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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Mar 21. 2022

카톡 차단을 해도 단체톡에서는 왜 보이는 걸까?

인관관계, 피하기보다는 흘려보내는


카톡 차단의 허점



일상생활을 하다 보면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 피하고 싶은 사람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는 차단을 한다. 그 사람의 메시지가 나에게 오지 않도록. 그리고 내 프로필 사진을 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그렇게 소통의 벽을 쌓아 막아 버린다.


그런데 그건 1:1의 상황에서만 가능한 이야기이다. 단체 카톡에 들어가면 차단을 한 사람이 쓰는 메시지가 나에게 보인다. 심지어 내 메시지에 그 사람이 답장을 쓰기도 하고, 차단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의 상황이 된다.


그래서 사실 불만이었다. 

그런데 그 단체 카톡을 나갈 수도 없었다. 한 사람을 피하고 싶어 모두와의 인연을 끊기는 싫었다. 그리고 그 단체 카톡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들과 추억들이 있었기에 피하기보다는 그냥 흘려보내기로 했다.






물론 처음부터 쉬운 건 아니었다. 처음에는 그 사람이 쓰는 메시지가 자꾸 신경 쓰여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기분이 나빠 그 메시지에 반박하는 글을 쓰려했다. 하지만 이제 흘려보내기로 했으니 아예 내 눈에 보이지 않게끔 지워버렸다. 감정이 생기기 전에 메시지를 보는 순간 즉각 지워버리니 그 감정이 커지지 않고 금방 사그라들었다. 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이제 그 사람이 하는 말에 예민해지지 않고 신경이 곤두서지도 않았다. 그리고 이젠 메시지를 지우지 않아도 그냥 흘려보낼 수 있었다.


"혼자 있고 싶으니까, 다 로그아웃 해주세요"


한 때 인터넷에서 유행했던 코믹한 멘트가 떠올랐다. '차단'을 하는 건 좋다. 누구든 소통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고 상황이 있을 수 있으니. 하지만 단체생활에서 나 말고 모두를 로그아웃시킬 순 없으니 흘려보내서 내 감정을 지키는 건 어떨까. 나는 이 연습을 통해 예민하고 뾰족했던 감정이 서서히 깎여나갔고, 그렇게 내 감정을 지키는 중이다. 어쩌면 '무뎌지는 건' 내 감정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아닐까.






사진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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