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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이 Nov 03. 2020

철학력,  전체를 통찰하려는 생각 습관

씨앗5. 코끼리 전체를 보는 통찰력


 

 벌레가 세계의 종말이라고 비관하는 것이

실제로는 나비로의 탄생일 수 있습니다.

생각하는 것에 따라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일단 열린 마음으로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을 경험한 사람들에게는 그 상황을 모면하게 했던 숭고한 노력으로 인해 갖게 되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이 나중에는 큰 힘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합니다. 그것은 지난 경험이 통찰의 힘으로 합쳐졌을 때의 큰 힘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 노력들이 가슴에 자랑스러운 기억으로 남아 자신의 자신감을 북돋기도 합니다. 주어진 위기에 불만만 품은 채로 좌절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야합니다. 전체를 파악하면 더 멀리 내다보게 되고 꾸준하게 나아가는 실천력 있는 생각 습관도 키우게 됩니다. 그 생각 습관이 전체를 통찰하는 생각 습관입니다.

 <일곱 마리 생쥐 이야기>는 '전체를 통찰하자' 얘기의 단골 이야기입니다.


 일곱 마리  눈먼 생쥐가 연못가에서 아주 이상한 것을 발견하고는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서 요일마다 다른 색깔의 생쥐가 알아보러 나갔습니다.

월요일 빨간 생쥐는 그것이 '기둥'이라고 합니다. 화요일 초록 생쥐는 그것이 '뱀', 수요일 노란 생쥐는 '창', 목요일 보라색 생쥐는 '낭떠러지', 금요일 노란색 생쥐는 그것을 ‘부채’라고 하며 살랑살랑 움직인다고 합니다. 토요일 파란색 생쥐는 ‘밧줄’이라고 하였습니다. 분명 같은 것을 보고 왔는데 눈먼 생쥐들은 자신이 본 것에 대해 서로가 자신이 맞다며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계속해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었던 하얀 생쥐는 이상한 물체의 부분이 아니라 전체를 꼼꼼히 살펴본 후, 그것이 코끼리라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우리가 일부분을 보고 그 전부를 안다고 착각하는 것을 다른 색깔의 생쥐들은 그림으로 말해줬습니다. 파란 생쥐는 그것을 파랗게 보고, 빨간 생쥐는 빨갛게 보고, 그리고 각자가 다 자신이 판단한 대로 상상한 물건이라고 우겼습니다. 부분만 알고서도 아는 척할 수는 있지만 참된 지혜는 전체를 보는 데서 나온다는 교훈이었습니다.그 아주 이상한 것(?)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모든 생쥐들의 부분 부분을 통합해서 통찰해보면 나옵니다.

기둥(다리)처럼 튼튼하고,

(코)처럼 부드럽게 움직이고,

땅떠러지(머리 꼭대기)처럼 높다랗고,

(상아)처럼 뾰족하고,

부채(귀)처럼 살랑거리고,

밧줄(꼬리)처럼 베베 꼬였어.


전체를 말하자면 이건 코끼리인 거죠.


 우리도 대부분은 자신의 선입견에서 아님 자신이 생각하는 일반화된 틀에서 생각을 그치기 쉬운 생각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껏의 경험 안에서, 어느 일부분 그래 왔던 것이 전부인 듯 착깍하는 것도 많습니다. 그런 것들을 돌아보게 하는 동화였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전체를 통찰하려는 생각 습관을 가져야겠다고 반성해 보았습니다.


컵에 물이 반이 있을 때, 컵에 물이 반이나 있다고 긍정하면서 마시면 만족감이 큽니다. 그리고 물맛을 아는 이는 컵에 물을 더 채우기 위한 다른 시도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물이 반밖에 없다고 불평하며 안 마시거나, 부정적으로 여기고 마시지 않을 때, 자신에게 주워진 것을 비극으로 여기게 되면서 삶의 많은 부분을 비극으로 감염시킵니다. 심한 자기 암시가 통하기 때문이죠.

 

 책냠냠이들은 선과 악의 흑백논리에 젖어 있을 때가 있습니다. 책의 주인공들을 모두 선과 악으로 구분 짓는 생각에 빠지거나, 좋고 싫고의 관점으로 바라보려 합니다. 사람마다 모두 악한 면과 선한 면을 가지고 있는 거지요. 천사에 비하면 모두가 악한 일면이 있는 거고, 악마에 비하면 모두가 선한 일면이 있는 거지요. 때로는 상황에 따라 누가 천사인지 악마인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철학이 생겨난 것이겠죠.

 

그런데 책냠냠이들은 자신의 생각이 다인 줄 알고, 책 속 주인공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계속 고집을 피워서 주장하려고 합니다. 그 생각을 변화시켜 반대편인 듯한 친구의 생각과도 합쳐져서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기 위해 독서교실이 있다고 얘기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더 좋은 생각이 심어지고 더 구체적인 생각 습관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득시키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는 책냠냠이들도 많습니다. 그런 책냠냠이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생각도 진화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각자가 심은 생각 씨앗들에서 (서로가 물을 주면서) 새롭게 생각새싹으로 틔우고 (책 내용을 토론하며) 생각 뿌리내리고 (자신의 생각을 다시 돌아보며) 생각 줄기 뻗치고 (독후활동, 자신의 꿈의 관점, 계획의 관점, 구체적으로의 실천방향)으로 생각꽃 피우기를 하지요. 올바른 생각씨앗을 틔우고 생각열매를 맺어 생각습관을 바꾸고 생각에 날개를 다는 과정이야말로 책냠냠이들에게는 선물입니다.

 

 그렇게 가장 빨리 생각의 진화를 인간이 했기에, 지구에서 모든 동물을 지배하고 살고 있노라고. 그러니 생각의 진화를 잘하는 사람들에게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자신의 생각을 진화시키려는 열린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의 생각의 진화과정을 발표하는 수업도 했습니다. 물론 생각의 진화가 잘 안된다고 뭐랄 수는 없습니다. 책냠샘도 그렇게 빠르게 생각의 진화가 되는 사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제의 나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발전하면 손뼉을 쳐주는 일이 제가 하는일인듯 싶습니다.

 

 서로의 생각이 복잡하게 관계를 맺을수록 새로운 생각으로 진화하기 쉬워지기 때문에 복잡하게 얘기를 주고받는 토론을 거부하지 말라고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더욱 전체를 보는 통찰의 눈을 기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들려주는 이야기 중에 브레이트 단편 <코이너 씨의 얘기>도 있습니다. 아무리 복잡한 가위질을 했어도 월계수 나무를 월계수 나무답게 해야 하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 되겠지요.


 K 씨는 언젠가 어떤 정원사의 집에서 일한 적이 있었답니다. 정원사는 K에게 가위를 하나 주고 월계수 하나를 전지 하라고 했대요. 그 나무는 화분 속에 심겨 있었는데 축하행사용으로 빌려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야 했지요. K는 즉시 제멋대로 뻗은 가지들을 잘라내기 시작했지만, 둥그런 모양을 만들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좀처럼 그렇게 되지 않았답니다. 한 번은 이쪽을 너무 잘라냈는가 하면 이번엔 저쪽을 너무 잘라내는 식이었지요. 마침내, 둥그런 모양이 되었을 때, 그 둥근 모양은 매우 작아져 버렸습니다. 그 정원사는 실망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아, 이제 둥그런 모양이구먼. 그런데 월계수는 어디 있지?' " 

너무 동그란 형식을 신경 쓰다가 월계수 나무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나무가 되어버렸다는 얘기겠지요. 보이는 겉모양에 너무 신경 쓰다가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나의 세계는 모든 것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이 노력 없이 저절로 이뤄지지 않으며, 큰 댐도 하나의 빈틈에서 뚫려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절묘한 모든 것의 조화를 위해 우리는 전체를 통찰하고 있을 때 생각하는 목적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나치게 자신의 감정에 몰입하지 않고 타인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게 되고, 그 생각의 현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본질에 눈길을 줄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책냠냠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몰입되어 갈피를 잃을 때 그렇게 묻지요. 그래서 결국 하고 싶은 얘기가 뭐였죠?

 

 다음으로 책냠냠이들이 자주 실수하는 생각습관은 어떤 책을 키워드 몇 개로 생각을 멈추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이 책에 대해 정리한 키워드 몇 가지로 기억하기 때문에 나중에는 그런 키워드로 인해 생각이 발전하지 않는 경향이 생기곤 했습니다. 물론 책마다 작가가 말하려는 뚜렷한 한 두 가지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긴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만을 위해서 작가가 책을 쓴 것은 아니겠지요. 독자가 그 생각들을 더욱 세분화시키고 다른 생각과 상상으로 나아간다면 그 책 한 권은 다른 모든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책의 생각을 다양하게 응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책 안에서 생각을 멈추지 말고 자신의 생각들과 결합시키고, 자신의 상상으로 다른 생각도 해보는 거지요. 그러면 동화를 그렇게 단순하게, 간편하게 접근하는 태도를 버리게 됩니다. 물론 작가의 생각을 존중하고 흡수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그 작가의 생각이 하나의 틀이라고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해보기,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따져보기를 했을 때는 어떤 범위 안에서 생각을 멈추지 않고 틀을 뛰어넘는 자신의 생각을 세우게 되기도 합니다.

 

또한 스스로 생각해보는 힘을 키우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는 태도를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서 묻지요. 네가 스스로 내린 결론은 뭐지요? 선생님에게 의지하지 말고 네가 스스로 내린 생각의 힘이 더욱 대단한 생각 습관이거든요. 다른 비평가들의 꼬리 붙이기 식 생각만 따라가지 말고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을 처음에는 아주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생각 수첩에 독서 수업이 끝나고 갖게 된 의문들을 써나가도록 권해보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면 조금씩 조금씩 생각을 모을 수도 있겠지요. 착실하게 생각을 모아가는 냠냠이들은 별로 없었지만, 그 수첩을 채우는 책냠냠이의 생각력은 계속되는 감탄사와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됩니다.


 미래엔 인공지능과 사람들이 공존해야 하는 시대가 오겠지요. 그렇다면 인공지능을 넘어서는 인간 고유의 차별 능력이 무엇일까요? 저는 철학력이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그 철학력이 바탕이 될 때 창의적인 실천 방안들이 따라올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실천방안들이 책냠냠이들의 미래를 열어가게 될 것입니다.

 

  대체적으로 책냠냠이들은 전체를 통찰하는 힘이 약합니다. 그래서 통찰을 방해하는 생각 습관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이 독서수업인 것 같습니다. 생각을 더 모으고, 더 꿈꾸는 목표에 비추어 자기만의 방식으로 생각을 가공, 편집도 하고 그 생각을 일상에서 실천해나가면서 스스로 결론을 맺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 자신에게도 자주 되뇝니다.

전체를 통찰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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