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은 아빠를 닮는다고 했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는 일이 많았고 매일 바빴다.
아내가 연락이 와서 우리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했다.
퇴근길에 꽃을 조금 사서 갔다. 연애할 때는 꽃을 종종 사줬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꽃을 사면 '이런 걸 왜 사 왔어?'라고 꾸중을 듣곤 했다.
하지만 이날은 꼭 꽃을 들고 갔다.
얼떨떨했고 신기했다.
아이 태명은 '수박이'
태명은 촌스럽게 지어야 건강하게 태어난다고 했다. (누군가 분명히 그랬다.)
아이가 여름에 우리에게 와서, 내가 수박을 최고로 좋아해서 태명은 수박으로 정했다.
와이프는 초음파 검사를 하러 회사 앞 산부인과로 자주 수박 이를 만나러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 또 왔네? 하실 정도로)
산부인과 선생님께서 " 수박이 이마가 톡 튀어나와 이어서 정말 예쁠 것 같아요."라고 말해 주셨다고 한다.
성별은 딸이다.
딸아이는 아빠를 닮는다고 하는데 나를 닮았을까? 궁금했다.
지인들의 축하와 선물이 이어졌다.
주위에 이렇게 우리를 축하해 주고 관심 있게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때가 있다.
감사한 일이다. 모든 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