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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현 Jan 09. 2023

문제를 보기만 해도 두렵다

수학시험을 망치는 20가지 이유

'이건, 못 풀 것 같아...'


수학 문제를 본 순간, 가슴이 두근두근 뜁니다. 알파벳과 그리스 문자, 한글과 수식이 마구 뒤섞인 이해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취미로 수학 문제를 푸는 사람들은 이런 쿵쾅거림이 덜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장 중간고사를 봐야하는 학생들에겐 이건 꽤 큰 두려움으로 느껴질 것입니다.


학생들에게 수학 문제를 주면 학생들의 반응은 다음과 같이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문제를 잘 이해한 후 풀려고 시도하는 사람. 둘째, 아리송한 문제를 계속 읽기만 하는 사람. 셋째, 수학문제의 전체적인 외형을 보고 풀 수 없다고 판단하고 문제를 읽어내기 보다는 한글과 그림과 알파벳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자존감을 깎아먹는 사람...


두 번째, 세 번째 반응을 많이 보인 학생일수록 수학문제를 받는 순간 '못 풀지도 모른다' 혹은 '100% 못 풀거야'라고 생각합니다. 그 불안감에 가슴이 답답해지니까 문제를 이해하는 데 머리를 쓰지 않고, 그 불안을 관리하는 데 에너지를 쓰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수학 문제 해결의 실마리는 점점 문제 속으로 숨게 됩니다. 한껏 집중해서 문제의 맥락을 읽어내야 하는데, 맥락은 커녕 빠르게 뛰는 맥박에만 집중하게 되는거죠. 해결책을 더욱 더 찾기 어려워집니다.


네, 이건 다 긴장감 때문입니다. 못풀면 어쩌나 하는 긴장감 때문에 진짜로 못푸는 상황이 오는 겁니다. 아무리 쉬운 문제라도 옆에서 누군가 쳐다보고 있으면 잘 안풀리지 않습니까. 충분히 풀 수 있는 문제라도 100점 만점 시험에서 한 문제당 25점이라고 하면 펜이 덜덜 떨리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수학 문제를 풀어야 하는 사람에게 과도한 긴장감을 심지는 말아야 합니다. '너 이거 못풀면 내신 끝나는 거야', '이것도 못풀면 넌 정말 바보야' 라고 하면 정말 바보가 됩니다.


문제를 푸는 사람도 '못 풀면 어쩌나'하는 과도한 불안감을 가지지 않아야 합니다. '못 풀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을 가지고 수학 문제를 읽는건 '나는 이 문제를 못푼다, 못푼다, 못푼다'하는 주문과도 같습니다. 못푼다 생각하면 정말 못 풀어요. 풀면 푸는 거고, 못 풀면 다시 공부해서 풀어내면 됩니다. 세상 수학문제를 다 풀 줄 알면 지금 당장 카이스트로 가면 됩니다. 못 푸니까 지금 공부하고 있는 거고요. 못 푸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게 자연스러운 거죠.


그러니 수학 시험을 잘 보고 싶다면, 자신감을 가지세요. 수학으로 나를 압박하는 사람들로부터 자유로워지세요. 그러고 나서 자유롭게 한글과 알파벳과 그리스어와 수식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공부해봅니다. 그럼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수학의 핵심적인 힌트를 발견할 수 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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