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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는 먹고 싶은 포도청

by 휘루 김신영

떡볶이는 먹고 싶은 포도청 /김신영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는 말이

떡볶이를 먹다가 포도청에 걸려

삶이란 어쩜 떡볶이 먹고 싶은 거하고 같아

죽고 싶은 마음이 치닫는 데도 무언가

독하게 맵고 짜게 강렬한 고추장이

부질없이 머리끝을 당기는 것

가끔씩 떡볶이를 먹고 싶을 때

죽고 싶은 욕구가

졸깃하고 말랑거리는

포도청을 이기지 못한다

심심하다고 간지럽게 웃던 포도청

맵다고 매워매워 하면서 자꾸 먹는

헤어지고 싶은데 자꾸 만나는

너와 나는 떡볶이

죽고 싶은데 죽지 못하는 우리는

거머리처럼 인생을 꼭 붙들고

오늘, 맵찬 떡볶이를

먹다가 마주보고 웃는다


-시인하우스 창간호 202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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