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아나의 정신과적 접근
첫째가 모아나에 빠졌다. 영화 모아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첫째가 마우이의 문신에 대해 궁금해했다. 첫째의 의문은 합리적인 것이었다. 문신이 아픈데 왜 마우이는 문신을 했을까? 사실 영화 설정상 마법의 문신은 마우이가 어떤 일을 겪으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지만, 그 또한 마우이의 정신을 반영한 것이라고 치부하고 아이에게 설명해 주다가 마우이의 정신역동까지 설명하게 되었다.
내용은 이렇다. 마우이는 남들에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한다. 이것의 기저에는 유기불안이 있다. 유기불안은 태어나자마자 모에 의해 바다에 버려진 것에 기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우이는 자신의 존재가 돋보여야 한다. 버려지기에는 너무나도 빛나는 존재여야 한다. 문신도 그러한 자기표현의 일환이다. 그 아픔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영웅적 신화들이 피부에 갑옷처럼 둘러싸여 있어야 한다.
정신역동 측면에서 문신은 소극적 자해로 경계성 인격에 자주 나타난다. 문신에는 부모에 대한 원망을 슈퍼에고에 의해 자기체벌하는 의미나 통증으로 자신의 경계를 명확히 하는 의미가 들어있다.
또한 마우이의 군중에 의해 띄워지고 싶어 하는 모습은 자기애성 성격과 닮아있다.
또한 마우이는 마법 갈고리에 집착한다. 마법 갈고리는 마우이의 모습을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하게 해 준다. 이것은 마우이가 여러 가지 가면을 쓰는 것과 같다. 하나의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모습으로 살고 싶어 하는 마우이의 심리를 나타낸다.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모습은 히스테리성 인격과 닮아있다.
이와 같이 유기불안에서 비롯된 마우이의 병리는 B군 성격성향과 매우 유사하다. 이 군은 경계성 성격, 자기애성 성격, 히스테리성 성격이 포함되어 있는데 마우이의 성격은 이 군을 모티브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이가 다섯 살이라 생략한 부분도 많고 쉽게 설명하고자 했다. 아이도 아픔에도 불구하고 그럴 수밖에 없었던 마우이의 처지를 이해한 것 같다. 마우이도 유기의 아픔이 없었다면 무리해서 테피티의 심장을 훔치지도 않았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