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로 여론을 조작한 떠들썩한 굵직한 사건으로 ‘국가정보원 여론조작사건’과 ‘드루킹 사건’이 있다.
국가정보원의 2012년 여론조작사건은 대통령 선거 직전에 벌어진 대선 개입 사건으로 국가정보원 소속의 심리정보국 요원들이 국가정보원의 지시에 따라 인터넷에 게시 글을 남겨 대통령선거에 개입한 사건이다. 이는 단순하게 게시 글을 조작한 것이 아니라 당시에 서울시장 선거와 맞물려 사건이 제보되고 여러 요원이 소환되어 조사를 받으며 시민운동을 촉발하기에 이른다. 이로 인하여 시국선언에 이르고 대학생과 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전국단위의 촛불시위로 번져 시정을 촉구하였다. 특히 이때 인천지역의 여론조사는 그 결과를 놓고 여론조사를 최종득표율에 반영한다면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상황이 나타난다. 즉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후보는 51.55%에서 47.27%로, 문재인 후보는 48.02%에서 52.3%로 나타나 반전현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당선 결과를 뒤바꿀 수도 있는 사안이라 충격이었다.
사실 여론조작의 역사는 훨씬 이전인 이승만 대통령과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빨갱이 논쟁은 주된 여론조작 행위다. 과거 정권에서 선거철이 되면 빨갱이에 대한 보도가 끊이지 않았으며 불안을 조성하여 자당이 유리하게 선거에 이용하여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박정희의 유명한 레드콤플렉스는 많은 민주인사를 가두고 고문하였으며 간첩으로 누명을 씌워 피해를 입혔다. 조작된 죄목으로 20여 년 만에 감옥에서 풀려난 사람들 이름만 열거해도 셀 수 없을 지경이다.
정치 성향의 글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은 그간의 우리 민주화의 역사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은 댓글의 업적이라 할 수 있다. 여론을 형성하는 주된 창구가 정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는 점점 세속화하여 댓글을 이용하여 사건을 일으키기에 이른다. ‘드루킹사건’은 자신이 속한 당과 국회의원의 당선을 위해서 킹크랩을 이용하여 여론을 조작하고 또한 이를 역이용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여론을 조작하는 것이 댓글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었다. 결국 댓글은 당선자를 바꿀 수도 있는 엄청난 권력을 가진 공룡이 된 셈이다. 댓글은 ‘좋아요’라는 간단한 키를 눌러주는 기능 하나로도 많은 의미를 담을 수가 있다.
저널리즘을 통해서 여론을 형성하거나 연설이나 대중적 집회를 통해서 여론몰이를 하던 시대에서, 댓글이라는 새로운 창을 통하여 여론을 만들어 낼 수가 있는 인터넷 온라인시대가 되었다. 이에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여론을 조작하고 이를 이용하며 자신이 원하는 사람을 당선시킬 수도 있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사실 여론조작은 여러 형태를 통해서 자행된다. 특히 여론조사를 통한 조작은 유명하다. 모든 여론조사가 조작이라 할 수는 없으나 여론조사를 통한 여론조작은 아직도 성행하고 있다.
특히 일본(왜국 倭國)은 자국의 역사와 관련하여 상당히 왜소한 태도로 많은 사건과 상황에 왜곡 현상이 두드러져도 적극적으로 고치려 들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사회에서 역사의 왜곡이나 조작은 손쉽게 일어난다. 일본의 선사시대 역사 조작은 너무 유명한 사건이다. 1981년 후지무라 신이치는 70만 년 전의 유물을 발굴했다고 발표하였다. 이후 1000여 점이 넘는 유물을 조작하여 20여 년간 발표하기에 이르고 결국 조작이라는 것이 20년이 지난 2000년 11월에야 밝혀진다.
문제는 이 사건의 전후에 일본의 태도다. 이를 전후하여 여전히 여러 역사왜곡을 시정하지 않으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더불어 일본의 역사계는 아직도 한국의 구석기 유물에 주목하면서 자국에서 그 유물을 발견하려 애쓰고 있다. 이는 선진의 역사로 조작하여 자신들이 처음부터 선진국이었다는 우월성을 드러내고자 하는 심리다. 아직까지 일본에서는 이렇다 할 구석기 유물이 없는 것이다.
강인욱의 『고고학여행』(흐름, 2019)에 의하면 후지무라의 조작은 단순히 한 고고학자의 공명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바로 자신들의 역사를 무조건 올리려고 하는 일본의 쇼비니즘적 시각과 야합한 결과이다. 후지무라가 유물을 파묻다 발각된 카미타카모리 유적은 사실 후지무라가 구덩이에 자기가 만든 석기 몇 개를 파묻은 것에 불과했다. 여기에 댓글로 열광하고 그 열광을 업고 역사왜곡은 사실인양 굳어갔다.
즉, 후지무라에 의해 이 석기는 70만 년 전의 구석기인들이 제사를 지낼 때 사용했던 유물로 변했다. 이 말이 맞다면 세계 최초의 제사유적이 발견되었다는 뜻이다. 세계 문명의 기원이 일본이며,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도(신토이즘)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뛰어난 종교라는, 극우세력의 입맛에 딱 들어맞는 얘기였다.
후지무라의 발견에 대한 이야기는 곧바로 극우 성향의 교과서인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니시오 간지 회장이 쓴 교과서 "국민의 역사"의 첫머리를 장식했다. 이 교과서에서는 후지무라가 발견한 유적을 첫머리에 내세우며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보다 연대가 앞선 문명이 일본에 존재했다"라는 여러 황당한 망언의 기반으로 활용했다.
이외에도 유독 한국을 견제하면서 일본은 고려청자 유약복원 조작, 목조미륵반가유상 조작 등 ‘역사왜곡의 나라’로 세계적인 오명을 얻었다. 이로써 일본의 역사학회는 세계역사학회에서 퇴출되었음은 물론 아직도 불신을 받고 있다. 잘못된 줄 알면서도 인정하지 않는 아베와 기시다를 포함한 지도자들의 행동은 일본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