오늘 산행도 아이와 함께여서 행복했다. 또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잎과 쉬어가면서 먹은 홈런볼에도 행복했다. 지금 인생이라는 산을 등반하고 있는 그대도 봄날을 만끽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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