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큰 변화들
여느 때처럼 저녁 요가 수련을 하러 갔던 날이었다. 해부학을 알려주셨던 선생님의 이야기로 수업이 시작되었는데, 한 야구선수가 예기 치도 못 한 실적을 냈다는 이야기였다. 그 선수가 실적을 낸 것에는 거창한 계기가 없었다. 감독이 '한번 해보겠느냐'라고 하셔서 경기에 나간 것이 엄청난 기회가 되어 돌아왔다는 것이었다. 선생님께선 사람들이 보통 자신의 삶을 바꾸는 데엔 큰 사건이나 일이 존재할 거라 생각한다고 하셨다. 그러나 의외로 별 거 아닌 거창하지도 않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하셨다. 만약 그 선수가 그 경기에 나갈 당시, 자신감에 넘쳐 자신이 큰 활약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면. 만약 실수를 했던 그 선수가 자신이 실수라도 할까 봐 전전긍긍했다면.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났을까? 그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분명한 건, 시작은 사소하다는 것이다. 사소하다고 무시해버릴 게 아니라 우리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시작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선생님께선 화려한 아사나를 바라보고 그 큰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면 요가가 금방 지치지 않겠냐고 하셨다. 그러니 차근차근 기본에서부터 시작하고 나의 근육, 근막, 유연함 모든 것이 맞물려 몸이 그 아사나를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나의 손가락은 어디에 있고, 나의 허벅지 근육이 잘 지탱해주고 있는지, 나의 시선은 어디에 위치하는지. 이 모든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쌓여 더 어려운 아사나를 하기 위한 기본이 된다고 하셨다. 나는 너무나 공감이 되었기에 선생님 말씀 하나하나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날 나는 머리 서기 오롯이 3분을 소화했다. 예전에도 머리 서기 1~2분 정도는 유지할 수 있었지만 휘청거리고 다리도 곧게 피지도 못하고 위태로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심각했던 건 나의 몸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역 자세를 할 땐 집중력이 필요한데, 그 당시 나는 나를 믿지 못했다. 팔뚝이 저려오고 다리는 흔들리고. 내가 이걸 정말 몇 분이나 유지할 수 있을까? 이런 회의적이고도 의심만 가득한 의구심이 들 찰나에 나는 쓰러졌다. 그래서 3분이나 유지했던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의 마음 한 구석에서 힘들지 않냐고, 이쯤 하면 내려와도 좋지 않겠냐고 목소리가 들렸을 때. 나는 오늘의 말씀을 떠올렸다.
1초에서부터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 몇 초만 더 있어보자.
시작은 사소하다.
내가 처음 머리 서기를 했을 당시를 떠올려보자. 그때만 해도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기만 해도 좋았다. 나의 다리를 들어 올리고 유지하기만 해도 좋았다. 나의 상체 위로 다리를 쭉 뻗어 올리기만 해도 좋았다. 하나씩 차근차근 단계를 밟다 보니 여기까지 흘러왔다. 몇 초씩만 버텨보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느새 3분을 향해 달려간다. 그렇다면 앞으로 몇 초씩만 차근차근 버티다 보면 3분이 꽉 차있지 않을까. 첫 시작은 미미한 1초로 시작한다. 그리고 몇 초씩 시간이 흐를 때마다 사소했던 시작은 큰 3분이 된다. 큰 변화엔 거창한 시작은 필요하지 않다. 나는 이번 수련시간에 들었던 말씀을 통해 오롯이 나의 수련을 수행했다. 그리고 그 말씀을 나의 수련에 적용했다.
수련뿐만 아니라 우리 삶 전체를 관통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요가 지도자를 꿈꿔서 요가를 시작했던 것이 아니듯이. 내가 머리 서기를 하고 싶어서 수련을 했던 것이 아니듯이. 단순히 나는 몸이 아파서 요가를 했고, 요가를 하다 보니 지도자를 꿈꾸게 되었고, 수련을 열심히 하다 보니 머리 서기까지 할 수 있게 된 거다. 시작은 정말 사소하다. 클 필요도, 거창할 필요도 없다. 그저 사소한 시작이라 할 지라도 사소한 발걸음이라도 일단 내디뎌보는 거다. 그래서 점점 사소했던 것이 커질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나마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