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밥에 힘 빼지 않도록 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다면, 바라만 보아도 흐뭇하다

by 가나다라봉

처음 아이 만났을 때, 기억나? 신생아 육아의 가장 최대의 관심사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그 '먹놀잠' 루틴을 지켜줄라고 부단히 노력하지. 그중, '잘 먹고'가 제일 어려운 일이었던 것 같아. 못 먹어도 전전긍긍하고 많이 먹어도 고민하는 게 신생아 육아였잖아. 정말이지 아이의 맘마는 양육에서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야. 매일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고 하루에 3번 아니 5번 그 이상 챙겨야 하는 것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평생 따라다니는 숙제를 해결해야 해.


그래서, 중요해. 특히 매일 밥 세끼를 모두 떠 먹여줄 거 아니라면 더욱 중요해. 육아의 최종적인 목적이 '독립'이라고 많이 이야기하지. 그 첫 번째 관문이 돌 전 식사 습관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특히 라봉이처럼 일찍 엄마품을 떠나보내야 한다면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고 싶어. 잘 들어봐.


아이가 태어나고 돌이 될 때까지 액체를 먹고 점성이 있는 액체를 먹고, 씹을 수 있는 고체를 먹게 되지. 여러 가지의 식감을 경험할 수 있어. 도구도 마찬가지야. 처음에는 열심히 빨면 나오는 젖꼭지 또는 젖병꼭지부터 시작하지. 그리고 용기를 들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빨대, 한 주먹으로 쥐어도 무언가 찍어먹을 수 있는 포크, 그리고 줄줄 흘려도 무언가 담을 수 있는 숟가락도 접하는 시기지. 아이가 성장하며 식사하며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필수적이야. 손으로 먹어도 괜찮은 문화권인 인도에서 살게 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


처음엔 아이도 온몸으로 먹을 거야. 자신의 손이 몸에 붙어있는 것도 어색한 아이들에게 바로 도구를 쥐어주고 입에 완벽하게 넣기를 바라면 안 되겠지? 어른이 육아하며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런 것 같아. 개구리는 올챙잇적 생각을 못하는 거지. 그런데 그걸 바라보는 게 무척이나 괴로워. 라마도 알지. 왜 모르겠어. 그 시간을 1년 동안 온몸으로 겪었는데 말이야. 밥시간이 전쟁터가 되는 시간이 분명 있었지. 그리고 아이마다 먹는 관심이 매우 다르므로 누군가 아이 밥(분유, 이유식 등 모두) 잘 먹기를 성공했다 는 그 방법이 우리 아이에게 적용되지도 않아. 밥 먹이기가 마음처럼 안 되는 괴로움은 해본 사람만 알 거야. 정말.


그럼에도 우리의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아이가 스스로 밥을 잘 먹을 수 있도록 장려하고 응원하는 것임을 잊지 않았으면 해. 하루 3번 아니 그 이상 있을 식사시간은 즐거워야 하고, 맛있어야 하고, 행복해야 해. 그리고 아이 밥을 챙기느라 어른의 밥을 거르지 않길 약속해. 아이가 밥을 안 먹을 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모방할 수 있는 대상이 앞에 있어주는 거거든. 아이가 안 먹으면, 엄마라도 아빠라도 그 앞에서 맛있게 밥을 먹으라는 거야.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말이야. 라마는 그랬어. 처음엔 아이가 밥을 안 먹었을 때 '아, 몰라!'라는 마음으로 '내 밥이나 먹자'라는 생각이었는데, 내가 이것저것 챙겨 먹는 모습을 아이가 보더라고. 맛있는 냄새가 났을 수도 있지. 자기가 먹는 음식과는 다른 향기가 풍겼겠지? 그 이후엔 아이 밥을 챙기는 시간에 라마의 밥도 함께 차려두고 같은 식탁에서 먹으려고 노력했어. 아이 7개월쯤부터 그랬던 것 같아. 그리고 아이 먹는 것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엄마 한 입 먹고 아이 한 입 먹으면 충분히 오물오물할 시간이 자연스럽게 주어지게 되고 말이야. 이렇게 시도하다 보면, 이유식 먹을 때 아이가 입을 벌림과 동시에 손을 쓰는 일이 생기거든? 처음엔 다른 도구로 시선을 끌기도 하지만 이내 숟가락을 뺏기곤 했지. 그렇게 한 번 두 번 함께 식사를 하다 보면 어느새 아이도 자기 숟가락을 쥐고 엄마와 시간을 맞추어 먹고 있어. 조금 흘리더라도 다 먹고 같이 닦으면 되지 라는 마음으로 함께 밥을 먹었어. 마주 보며 맛있게 먹는 것 그게 진정한 식사 아니겠어? 꾸역꾸역 입에 넣어주는 거 말고 말이야.


지금은, 만 네 살이 지난 아들이 밥 먹는 것만 봐도 배불러. 어른들이 종종 하던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어. 엄마와 한 상에서 치덕치덕 이유식 바르던 아이는 상추에 밥 한 숟가락, 쌈장, 고기를 가지런히 넣어서 쌈 싸 먹는 아이로 성장했어. 스스로 밥을 싹싹 긁어먹고 자기 그릇은 싱크대에 올려두는 아이로 성장했어. 물이 먹고 싶으면 엄마를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 정수기에 가서 물을 따라먹는 아이로 성장했어.


이게 왜 중요한지 알겠지? 우리는 평생 아니 10년은 밥 같이 먹을 식구야. (아이가 크면 이제 엄마아빠랑 밥 안 먹겠지 싶어서 씁쓸하지만) 적어도 10년 동안 가족과의 식사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야. 우리 가족이 아무리 바빠도 하루 한 끼는 식탁에서 간단히라도 먹으려고 하는 이유야. 특히 이 부분은 라파가 중요하게 생각한 일이라, 맞벌이 시작하고 4년 동안 아이와 한 식탁에서 함께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 물론 우리도 아이를 재우고 밥다운 밥을 먹고 싶을 때도 있었지. 편하게 먹고 싶을 때도 있었지. 그런데 그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아이랑 같이 밥 먹어도 밥다운밥을 먹을 수 있어. 아이도 맛있게 먹고 엄마 아빠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온단말이야. 그러니까 아이와 식사 시간이 행복할 수 있도록 조금만 기다려주자. 물론 아이마다 밥을 대하는 태도가 다를 수 있지만, 아이 밥을 챙겨주는 양육자의 마음은 한결같을 수 있잖아. 이건 우리의 의지로 가능하니까. 마음을 잡아보자. 장기적으로 보면 이 과정은 아이의 성장에도 긍정적인 점이 많고, 워킹부부에게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우리 아이가 한 가족의 일원으로서 제 몫을 다해낼 수 있다고!


행복한 식사시간 만들기! 꼭 약속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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