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ㅂ ㅏ ㄹ ㅐ ㅁ Mar 06. 2024

한 김 식은 이야기




림태주 에세이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 필사 





[나의 삶을 설명하는 일]

얼마나 될까?
확실한 진실들이, 분명한 이유들이.
그걸 다 말할 수 없어 어떤 이들은 최선을 다해 설명하고,
어떤 이들은 그만 입을 다물어버린다.
이해할 수 없는 세상의 일들 때문에
어떤 이들은 숨은 듯을 찾아 순례를 떠나고,
어떤 이들은 은유법을 배워 시를 쓰고,
어떤 이들은 눈물바다를 응고시켜 소금을 만든다.
나는 납득되는 슬픔일 수 있게
들키는 삶이기를 바란다.

                                          <너의 말이 좋아서 밑줄을 그었다>_림태주











내 이야기를 안주거리로 가져가려는 이가 아닌, 

받아들이고 흘려보낼 수 있는 이에게 들키고 싶다.


알아차려주길 바라면서도 

섣불리 아는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복잡한 감정이 오르내리면서 

앞에 앉은 이가 안전지대인가 살핀다.


누군가는 자신의 고민을 잘게 쪼개 잘 말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자신의 고민이 뜨거워 

끌어올리는 동안의 열기를 견뎌야만 한다

뱉어내면 이내 차가워질 이야기지만 

꺼내면서 데인 상처가 아물기 전에 

별것 아닌 취급을 받을까 두렵다.


들키고 싶은 이를 찾듯이, 

들키고 싶어지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들키고 싶은 첫 번째 사람은 

이리저리 둘러봐도 나만한 사람이 없다.

안전지대는 셀프였다.


내게 나를 들키는 순간 

숨바꼭질을 멈추고 

세상을 나선다.





이전 29화 나는 생강이 많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