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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을 예방하는 식단

by 이타카

암 재발이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건강한 식단은 무엇일까. 암 수술 후부터 머리에서 계속 맴돌던 질문이었다. 인터넷을 뒤적여 보니 정보가 쏟아졌다. 자극적인 문구, 공포스러운 표현, 이것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내용. 그중의 하나가 밀가루였다. '암 환자가 밀가루를 먹는 건 독약을 먹는 것이나 비슷하구나.'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근거 없는 중구난방 정보. 이런 정보를 막 던지는 사람들은 누굴까. 죽느냐 사느냐의 외줄 위에 올라선 사람들에게 그러면 안 된다. 혹하며 말려들어 치명적인 상황에 처하면 어쩌려는 것인지.


이때부터 방문을 시작한 곳이 WHO 였다. 그리고 암 전문기관인 IARC를 찾아냈다. IARC의 자료를 100%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본다면, 답은 명확하다. 2021년 현재 암과 관련된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고 공신력이 있는 기관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하지만 현대 과학기술의 한계로 인하여 답을 주지 못하는 내용도 적지 않게 있는 듯싶다. 여하튼 근거 없이 마구 던지는 인터넷 정보보다는 훨씬 신뢰할 수 있다.


IARC에서 말하는 건강한 식단은 신체발달, 성장 및 유지에 필요한 칼로리와 영양소를 제공하는 적절한 양의 다양한 음식이다. 적절한 양의 음식은 연령, 신체 크기, 생활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 운동선수나 특정 질환이 있는 환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유사한 수준의 균형 있는 식품이 요구된다.


건강한 식단은 주로 채소와 과일이 많은 식물성 식품, 콩과 완두콩과 같은 일부 콩류 (콩류), 통 곡물 빵 및 파스타와 쌀과 같은 기타 전분 식품이다. 여기에 소량의 살코기, 가금류 또는 생선, 저지방 유제품 또는 채식 대체품이 포함될 수 있다. 식물성 식품 (야채, 콩류, 가공되지 않은 곡물 및 곡물)을 주로 섭취하는 사람들은 식물성 식품을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암 위험이 약 11 %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체중 증가를 방지하려면 과자, 케이크, 스낵과 같은 고 칼로리 식품을 너무 자주 또는 다량으로 먹어서는 안 된다. 암 예방을 위해 알코올은 완전히 피하는 것이 가장 좋다. 동물성 지방과 설탕이 풍부한 고도로 가공된 제품 (예 : "패스트푸드"및 단 음료)은 가능한 피해야 한다.


칼로리가 높은 식품은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하지만, 특정한 지방성분은 건강에 중요하다. 포화지방이 낮고 불포화지방이 많은 식물성 기름은 건강한 유형의 지방이다. 올리브 오일, 해바라기 오일, 옥수수 오일은 불포화지방이 풍부하다. 이런 오일은 적당량을 요리나 샐러드의 드레싱으로 활용하고 튀긴 음식은 조심해야 한다.


아몬드, 호두, 브라질너트 또는 헤이즐넛과 같은 많은 종류의 견과류뿐만 아니라 호박씨와 같은 씨앗류와 땅콩도 건강에 좋은 오일이 풍부하며 적당량 (하루에 한 줌 정도)은 건강한 식단에 도움이 된다.


암을 예방하는 특별한 식품이 있는가에 대해 IARC의 답은 ‘없다.’이다.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강한 식단은 당뇨병 및 심장병과 같은 다른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권장되는 것과 유사하며, 차이점은 대장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을 피하고 붉은 육류 소비를 제한하라는 권장 사항이다.


특정 식품 (때때로 "슈퍼 푸드"라고 오해의 소지가 있음)이 그 자체로 암이나 기타 만성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다만 식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소화 기관의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다양한 농산물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한 식습관에 중요하다. ‘다양함’의 의미는 일정 기간 (일주일이나 한 달)에 걸쳐 다양한 종류의 농산물을 먹는다는 의미다. 채소를 예를 든다면 양배추와 같은 녹색 잎채소, 당근 같은 뿌리채소, 애호박이나 가지 같은 부드러운 다육 채소, 샐러드 채소 등을 골고루 먹는 것이다. 콩류 역시, 검은콩, 렌즈콩, 완두콩 같은 다양한 종류를 섭취하면 좋다.


붉은 고기는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등을 포함하는데, 이들을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등에 좋지 않다. 하지만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요리된 중량으로 일주일에 500그램(생물로는 약 700그램)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섭취하는 것을 권고한다.


"가공육"은 훈제, 경화 또는 염장 또는 화학 방부제 첨가로 보존된 육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햄, 베이컨, 살라미, 소시지가 여기에 포함된다. 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가공육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설탕이 들어 있는 음료는 줄여야 하며 음료는 물이 가장 좋다. 무가당 차, 커피(하루 4잔 이하)가 대체할 수 있는 옵션이다.


냉동, 건조 또는 통조림은 저장과정에서 손실될 수 있는 중요한 영양소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신선한"식품에 대한 유용한 대안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통조림 식품은 염분이 많아 "물"또는 "소금 첨가 없음"이라고 표시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당량의 소금 섭취는 빵, 과자, 통조림 등 가공 식품을 통해 이루어진다. 소금 섭취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저염식으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방법이다. 1.5g 이상의 소금 / 100g (또는 약 0.75g / 100ml 이상의 음료)이 포함된 식품은 소금 함량이 높은 것으로 간주된다. 위암과 고혈압, 뇌졸중 및 심장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하루에 5 ~ 6g의 소금을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IARC의 자료를 보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식단을 구성하여 먹고살아야 하나를 그려보았다. 그러다 보니 이런 식단을 유지하면 얼마나 암 예방이 될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다. 자료를 조금 더 찾았다.


얼굴이 지푸러졌다. 유방암을 진단받은 경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신체활동을 활발히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증거가 있으나 다른 암에서는 특정 유형의 음식이나 식이 요법이 도움된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한다.


European Code Against Cancer - Diet (iarc.fr)


적색육, 생선, 유제품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WCRF의 자료를 찾아 보았다. IARC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다만 바베큐는 적색육과 생선 모두 좋지 않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유제품의 경우 전립선암에는 나쁘지만 유방암, 대장암에는 좋다는, 남자는 조심해야 되지만 여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식품이다.


가공육과 적색육이 대장암 뿐 아니라 비인두암, 폐암, 췌장암까지 관련이 있다는 사실과, Heam 그러니까 헤모글로빈의 구성요소인 철분 결합물이 대장암에 나쁘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선지국도 나쁘다는 의미다. 적색육은 피를 빼고서 먹어야 그나마 안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출처: Meat, fish, dairy & cancer | World Cancer Research Fund International (wcrf.org)


정보는 많은데, 구체적으로 암 환자에게 무엇 무엇이 좋다라는 게 없으니 갑갑하다. 다만 암 환자에게도 암 예방을 위한 일반적인 권고 사항을 따르는 것을 권장한다니, 이에 따르는 게 현실적일 듯.


닭과 생선을 곁들인 반 채식주의자. 이 정도가 암에 걸린, 혹은 걸렸던 사람이 택할 식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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