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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amLabs Jun 27. 2024

접촉하며 위안을 받고 싶은 마음

접촉위안(contact comfort)과 심리적 안전

누구랑 더 오래 시간을 보낼까?
실험 :
아기 원숭이가 태어나자마자 엄마 원숭이로부터 분리해 6개월간 두 가지 형태의 대리모에게서 양육시켰다. 한 대리모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천으로 옷을 입혔고, 다른 대리모는 차갑고 딱딱한 철사로 대리모를 만들었다. 아기 원숭이는 절반은 철사 대리모로부터, 나머지 절반은 천 대리모로부터 우유를 제공받았다. 실험을 통해 보고자 했던 것은 아기 원숭이가 어느 대리모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가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실험결과 아기 원숭이는 천 대리모와 시간을 더 많이 보냈다. 이 실험은 먹이가 아닌 접촉을 통해 심리적인 애착을 형성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을 접촉위안(contact comfort)이라 한다.


Harlow의 원숭이 대리모 실험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엄마로부터 보호를 받는다. 이때 모유수유 등 어떠한 형태로든 엄마와 많은 접촉기회를 갖는다. 중요한 점은 엄마의 따뜻함, 부드러움, 냄새 등이 아이의 심리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자신이 부모로부터 관심과 사랑(자애, warmth)을 받고 있다는 것을 신체 접촉을 교감적으로 느끼고, 자존감이나 자기 효능감을 높인다. 반면 어릴 때 부모로부터 충분한 접촉이나 스킨십을 받지 못하면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모가 제공해야 할 환경

아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성격과 사회성이 발달된다. 바움린드(Baumrind, 1991)는 특히 부모의 자애로움(warmth)과 통제(control)를 기준으로 4개의 부모 유형을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다. 4가지 양육방식을 살펴보면..


권위 있는(*authoritative) 양육방식은 부모가 자녀에게 확고하면서도 세심하게 배려한다. 이 부류는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 과정에서 자녀의 반발이 생기면 억제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취한다. 또 자녀의 사회적, 인지적 능력을 고려해 자녀가 독립적으로 행동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의 말을 따라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고, 자녀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며 의견을 조정해 나간다. 흥미로운 점은 다정하고 정서적으로 감싸 주는 권위 있는 환경에서 아동이 안정적이고 도전적 성격발달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제시한다. 권위(*authoritive = having the confident quality of someone who is respected or obeyed by other people)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를 찬찬히 생각해 봐야 한다. 어설프게 "권위적인 것은 나쁜 것"이라는 부정성 가득한 의미는 한국적 맥락에서 외곡이 좀 심한 것 같다.


바움린드(Baumrind, 1991)

허용적(permissive) 양육방식의 부모는 자녀의 충동과 행동에 대해 수용적이고 긍정적이다. 나아가 통제나 처벌을 거의 하지 않고, 책임이나 예절 등 성숙한 행동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녀가 스스로 조절해 주길 기대하지만 심신이 미성숙한 자녀에게 너무 많은 자유를 허용함으로써 부작용 발생한다. 아동은 자기 통제가 부족하고 충동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 부류의 부모는 보통 자녀가 하자는 대로 맞춰주는 경향성을 보인다.


독재적(authoritarian) 부모의 양육방식은 엄격하고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자녀를 통제한다. 하지만 자녀는 그 기준에 왜 따라야 하는지 모른다 할지라도 부모에게 도전하는 행동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적 순응을 요구하고 원활한 대화가 이뤄지기가 힘들다. 자연스럽게 아동은 위축되고 반항심이 생기게 마련이다. 부모는 "시키는 대로 해!!" 등의 표현과 입장을 보이기 십상이다.


방임적(un-involved) 부모는 자녀에게 자애로움, 통제를 보이지 않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미성숙한 아동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목표에 대한 동기가 취약하고 쉽게 좌절하고 자기 통제에 어려움을 보인다. "네가 알아서 해" 등 구체적인 관심을 내비치지 않는 부류에 해당한다.




최근 지인과 부모역할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지인은 대기업 임원으로 초등학생 세 자녀의 아빠다. 아무리 일이 바쁘더라도 시간을 내서 아이들과 친구처럼 편하게 캠핑을 다니는 모범적인 아빠다. 그런데 최근 아이들이 기대에서 벗어난 행동을 보였을 때, 부모로서 권위를 세워 꾸짖으려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때 아이들은 크게 웃으며 "아빠 왜 그래? 이상해.. "하면서 자신의 권위가 통하지 않음에 내심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야기를 쭉 듣다 보니 아이들의 엄마는 아이들에게 권위 있는 모습으로 일관된 훈육을 하고 있었다. 아빠는 허용적 부모, 엄마는 귄위 있는 부모로서의 역할분담이 돼 있던 것이다. 부모로서 높은 애정을 바탕으로 서로 다르게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는 경우다. 만약, 둘 다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허용만 하는 양육방식이라면 어떨까? 반면 둘 다 귄위 있는 모습만 보이면 또 어떻게 될까? 한쪽으로 치우친.. 획일화된 가정문화보다 애정이나 자애로움을 전제로 통제에 대한 역할분담이 될 때가 더욱 균형감 있고, 바람직한 부모의 모습이지 않을까.



아무리 비싼 명품 옷, 한 달에 수백만 원짜리 학원, 호화여행과 비싼 집 등의 물리적 가정환경이 주어진다 하더라도 부모의 무관심이나 독재 유형의 부모 아래서는 많은 문제점들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이때의 결핍은 당장은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발현되고.. 부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만들어야 할 조직환경

리더십으로 관점을 확장해도 시사점이 있다. 리더가 가꿔야 할 환경 중에는 구성원들이 심리적으로 안전하다는 느낌을 갖게끔 노력해야 한다. 특히 창의성과 혁신을 요구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다. 구성원들은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제시하거나 실수를 인정하고 솔직하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등 학습에 필요한 행동이 가능해진다. 안전하다고 느낄 때 더 솔직한 얘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더 혁신적인 일들이 가능해진다.


리더십의 종류 중에서 포용적 리더십, 코칭 리더십, 임파워링 리더십이 구성원들에게 높은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게 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팀에서 다양한 전문가가 있더라도 안전함을 느끼지 못할 때 성과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반면 안전함을 느낄 경우 성과에 더 급격한 영향을 미친다.


팀 내 다양한 전문성이 있더라도 심리적 안전감이 낮을 땐 성과에 미미한 영향을 미친다.


리더는 다양한 책임이 따른다. 그래서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을 부여한다. 통제권한에는 예산권과 같은 금전적 요소와 시간이나 기회, 평가와 같은 비 금전적 요소도 있다. 만약 팀원에게 신뢰나 애정 없이 금전적 보상을 통해 통제하거나 완전히 방임형으로 맡기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리더로부터 통제권한을 느끼기 전에 높은 신뢰관계와 정서적 접촉위안을 먼저 느낀다면 큰 힘이 되지 않을까. 부모나 리더나 애정의 마음을 담고 있어야 덜 중요한 것 들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을 골라낼 수 있고, 희생의 미덕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 진단해 보기

Edmonson(1999)


1=전혀 그렇지 않다, 2=그렇지 않다, 3=보통이다, 4=그렇다, 5=매우 그렇다


나는 조직 내에서 다루기 어려운 이슈들이나 문제들을 제기할 수 있다.
내가 소속된 조직 내에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시도해도 안전하다.
내가 소속된 조직 내에서 다른 구성원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내가 소속된 조직 내에서 어느 누구도 의도적으로 내 노력을 손상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내가 소속된 조직의 구성원들은 동료들의 독특한 기술이나 재능을 가치 있게 여긴다.
내가 소속된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가진다는 이유로 동료들을 배척하지 않는다.




Reference 


Baumrind, D. (1991). The influence of parenting style on adolescent competence and substance use. The Journal of Early Adolescence, 11(1), 56-95.


Edmondson, A. C.(1999). Psychological safety and learning behavior in work teams.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44(2), 350-383


Harlow, H. F., & Zimmermann, R. R. (1959). Affectional response in the infant monkey: Orphaned baby monkeys develop a strong and persistent attachment to inanimate surrogate mothers. Science, 130(3373), 42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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