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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May 05. 2024

직장인들이 우울할 수밖에 없는 이유

직무자율성, 잡크래프팅 기회를 넓혀줘야


현대인들이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는 정신건강 중 하나! 내버려 두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질 수 있는 중요한 증상! 바로 우울감이다. "우울"은 슬픔, 자기혐오, 에너지 고갈, 동기와 집중력 상실과 같이 부정적인 정서 변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이 발달하고 사회구조가 복잡해짐에 따라 급속히 변화하는 사회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우울감은 생물학적 요인, 사회적 요인(SNS 포함), 개인 특성적 요인 등 참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울감의 증상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인지적, 정서적, 동기적 증상으로 구분하여 살펴봐야 한다. 먼저 인지적 증상으로는 자신과 주변상황 그리고 미래에 대해 비관하거나 절망적이라고 인식하는 경우이다. 정서적 증상은 자신과 관련한 대부분의 활동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쉽게 낙담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만족감이 낮아서 스스로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마지막으로 동기적인 면에서 주위 대부분의 일이나 상황에 무관심하고 의욕이 낮기 때문에 신체 에너지 수준도 상당히 낮다.


이러한 우울은 직장인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우울감을 느끼는 직장인들이라면 일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보일 수밖에 없다. 실제 영국에서는 15~30%의 직장인이 직무를 허면서 정신건강 문제를 겪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통계청이 2020년 실시한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구의 약 54.7%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그중 직장생활에서의 스트레스가 73.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직장인이 우울감을 느끼는 이유는 참 다양하다. 그중에서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우울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기한에 대한 심리적 압박, 업무과중에서 오는 압박, 높은 업무 난이도에 느끼는 심리적 압박, 자신과 맞지 않는 업무환경, 고용주나 상사의 높은 기대와 성과에 대한 압력, 인간관계에서 야기되는 다양한 갈등, 경제적인 압력 등이 모두 스트레스에 해당한다.


또 가정과 일 간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혼의 직장인의 경우 직장과 가정 모두에 과도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면 일-가정 사이에서 갈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 지나치게 일 중심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면 사회적 활동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사회적 고립감이 생겨 우울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일과 가정, 일과 여가의 균형이 중요하다.




회사에서는 상황을 지배할 수 없기 때문에
직장인 우울감이 생긴다


일하는 업무환경을 생각해 보자. 직무 스트레스가 없기는 불가능하다. 실제로 직무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해 우울증 위험이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과연 어떤 업무환경이 특히 우울감을 높일까?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업무에 대한 중압감이 직장인 우울감을 높인다고 한다. 특히 업무중압감은 충족해야 할 기대치가 너무 높은데 반해 결과에 대한 지배력, 통제권이 취약한 환경에서 느낀다(Stephen Standfeld and Bridget Candy, 2006). 중압감은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 모두가 느낀다. 예를 들어 공장의 생산라인에서 자신이 생산속도를 조절할 수 없을 때 느끼는 기분도 중압감이다. 사무직 직원원들의 경우 밀려드는 이메일이나 서둘러 처리해야 할 많은 업무들도 중압감이다. 기술의 발달로 야기되는 중압감들이 참 많다.



우울증과 관련한 둘째 요인은 노력과 보상의 불균형이다. 열심히 일 했음에도 상응하는 보상을 충분하게 받은 경우가 많은가? 우리는 대부분 노력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인정과 보상을 인식한다. 이렇기 때문에 적당히 노력하며 지나면서 무기력감을 경험한다. 장기적으로는 이런 불균형감이 우울을 초래하기도 한다.


중압감이나 보상 불균형 모두 자신이 상황을 지배할 수 없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즉 상황을 지배할 수 없다는 데에서 직장인 우울감 문제의 근본 원인이 있다.


어떤 업무환경이
우울감을 낮출 수 있을까?

회사라는 곳에서 직장인들은 상황을 지배할 수 없다. 역간의 조정 정도가 허용될 뿐 대부분 주어진 상황에 따라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를 생각하면 우울해지고 회사만 가면 무기력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조직관리자, 리더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이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 리더나 조직관리자 역시 구성원의 일부로서 같은 우울감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을 테니 말이다)


첫째, 직무자율성(job autonomy)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직무자율성은 자신의 일을 계획하고 절차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직원들에게 허용된 자율과 독립적인 재량권의 정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일과 관련해서 의사결정 권한이 얼마나 보장되고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자율성은 업무환경 중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직무자율성은 의사결정(decision-making) 상의 자율성, 업무계획(working scheduling) 상의 자율성, 업무방식(working method)의 자율성이 있다. 하단의 진단문항을 통해 업무환경을 파악해 보길 추천한다.


둘째, 잡 크래프팅(또는 직무재창조; job crafting)의 기회를 넓혀주는 것이다. 잡크래프팅은 직원 자신이 해야 하는 일과 필요한 자원을 맞춤화하면서 일의 범위와 방법을 조정하는 것이다. 자신의 일과 개인적인 선호도에 맞게 업무환경을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 일의 의미를 생각하기 만든다.



잡크래프팅은 과업 크래프팅, 관계 크래프팅, 인지 크래프팅으로 구분된다. 우선 과업 크래프팅은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나 경험, 방법 및 프로세스 등의 자원을 확보하고 그 영역을 충분히 넓히는 것이다. 관계 크래프팅은 일을 둘러싼 사회적 영역으로써 업무 수행에 필요한 사람들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동료, 상사 또는 고객 등과 상호작용을 통해 더 높은 질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인지적 크래프팅은 자신이 일에 대한 생각과 의미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일에 대한 정체성을 높여 내재적 동기부여요인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입장에서 여러 가지 개선 방법들을 시도해 볼 수 있겠지만,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자신이 업무 환경을 통제하고 주도할 수 있는 권한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통제 권한이 크다면 회사에서 무기력감, 우울감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직무자율성은 초반 직원행복, 업무효율을 높이지만 임계점을 지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Zhou, E, 2020).


반면에 리더나 조직관리자 입장에서는 직원들에게 높은 직무자율성과 잡 크래프팅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임계점을 잘 찾아야 한다. 무조건 "자유로운 직무환경이 좋은 거야"라는 생각이 아닌, 직원의 현재 상태가 어디에 있는지를 관찰하고 위치를 고려해야 한다. 자유로운 직무환경은 보장하되 임계치 이후부터는 지원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부정적인 긴장감, 중압감, 보상의 불균형이 직장인의 우울감을 키운다. 자율성을 강화하면서 조직 효과성을 높여 나가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자 고수의 길이다.




직장인 [우울감] 진단해 보기


Radloff, L. S. (1977).  아래의 진단문항을 통해 우울감 정도를 진단해 보자(지난 1주일 동안)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던 일들이 귀찮게 느껴졌다.
먹고 싶지 않았다(입맛이 없었다)
가족이나 친구가 도와주어도 울적한 기분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하는 일마다 힘들게 느껴졌다.
내 인생은 실패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을 설쳤다(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사람들이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슬펐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
도무지 무엇을 시작할 기운이 나지 않았다.



[직무자율성] 진단하기


Sims, Szilagyi, & Keller(1976)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고 있다.
나는 스스로 내 업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나는 주변 사람들(상사·동료 등)과 큰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나는 하고 싶은 업무를 선택할 수 있다.
나는 내 스스로의 생각과 행동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잡 크래프팅] 진단하기


Slemp &  Vella-Brodrick (2013)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새로운 과업 수행 방식을 시도한다.
나는 업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주어진 과업 범위와 방식을 변화시킨다.
나는 내 능력을 더욱 잘 활용할 수 있거나, 내가 관심을 갖는 새로운 과업을 담당한다.
나는 일터에서 고객 및 상사, 동료들과 잘 지내려고 노력한다.
나는 업무와 관련된 친목 모임을 주관하거나, 적극 참여한다.
나는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새롭게 입사한 후배직원의 멘토가 되어 준다.
나는 내 삶에서 나의 직업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나의 업무가 우리 회사의 성공을 위해 중요하다고 나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나는 나의 업무가 내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한다.
나는 내가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나의 직업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성찰한다.



Reference


Radloff, L. S. (1977). The CES-D Scale: A self-report depression scale fo r research in the general population. Applied Psychological Measureme nt, 1(3), 385–401.


Sims Jr, H. P., Szilagyi, A. D., & Keller, R. T. (1976). The measurement of job characteristics.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19(2), 195-212.


Slemp, G. R., & Vella-Brodrick, D. A. (2013). The job crafting questionnaire:  A new scale to measure the extent to which employees engage in  job crafting. International Journal of Wellbeing, 3(2), 126-146.


Stephen Standfeld and Bridget Candy (2006), "Psychosocial Work Environment and Mental Health - a Meta-analytic Review, " Scandinavian Journal of Work, Environment & Health 32, no. 6: 443-62.


Zhou, E. (2020). The “too-much-of-a-good-thing” effect of job autonomy and its explanation mechanism. Psychology, 11(2), 299-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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