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뜨거워질수록 주변에서는 슬슬 '올해는 이 지긋지긋한 다이어트를 꼭 끝내겠다'는 1월 새해에 다짐했던 목표를 똑같이 되새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실 '내 이야기다.'
다이어트란 뭘까, 단순히 몸무게가 몇 kg이 되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면 몸 둘레가 몇 cm가 되는 것일까?
사람마다 다이어트에 대한 정의는 다르지만, 내가 다이어트를 하기 위한 가장 큰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망가지고 있는 내 몸과 늘어가는 몸무게에 반비례해 떨어지는 체력 때문이 가장 컸다. 그래서 건강식으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했고, 영양제와 한약을 먹으며 건강과 다이어트 모두를 잡으려고 했다.
물론 지금이 내 인생 최고 몸무게를 찍은 것도 사실이긴 하다. 그런데 주변에서 다이어트에 대해 나누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50kg대의 여자분들에게 '뺄 살이 어디 있어, 넌 다이어트 안 해도 돼'라는 말을 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들의 키는 150cm~165cm로 다양했지만 일명 눈바디, 보기에 좀 말라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심지어는 '너는 너무 말랐어. 더 쪄야 돼'라는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거식증이나 살에 대한 과도한 강박으로 건강을 해치면서 빼는 분들의 다이어트는 반대하고 말리는 걸 이해하지만, 가장 많이 있는 평균 몸무게인 여자분들의 다이어트는 있는 그대로 듣고 충분히 응원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누군가는 40~50kg대 여자가 자신은 너무 살쪘다며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면 얄미워하거나 재수 없어한다. 그들의 이상향과 목표를 내 기준으로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면 어떨까.
나는 가장 평범한 '평균 몸무게'에 '평균 키'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평소 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건강상태는 당뇨의 위험이 있어 병원에서 조심해야 된다는 진단을 받았고, 몸무게에 비해 근육량은 현저히 적고 체지방량이 많아 체지방률에서 경도비만이 나왔다. 그런데 그나마 지방이 안쪽으로 쪄서 그런지, 겉으로 보기에는 그 몸무게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내가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하면 '네가 뺄 살이 어디 있어, 넌 안 빼도 돼'라는 소리를 들었었고 '야, 내 앞에서 그게 할 소리냐?'라는 장난 섞인 소리도 들었다. 그런데 나는 이게 칭찬이 아닌 부담이 되었고, 앞으로는 내 다이어트 계획을 주변에 말하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내 기준으로 상대방의 기준도내 마음대로 판단해버리는 경우'는 다이어트뿐만이 아니었다.이 이야기는 사실 내가 예전에 했던 실수이다.
내 친구의 집안은 내 기준에서는 굉장히 부유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입장에서는 부모님과 자신의 자산은 별개였고, 다니던 회사에서는 5년 동안 월급을 인상시키지 않고 동결시켜 미래를 걱정하고 돈이 없어 모아야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내 입장에서는 그런 친구의 돈 걱정과 돈이 없다는 말이 이해가 가지 않았고, '너네 집 돈 많잖아~' 라며 내 마음대로 판단해 버렸다.
사실 우리는 이것 말고도 굉장히 많은 일에서 우리 기준으로 다른 사람의 희망과 목표를 마음대로 판단하고 정해버리는 실수를 저지른다.
'넌 살 안 빼도 돼. 오히려 더 쪄야 돼'
'너 그 정도면 돈 많은 거야'
'너 그렇게 좋은 곳 다니면서 뭐가 힘들다고 투정해, 그 정도면 행복한 고민이다'
'그 정도 가지고 뭘 그러냐'
그 정도면, 너 정도면
도대체 그 판단의 기준은 누가 정한 걸까,
내가 바라는 희망과 욕구를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포기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욕심 내 보고 충분히 시도해보는 건 내가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도 다른 사람의 희망과 목표를 내 기준에 맞춰 판단하는 실수를 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이 더 많은 목표를 욕심내고 또 다른 걸 희망하고 때로는 투정도 부릴 수 있는 건 그들의 자유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