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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Jun 18. 2024

높이 올라가면 이걸 버려야 합니다(2)

 C-level(임원) 리더십 처방전


습관 9.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한다"



반려견이 사랑 받는 이유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칭찬은 좋아하지만 비판받는 것은 싫어한다. 리더 역시 자신이 이끌고 싶은 방향과 방법이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비판을 솔직히 불편해한다. 당연히 예상되는 비판을 억누르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반려견이 좋은 예이다. 우리가 반려견을 예뻐하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 교육 중에 사람들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이 중에서 누가 반려견을 키우시나요?"

사람들이 환한 미소를 미치며 손을 흔든다. 때로는 강아지의 이름을 말해 주며 활짝 웃는다.

"집에서 누가 당신의 애정을 가장 많이 받고 있나요?"

"당신의 아내(남편) 인가요?"

"귀하의 자녀인가요?"

"아니면 반려견?"

내 경험상 위로 올라갈수록(?) "반려견"이라는 대답이 많았다.

 "왜 반려견인 개가 당신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고 있나요?"그들의 대답은 모두 비슷하다.

"개는 항상 나를 보면 온몸(꼬리 흔들기, 혀로 핥기 등)으로 기뻐해요"

"개는 절대 말대꾸를 하지 않거든요"

"개는 내가 뭘 하든 한결같은 사랑을 주거든요"


여기서 조직의 리더.. 특히 임원은 주의가 필요하다. 직원들을 사랑하는 반려견과 비슷하게 혼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그들이 얼마나 잘하는지 보다는 그들이 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와 관련이 있다. 자신에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경향을 호혜성(reciprocity)이라 한다. 만약, 나에게 무조건적인 칭찬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상을 해 준다면 어떤 결과가 생길까? 모두가 상사에게 아첨만 한다면 과연 누가 회사를 위해 일할 수 있겠는가. 정직하고 회사의 원칙에 충실한 직원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리더라면 특히 나를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우호적인 편향성에 주의해야 한다.  




습관 10. "책임을 회피한다"


리더에게 권한과 책임은 같은 선상에 있다. 만약 책임감 없는 리더가 전쟁터에서 병사들에게 앞으로 진격하라고 명령만 한다면 그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따를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책임지지 않는 모습을 우린 너무나도 흔하게 대면하고 있다. 문제에 직면하거나 실패했을 때 항상 핑계를 찾고, 그러다 누군가의 실수라도 드러나면 그 뒤에 숨어서 다른 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데 능숙한 임원들도 많다.


리더십 개발을 위해 360도 피드백(리더 자신-상사-부하-동료)을 진행해 보면,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참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A임원의 경우에도 자신이 책임을 회피한다는 구성원들의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았지만..

"결과는 예상했어요. 직원들은 내가 책임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고 했을 거예요"

라는 식의 반응이었다.

"맞아요, 사람들은 당신이 책임을 전가한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당신은 그들에게 리더십을 잃고 있어요. 어째서  자신에 대해 이런 것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렇게 하시나요?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우리 중 누구도 항상 옳을 수는 없습니다"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에 일이 잘 안 되면 그 불완전함을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려 했던 것 같아요.. 그게 저의 평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고집을.."


A 임원은 자신의 고집이 앞으로 자신의 경력에도 큰 위협이 되겠다는 생각에 이르렀고, 그로부터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되었다. 변화를 위해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듯, A임원은 과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동료들에게 사과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더 잘하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변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도 부탁했고, 자신을 더 나은 리더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달라고도 했다. 그는 그들에게 자신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일이 보인다면 꼭 지적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1년 반이 지난 후의 다면평가에서 책임을 받아들이는 그의 점수가 많이 향상된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의 완벽주의 성향이 자신의 책임회피 행동으로 이어진 경우였다.




습관 11. "과거에 집착한다"


내가 너 때는 말이지..

만약 과거에 집착하는 이유가 뭔가를 밝혀 치료(병원처럼) 하기 위해서라면 상관없지만, 회사에서 과거에 집착은 역주행으로 긍정적인 변화를 방해한다. 다시 말해 과거를 이해하는 것이 과거를 받아들이기 위해 필요한 문제라면 좋으나 문제가 미래를 바꾸는 것이라면 과거를 이해하는 것이 우리를 미래의 그곳으로 데려가 주지는 못한다. 이미 벌어진 과거의 일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걸 납득하는 것도 납득시키는 것도 참 어려운 것 같다.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도 과거가 어떻든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든 많은 사람들이 과거 속에 묻혀 사는 것 같다. 특히 과거로 돌아가서 잘못된 것들을 찾아 다른 사람을 탓하기도 하고 또 거기서 위안을 삼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집착하는 것은 대인 관계나 이외의 다양한 부정적인 문제를 초래한다. 또 과거를 현재와 비교하는 방법으로 과거에 집착하기도 하는데, 흥미로운 점은 비교를 통해 우리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내가 네 나이였을 때는 말이지..."로 시작하는 긴 대화... 모두 경험이 있을 것이다. 변명을 할 때 우리는 통제할 수 없는 무언가를 실패의 원인으로 삼는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변명이 아니라 우리의 성공을 강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거 자신의 얘기를 꺼내곤 한다는 것이 참 재밌다.


가끔 아이들과 "아빠가 어렸을 때는 말이지..."라는 밀명 꼰대형 대화를 할 때가 있다. 예상되는 레퍼토리다.

"아빠가 네 나이였을 때 지금의 너희들 환경과는 많이 달랐어"
"아빠의 어린 시절엔 참 힘들었단다"
"학교를 가려면 꼬박 1시간을 걸거가야 했고..."
"돈이 없어서 학비를....."   
"그래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더 열심히 일해야 했어.."


내가 말을 마칠 쯔음, 아이가 "아빠, 아빠가 돈을 버는 건 내 잘못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 말에 발걸음이 멈췄다. 나는 "그 말이 맞다" 가난하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내가 무엇을 아이에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내는 열심히 일해 돈을 벌기로 선택한 것임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는 내가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그리고 어떤 고난을 이겨냈는지.. 하루에 몇 시간을 공부했는지... 모두 내가 현실에서 느낀 고통을 아이들에게 쏟아 부음으로써 그동안의 노력들을 인정받고 싶었던 것 같다.


회사에서도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임원들은 성공을 강조하기 위해 과거 자신의 얘기를 꺼내 들며, 자랑하고 싶고 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보인다.




습관 12. "너무 듣지 않는다"


다음 슬라이드!!
다음 슬라이드!!

나이가 들고 경험이 쌓이면 점점 듣기가 힘들어진다. 기능적으로 청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머리로 들어가는 소리의 문이 좁아지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타인의 말이 잘 들리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상대의 말을 잘 듣고 있지 않다는 부정적인 메시지가 전달되어 오해를 사기도 한다.


"난 너 얘기에 관심이 없어"
 "이해가 안 돼" " 네가 틀렸어"
"넌 지금 내 시간을 낭비하고 있어.."


회사에서 이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임원 앞에서 특정 문제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 젊고 유능한 직원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보고자료를 보면서 경영진은 습관적으로 시계를 쳐다보는 경우가 많다. 지루하다는 무언의 신호다. 또는 손가락을 공중에 빙빙 돌리며 "다음 슬라이드" "다음 슬라이드".... 아까운 시간에 뻔한 얘기는 집어치우라는 동작이다. 발표자가 이야기하는 동안 가만히 앉아 있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발표내용을 이미 알고 있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마지막 슬라이드로 가봅시다!!".


과거에는 스마트하고 유능한 인재들이 상급자의 이러한 무례한 행동을 참던 시대였던 것 같다. 하지만 미래는 다를 것 같다. 이들은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특히 임원이라면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에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저 젊은 친구가 어떤 신박한 경험을 가지고 있을까? 내가 배울 점은 무엇일까? 호기심과 인내심이 함께 필요하다.




습관  13. "너무 변명한다"


사람들이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에 이르면, 어느 순간 그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한 변명은 참 찌질해 보일 때가 많다. 변명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일반적인(blunt) 변명이다. 내 탓이 아니고 남 탓을 하는 경우다. 숙제를 깜빡한 학생이 "강아지가 그만 숙제를 찢어 버렸어요" 약속을 깜빡한 임원이 "점심 약속을 놓쳐서 미안해요. 비서가 그만 달력에 잘못된 날로 표시해 놓았지 뭐예요"....


좀 더 교묘한 변명(subtle)도 있다. "나는 원래 아침잠이 많아서 늦게 일어나요.... 그래서....." 선천적으로 타고난 DNA 탓이라고 돌리는 경우가 있다. 성공한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의도적으로 자기 비하하는 말을 하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그 의도는 사실 스스로를 참을성이 없거나, 다혈질이거나, 시간개념이 약한 사람으로 고정관념화시키고 그 고정관념을 변명삼아 빠져나가기 위한 방법이다.


 "아침잠이 많기 때문에 지각할 수도 있으니

나를 이해해 달라.."는 말이 그의 메시지다.


심리학 용어로 피그말리온 효과는 자기 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고 불리는데 타인의 기대가 어떻게 현실에 반영되는지를 설명한다. 입사초기에 회사로부터 더 큰 기대감을 인식한 직원이 더 힘든 업무를 완수한다는 점이 밝혀졌다. 회사에서도 상사가 구성원을 대하는 방식이 그 상사가 구성원들에게 기대하는 정도의 따라 차이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즉, 상사의 기대 정도에 따라 구성원들의 업무성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만약 변명을 일삼는 임원이나 리더가 있다면, 이 모습을 바라보는 직원들은 어떤 자기 충족 예언을 하게 될까?

답은 나와있다.


"너나 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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