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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발 강가

by 휘루 김신영

마음이 뻔뻔하고 굳은 사람을 만나고

말은 가시와 찔레와 함께 있어

전갈과 낙타와 함께 있어

나를 찌르고 물다가

또 향기를 뿌리고 사막을 건너다니


포로 5년이 제사보다 길고

예배당은 거리에 앉아 있고

두루마리를 선포하는 그발 강가에서

억센 찬 바람을 맞는다


처음부터 내가 입에 넣은 것은 두루마리 책

자욱자욱 향기나는 두루마리를 배에 넣으며

두루마리로 기름지게 창자에 채우며

이미 굳은 너의 이마는 지나가고

내 이마에 애급에서의 글자를 쓴다


네가 듣든지 안 듣든지

생물들의 날개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

생물곁의 바퀴소리 크게 울리든지 안울리든지

격한 영혼을 헌걸차게 파고들든지 아니든지


우리는

빌런이 된 자, 그를 각 뜨고

강가에서 핏물을 씻고

두 손을 높이 든다

부디 이 자를 내치소서


열린시학 2024 겨울호

**대통령을 탄핵하고, 말씀이 선포되는 거룩한 강에 선다. 백성에게 함부로 계엄을 선포하는 자 그를 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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