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지 않은 편안한 수련이 있다

그것이 진정한 수련이다

by 이소연

가끔 드물긴 하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어쩔 땐 오히려 더 몸을 격하게 사용하고 더욱 어려운 자세들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픔이 안 느껴지고 편안하게 수련이 흘러갈 때가 있다. 호흡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몸은 마치 하나하나가 깨워진 듯 유연하고 말랑말랑해서 내 뜻대로 자세를 취해준다. 땀은 흐르지만 숨 막히지 않는다. 덥지도 답답하지도 않다. 그런 편안함이 찾아오는 축복 같은 수련을 하는 날이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다.


처음으로 이런 수련을 경험했던 때가 있었는데, 지도자 과정을 들으며 수련을 하던 시기였다. 그때 어드밴스 수업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즈음이었다. 그런데 평소보다 힘도 덜 드는 데다가 나만의 세계에 집중할 수 있었던 묘한 느낌을 받았다. 선생님께서도 나의 그러한 모습을 지켜보셨고 알아보셨다. 평소보다 다른 나의 모습. 나의 분위기. 나의 움직임. 그리고 선생님께선 그날의 수련이 어땠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해맑게 아주 편안하고 집중이 잘 되며 힘들지 않았다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께선 웃으시며 말씀하셨다.



그런 수련이 진짜 수련이야. 잘했어.


보통은 힘이 들고 몸이 아프고 고통스러워야 운동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뭔가 쉽게 흘러가는 느낌이라면 평소보다 덜 열심히 했나라고 자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요가 선생님께선 편안한 수련이 진짜 수련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예전의 나의 수련 에너지는 어지럽게 헝클어진 느낌이었는데 그때의 에너지는 아주 정갈하게 정돈된 느낌이라고 알려주셨다. 그런 에너지, 기의 흐름을 느끼실 수 있다는 점이 놀랍고도 멋있었지만 선생님의 미소와 말씀이 내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아, 힘들기만 한 것이 고통스럽기만 한 것이 진정성 있는 게 아니구나. 내가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며 몰입하면 편안함을 느끼고 무아가 일어나는구나. 이것이 진정한 수련이구나. 나는 수련이란 편견을 그때 많이 깼던 것 같다.


지금도 수련을 할 때 편안함을 느낄 때와 아닐 때가 느껴진다. 오히려 수련의 시간이 쌓일수록 그 차이점을 더욱 잘 알아차리기 쉽다. 편안함을 느낀 수련을 했던 날을 되새겨보면 시간이 참 빨리 흐르네 라고 느꼈다. 그만큼 집중도가 훨씬 올라갔고 나의 몰입이 최상이었다는 걸 나의 시간 체감이 말해준다. 계속 수련을 하면서 수련이 고통스럽기만 한 존재가 아니라 편안한 존재라는 걸 실감하고 싶다. 나의 몸을 알아가고 나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이 가시밭 길이 아니란 걸 몸뿐만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알아차렸으면 좋겠다.



나는 그렇게 수많은 느낌의 수련들 중에서도 편안함이 있던 수련을 떠올리곤 한다. 또 만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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