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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타카 Aug 26. 2024

직원을 살해한 나라를 도와준다고?

한창 내전 중인 국가가 있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폭탄과 총알이 날아듭니다. 그러니 생필품과 식량을 운반하는 트럭은 멈춰야 합니다.  주민들은 집에 모아둔 양식으로 몇 날은 버틴다 해도, 전쟁이 길어지면 별도리 없습니다. 결국 굶주리는 사람들이 들끌습니다. 식량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습니다.  


여기를 식량을 들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목숨줄을 이어주는 귀한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생명의 은인에 준한 마음으로 답을 해야 될 듯싶습니다. 그런데 도리어 그런 사람을 살해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재빠른 경찰의 개입으로 하룻만에 21명의 용의자가 잡혔다고 하는데, 진짜 용의자가 맞는지, 살해동기는 무엇인지..  

https://edition.cnn.com/2023/07/23/us/yemen-un-wfp-leader-murder-arrests/index.html


지난주, 시급한 도움이 필요한 나라를 언급하면서, 바로 그 나라를 거론하는 광경을 목격했습니다.  1년은 지났을까요? 아직 충격이 가신 것 같지 않은데, 뭐 하나? 싶습니다.  저라면 직원 보호 차원에서라도 한 동안은 지원해주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사람 목숨을 희생하면서 까지 도와주는 건 지나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이곳 분위기는 희생당한 분을 존중하고 존경하지만, 할 일은 해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종교에 깊이 빠진 이들에게나 볼법한 '순교자'를 대할 때와 비슷한 반응일까요. 타인의 존엄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자기 목숨은 초개와 같이 생각하는 이들의 집단일까요. 지난 아프리카 프로젝트를 담당할 때의 경험과는 다른 차원에서 당혹스러움과 거리감이 있습니다.


이 기관에서 일하기 전, 많은 직원들이 현장에서 희생당했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렇게 직원이 살해된 나라를 겨우 1년 남짓된 상황에서 지원 운운하는 건 받아들이기가 참 그렇습니다.


그러면서도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고, 북한과의 갈등이 지속되는 우리나라에.. 아무 꺼리김없이 들어와 국제기구로는 2번째로 많은 지원을 해준 기구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야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만, 무장공비가 시도 때도 없이 위협하고, 치안도 불안하단 나라에 방문해서 일을 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의 과거를 꺼내면서까지 이상황을, 이들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싶은데 가슴은 여전히 부정의 불꽃이 사그러들지 않습니다. 아프리카 3년의 경험이 너무나 가혹했기 때문일겁니다.  객관적일수도 건조할수도 냉정할수도 있는 마음과 눈은 좀체 풀어지지 않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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