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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May 12. 2022

30대에 진로 고민을 하면 이상한 걸까?

하고 싶은 게 뭔지, 잘하는 게 뭔지 아직 모르겠다면


나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어



어느 날, 친구가 진로 고민을 털어놓았다.

우리의 나이가 어느덧 3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주변에는 진로나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수두룩 하다.


"진로 찾아주는 곳 없나..? 상담해줘서 내가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좀 찾아줬으면 좋겠어"


불과 1년 전만 해도 나 역시 같은 고민을 했었다.

나의 20대는 미술심리상담사로 시작해서 마케터를 거쳐 개인 사업을 건넜고, 결국 30대 때 다시 마케터로 돌아왔다. 어떻게 보면 계속해서 진로가 바뀌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지금의 30대 마케터 '나'를 만들어준 건 지난 진로의 흐름 덕분이었다. 그래서 나는 진로가 바뀌었다기보다는 진로의 흐름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술심리상담사의 대학원 진학과 실무 경험은 마케터로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소비자의 심리파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마케터의 기획 경험과 대행사와의 협업을 통해 추후 개인 사업을 했을 때 사업의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컨트롤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결국 지금의 내 경험과 경력이 되어, 예전보다 더 높은 안목과 식견을 가질 수 있었고, 더 좋은 선택을 더 빠르게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진로를 찾는 건 참 어렵다. 하지만 나 스스로 찾아야 후회가 적고 만족도가 높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그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한다면 가장 이상적인 결과겠지만 아쉽게도 그러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우선 이런 방식으로 진로를 찾아보는 걸 추천한다. 참고로 이 방법은 내가 개인적으로 진행했던 방법으로 진로 찾기의 정답이 아닌 진로 찾기의 수많은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1.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 찾기


'나'의 진로를 찾기 위해서는 먼저 '나'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각각 적어보고 교집합을 찾아낸다. 이때,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전부 적어주는 게 좋다. 내가 잘하는 것에 대해 너무 기준을 높게 세우지 말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면 적어주자.







2. 교집합에 모인 것들과 관련된 직업들을 찾아보고, 그 직업들에 대해 분석해 본다.



교집합과 관련된 직업들은 분명 무수히 많겠지만, 정확하게 어떤 명칭으로 불리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찾아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때, 구직사이트를 둘러보면 좋다. 구직사이트에는 다양한 직업과 직무에 대해 적혀있고, 어떤 자격증을 선호하는지 어떤 경력을 우대하는지도 적혀있다. 그래서 그 정보들과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과 가능성을 비교해서 앞으로 어떤 걸 더 채워나가야 할지, 어떤 능력을 활용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또한, 내가 준비하기에 다소 무리가 되는 기준이라면 과감하게 그 직업포기하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예를 들어, 필수로 해당 학과를 나오고 해당 자격증을 따야 한다는 등 지금부터 몇 년은 더 투자해야 하는 일 등은 실적으로 생각하고 더 냉정해져야 한다. 지금의 내 나이,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들 그리고 그 몇 년을 투자할 만큼 그 직업에 대한 열망이 있는지 등을 따져보아야 한다. 무언가 망설여진다면 그만큼 확신이 없다는 뜻이기에, 그럴 땐 과감하게 포기한다. 왜냐하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는 생각보다 굉장히 많기 때문이다.



3.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유료 상담을 받는다.



'나'에 대해 알아보고 교집합에 관련된 직업들도 추려냈다. 그리고 그 직업들 중에 탈락시킬 건 탈락시키고 남은 직업들에 대해서는 나 스스로 정보를 찾아보고 정리해 본다. 그다음 그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가 실무에 관한 조언과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듣는다. 이때, 중요한 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친구'가 아닌 '모르는 사람'이어야 하며, 어느 정도의 비용이나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능하면 메시지나 전화보다는 직접 1대 1로 만나서 상담을 하고 그 자리에서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필기하는 게 좋다.


워렌 버핏과의 점심식사는 '54억 원'에 낙찰된 적이 있다. 그만큼 사람과의 대화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은 무수히 많으며, 그 시간과 기회를 소중히 여기고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친구'보다는 '나와 친분이 없는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제대로 요청을 드리고 보다 진지하게, 보다 적극적으로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낸다. 이때, 조언을 해준 상대방에게 그만한 값어치를 제공해야 함은 당연하다.



4. 우선순위를 정한다.



네 번째 방법은 진로에 대한 나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이다.

한 번은 그런 적이 있었다.  '내 친구가 너 하는 일 궁금하대. 미술심리상담사 그거 돈 얼마나 버냐는데?'

나는 건너 건너 질문을 전해 받았고, 그 질문을 받고 다소 당황스러웠다. 그 사람에게는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판단하는 기준이 '돈'인가 싶었다. 왜냐하면 다른 질문은 없었고 단지 얼마를 버는지에 대한 질문뿐이었다. 그리고 그 답변을 전해주자, 진로를 바꾸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람마다 진로에 대한 우선순위는 다르다. 누구는 '돈'이 될 수 있고 누구는 '명예'가 될 수도 있고, '보람', '정년 기간', '복지', '재택근무' 등 다양하다.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 있기에 충분히 우선순위를 따져보고 타협해 본다.


하지만 우선순위를 먼저 정하기 전에 1번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의 교집합 찾기'부터 순서대로 진행하는 것을 추천한다. 왜냐하면 우선순위부터 잘못 정해버리면 내 성향과 맞지 않아 직업만족도도 낮고 금방 이직이나 퇴사를 고려해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5. 나의 진로를 꼭 하나로 단정 짓지 않는다.



내가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동시에 충족되고, 돈도 많이 벌고 일하기 쉬운 그런 꿈의 직업은 아마 1%도 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 모든 기준에 다 맞는 진로를 찾기 위해 괴로워하지 말자. 한 번뿐인 인생인데 내가 잘하는 일로 돈도 적당히 벌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취미로 삼아 N잡러가 되어도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일 8시간씩 주 5일을 채워야 하는 의무도 없으며, 성과를 내지 못해 부담이 생기는 일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될 때 조금씩 해보면 된다. 나 역시도 글을 쓰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지만, 이 일을 직업으로 삼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앞서 말한 내 능력과 우선순위 기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않는다고 그 일을 평생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내가 하고 싶을 때 좋아하는 일을 하며 충분히 행복해한다.







나는 사실 20대 때만 해도, 진로 고민은 10대나 20대 초에만 하는 줄 알았다. 30대는 쭉 그 직업을 유지하면서 그냥 살아가는 어른인 줄 알았는데.. 20대의 방황을 거쳐 30대의 사춘기를 넘어 그렇게 삶이 이어지는 30대의 삶 꽤나 현실적이었다. 때로는 긴장도 고 고민도 많지만, 그렇기에 설렘이 있고 매일매일이 살아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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