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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Dec 22. 2021

친구를 싫어하면 나쁜 사람일까?

인간관계의 늪


착한 아이 콤플렉스


착한 아이 콤플렉스(good boy syndrome)는 가토 다이조(加藤諦三)의 자녀교육서 『착한 아이의 비극』에서 제안한 신조어로, 타인으로부터 착한 아이라는 반응을 듣기 위해 내면의 욕구나 소망을 억압하는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심리적 콤플렉스를 뜻한다. 이러한 형태는 유기 공포(fear of abandonment)를 자극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어린이의 기본적 욕구인 유아적 의존 욕구를 거부하고 억압하는 방어기제로 탄생한다. 이는 바르게 해결되지 않아 그대로 성장하게 된 어른에게는 '착한 아이' 대신 '착한 여자, 착한 남자, 좋은 사람' 등으로 바꿔 부르기도 한다. 주로 '착하거나 말 잘 듣는 것은 좋은 것, 착하지 않거나 말 안 듣는 것은 나쁜 것'으로 규정하는데 이는 타인의 판단을 절대적으로 내면화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은 "착하지 않으면 사랑받을 수 없고 버림받을 것이다"는 믿음의 바탕에서 생성된다. -출처 : 위키백과


  나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고 함께 무언가를 이루어나가는 게 즐겁다. 그런데 간혹 가다 나와 맞지 않거나 나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을 보면 피하기도 하고 싫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누군가를 싫어하는 건 나에게 너무나 큰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그 싫어하는 사람이 내가 한때 굉장히 아꼈던 친구일 때는 더더욱.


  그래서 친구와 기분 나쁜 일이 있어 힘들어도 주변에 잘 말하지 않고, 나 혼자 합리화하며 감정 정리를 하거나 그 친구와의 인연을 그냥 놓아버린다. 때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대화를 통해 푸는 경우도 있지만 그 대화로 해결되지 않을 때는 싸워 이기기보다는 그냥 각자의 길을 선택하며 친구가 더 이상 다가오지 못하도록 벽을 쳐 버린다. 그러다 이런 내 모습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또 다른 친구에게 고민상담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 그런데 싫어하는 친구의 이름을 밝히기가 어려웠고, 그 친구가 나쁜 게 아니라 그냥 이러한 점이 너무 서운하고 상처가 된다며 자꾸만 방어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사실은 맞는 말이다. 그 친구는 나쁜 의도로 내게 일부러 상처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선천적 기질이 다르듯 표현하는 방식과 가치관이 다를 뿐. 나는 그 친구의 가치관과 표현방식에 홀로 상처 받아 거리를 두려는 편이었고, 그 친구는 내가 피하려는 이유를 알지 못해 당황스러워하고 때로는 눈치채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고민을 들어준 친구가 해준 말이 내 답답한 마음을 조금씩 깨뜨렸다.


"누군가를 싫어하는 게 왜 나쁜 거야?"

"사람이니까 누군가를 좋아할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지. 그건 당연한 거고 나쁜 게 아니야."


  나는 모든 사람을 포용하고 사랑하는 사람이 되려고 했던 걸까? 아니다. 그제야 내가 생각하는 착한 사람의 기준이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을 싫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나는 나쁜 사람이니까 나를 안 좋게 볼 것 같았고, 결국 주변 사람들이 떠나갈 거라는 불안감이 컸다. 내가 지금껏 잘못 정의했던 착한 사람은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건 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족쇄가 됐고, 나를 목 졸라 점점 메마르게 했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이 힘들다. 하지만 이제 그런 '나'를 나쁜 사람이라고 칭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라 이런 감정이 당연한 거니까, 그냥 마음껏 싫어하고 미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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