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큰 아이가 지나가며 한 마디 합니다.
엄마, 저는 누나가 좋아요.
올해 21살이 된 큰 아이.
모태솔로인 이 녀석이 갑자기 뜬금없이 자신은 말이 통하는 여자가 좋다며
그래서 아무래도 2살 정도 연상인 누나가 자신의 이상형은 아닐까 생각한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 누나들이 너를 좋아하겠냐? 하는 마음에서..
물론 말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요.
이런 얘기를 지인 앞에서 했더니 지인이 말씀하세요.
세상 모든 남자들은 20대 초 중반의 여자를 모두 좋아한다고.
웃자고 한 얘기지만 묘하게 설득력 있네요. ^^
아무튼,
아직 모태솔로인 큰 녀석. 대학에 입학해 열심히 미팅도 하고 과팅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이놈의 코로나로 인해 학교도 안 가지, 새로운 만남도 없지..
그래서 자만추는 물 건너간 것 같아요.
그럼에도 저는 아이들의 사랑에 대해 상상합니다.
저는 제 스스로 생각하길 굉장히 건조한 사람이라 느낍니다.
눈물도 별로 없고, 사람에 대해 관심도 없고, 멜로드라마에도 관심이 없습니다.
웬만해선 설레거나 하지 않고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지요.
근데 이상하게 아이들이 사랑하면 어떤 느낌이 들까 상상합니다.
나중에라도 여자 친구가 생기면 이 녀석들은 제게 상의를 하게 될까요?
아마도 안 할 가능성이 많겠지만 그래도 좋을 것 같아요.
사랑을 하면 세상이 지금과는 사뭇 달라진다는 걸 아이들은 알아갈 겁니다.
즐거울 수도 행복할 수도 있지만 괴롭거나 슬프거나 더욱 외로워질 수도 있겠죠?
그 모든 감정을 알아가고 극복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성숙해지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아들들은 남의 남자라고들 하지요?
아빠를 이해하는 날은 오지만 결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날은 오지 않는다고도 하고요.
그래서일까요?
저는 내 아이들과 매일 10cm 이상의 거리두기를 연습합니다.
그 자리를 아이들의 사랑하는 그녀들이 채워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만요.
아이들의 멋진 사랑을 위해, 그 사랑을 응원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