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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시울 Sep 29. 2023

함께 읽은 책들 세줄요약) 3. 역사, 인문사회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2, 개인주의자 선언, 로마인 이야기 7 등



<역사>

1. 로마인 이야기 3 - 시오노 나나미(한길사), 

    - 한니발을 이긴 전쟁기계 로마는 어디갔나 싶을 정도로 이 시기 로마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했지만,

       일보를 후퇴할지언정 끊임없이 이보를 전진하며 개혁과 제도정비를 이뤄나가길 잊지 않았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던 B. C. 2세기가 끝났을 때, 지중해는 어느 덧 로마의 '내해'가 되어 있을 수 있었다.


2.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1 - 아르놀트 하우저(창작과비평사), 

    - 천재와 걸작의 나열이 아닌, 한 시대의 사회와 문학과 신학, 경제를 통해 발현되는 예술의 흐름을 

       하나하나 짚어나가는 책. 그래서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중 '사회사'에 방점을 두고 읽게 된다. 

       특히나 예술사에서 상대적으로 경시되는 중세를 이렇게 꼼꼼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것이 참 귀하다. 


3. 대항해시대의 탄생 - 송동훈(시공사), 

    - 이베리아 반도를 장악하고 가장 먼저 해외로 뛰어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도전에서부터 

       그 도전이 끝나고 정체기를 맞으며 시작되는 두 나라의 몰락을 함께 그린 책. 

       긴 전란에 시달렸음에도 먼저 도전했고, 가장 큰 부를 얻었음에도 몰락하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읽을 수 있다. 





4.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2 - 아르놀트 하우저(창작과비평사), 

    - 긴 중세를 거치며 쌓은 경제력을 통해 예술적으로는 르네상스가, 정치적으로는 중앙집권형 국가가 탄생한다. 

       또한 예술을 향유하는 계층이 늘어나며 기술이 아닌 작품 그 자체를 중시하는 비평이 생겨나고, 

       지배층의 경제적 후원으로 인해 지도층과 신진 예술가들의 주도권 싸움이 시작된다. 쉽진 않지만, 즐겁다. :)


5. 로마인 이야기 5 - 시오노 나나미(한길사), 

    - 그렇잖아도 로마 역사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인데, 거기에 저자의 애정(....)이 한껏 더해져 

       온 마음을 담아(....) 쓴 글이다보니 여기서 시리즈의 재미와 시오노 나나미의 인기가 절정을 찍게 된다. 

       이런 슈퍼 히트작이 하나 나오면, 그 뒤부터는 작가가 쓰고 싶은 걸 마음껏 쓸 수 있게 되는구나 싶다. :)


6.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3 - 아르놀트 하우저(창작과비평사), 

    - 이번 책에서 하우저는 분열된 독일을 중심으로 시민주의 시기의 낭만주의 예술을 다룬다. 

       30년 전쟁으로 황폐해진 독일에서는 한편으로는 검소하고 질박한 시민예술이 주를 이루지만,

       그 와중에도 개인의 자아는 계속 부풀어올라 사회와 충돌 직전에 이른다. 그 끝이 어디일지는, 4권에서. :)





7. 로마인 이야기 7 - 시오노 나나미(한길사), 

    - 한 번의 은둔과 한 번의 암살과 두 번의 쿠데타. 단 50년만에 일어난 일이라는데서 아우구스투스 이후 

       초기 제정의 삐걱거림을 짐작할 수 있지만, 그래도 결국 로마는 공화정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누군가는 체제를 복구하고 보수해나간다. 변화를 감당할 수 없을 때까지 제정이라는 틀은 유효했던 것이다.  


8. 조선, 그 마지막 10년의 기록 - 제임스 S. 게일(책비)

    - 사실 진중한 표지나 소개글과 달리 이 책이 가진 최대의 경쟁력은 엄청나게 웃기다는 것이다.

       읽고나면 대체 이 양반이 선교사인지 만담가인지 구별이 안가는데, 그러고보니 비슷한 면이 있는 듯도 싶고. 

       그러면서도 이 땅의 사람들에 대한 감탄과 애정어린 시각 덕에 읽고 나면 훈훈함이 남는다. 


9. 혁명의 러시아 1891~1991 - 올랜도 파이지스(어크로스)

    - 불안정했던 초기 소비에트 체제, 유언마저 묵살당한 레닌의 죽음, 권력다툼, 별다른 사상적 방향 없이 

       긴 집권 기간 동안 철저하게 정치적 기술로만 일관했던 스탈린, 흐루시초프의 실각 이후 과거수호와 관리에만

       몰두했던 브레주네프와 후임자들까지. 단 한 번도 이상을 이뤄내지 못한 채 소모된 한 세기가 펼쳐진다.





<인문사회>

1. 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문학동네), 

    - 성역은 없다거나 균형적인 시각을 이야기하는 책은 많지만 실제로 그런 책은 거의 없고,

       실제로는 '우리 편을 뺀 나머지 모두'에게 성역은 없다고 하는 책이 절대 다수인 사회장르에서 

        양쪽 정치진영의 슬로건이 아니라 '감히', '양쪽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였다는 게 놀랍다. 


2. 어디서 살 것인가 - 유현준(을유문화사), 

    - 처마, 온돌, 대형쇼핑몰, 디디피 등 이제는 평가가 굳어져버린 건축물의 이면에 관한 이야기들. 

       전작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나 알쓸신잡에 나온 얘기를 그대로 가져온 것도 있고, 

       피라미드 얘기처럼 때로는 뜬금없이 너무 오버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입담만큼은 언제나 훌륭하다. 


3. 걸어다닐 수 있는 도시 - 제프 스펙(시공사), 

    - 자전거 도로의 확충이나 대중교통 체계 개편처럼 누구나 받아들이고 동감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도심에서의 과감한 속도제한(무려 30km을 주장한다!)과 노상주차 전면 금지 등 그게 되나 싶은 것까지 

       내내 강경한 어투로 차량통행에 더 많은 제약을 둬야 혼잡이 덜해진다고 주장하는데, 과연 그게 될지는. 





4.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 - 수 클리볼드(반비), 

    - 우선 무엇보다도 한국에서라면 나오기조차 쉽지 않았을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된 것부터가 놀랍고, 

       슬픔은 있지만 피해자에 대한 배려가 있고, 자기연민은 있지만 유족들과 화해하려는 노력이 앞서 보인다.

       미성년자인 테러범의 어머니라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신파나 가십으로 빠지지 않은 것까지. 좋은 책을 읽었다.


5. 현대정치의 사상과 행동 - 마루야마 마사오(한길사), 

    - 그 시기 지식인들 특유의 공산주의와 소련에 대한 막연한 동경만 걸러내고 읽는다면,

       수직적 가족주의를 통해 침투하는 파시즘의 위험성, 조작된 대중을 통해 역으로 국민의 뜻을 강요하는 모습, 

       소극적인 부작위로 일관하는 모습 등 시대와 국가를 넘어 우리에게도 뼈아프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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