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안개의 서재_2
人無遠慮 難成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
2022년 마지막 독서토론회는 <오십에 읽는 논어-최종엽지음>로 定하였습니다. 책에 나온 50가지 공자의 묵언 중 각자 9가지를 뽑아보고, 그중 겹치는 3가지를 선정하여서 2023년도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열독 중 마음에 특별히 꽂히는 말이 있어 글로 남깁니다.
공자의 말씀 중 <위령공편> 11장에 나오는 子曰 人無遠慮 必有近憂 편에 나오는 말을 빗대어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사가 직접 붓글씨를 써서 여러 사람에게 전달했다는 <人無遠慮 難成大業 인무원려 난성대업>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큰 일을 이루기 어렵다.
이 문구를 내년도 제 인생의 지표로 삼고자 합니다. 2023년을 이전 삶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30년의 미래를 바라보고 준비하는 원년으로 삼고자 합니다. 사십에는 불가능했을지라도 오십에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사십에는 일관성이 없었지만 오십 엔 다릅니다.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에 더 중심을 두기 때문입니다. 돈이 되는 일에 무게를 두기보다 오래 할 수 있는 일에 중심을 두기 때문입니다.
30년간 하고 싶고, 오래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제인 마르크제프스키의 영상은 인생을 내년을 오늘을 혹은 바로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에게 많은 반성과 감동을 줍니다. 그녀가 말한 2%의 가능성을 우리는 얼마나 많은 포기와 절망과 바꾸고 있었는지요. 2%의 가능성만 있어도 우리는 충분히 大業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녀의 고백에 귀 기울여 봅시다.
"이 노래는 서른 살 내 생명의 마지막 해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폐와 간 그리고 척수로 전이된 암과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생존 확률이 2퍼센트입니다. 그런데 2퍼센트는 0퍼센트가 아닙니다. 저에게 2퍼센트는 대단한 것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를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其爲人也 發憤忘食 樂以忘憂 不知老之將至云爾
기위인야 발분망식 락이망우 부지노지장지운이
열정(분발)에 휩싸여 있어서 먹는 것을 잊고, 신나게 노느라 걱정거리를 잊어버리고, 늙는 것조차 알지 못할 정도로 열정적인 삶을 살자!
- Amor Fati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는 의미로 인간이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설명하는 프리드리히 니체의 용어이다. 運命愛라고도 한다.
- Carpe diem 현재 이 순간에 충실하라(죽은 시인의 사회)
- Memento mri 죽음을 기억하라(이어령 마지막수업)
- 子曰 知之子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 (자왈 지지자불여호지자 호지자불연락지자)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위 네 가지 모두 자기애를 갖고 살라는 명언들이다. 가슴 뛰는 일을 하면서 살자. 30년간 열심히 살았지만, 가슴을 뛰게 하지는 않았다. 후반 30년은 '가슴 뛰는 삶'을 살자.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이고,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子曰 君子有九思 視思明 聽思聰 色思溫 貌思恭 言思忠 事思敬 疑思問 忿思難 見得思義
(자왈 군자유구사 시사명 청사총 색사온 모사공 언사충 사사경 의사문 분사난 견득사의)
군자는 아홉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볼 때는 밝음을 생각하고, 들을 때는 총명함을 생각하고, 안색에는 온화함을 생각하고, 용모에는 공손함을 생각하고, 말을 할 때에는 진실함을 생각하고, 일을 할 때는 공경함을 생각하고, 의문이 생기면 질문을 생각하고, 화가 날 때는 그 후에 닥칠 어려움을 생각하고, 이득을 볼 때는 의를 생각해야 한다.
<신약성경 갈라디아서 5장>
17 육체의 소욕은 성령을 거스르고 성령은 육체를 거스르나니 이 둘이 서로 대적함으로 너희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니라
18 너희가 만일 성령의 인도하시는 바가 되면 율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리라
19 육체의 일은 분명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20 우상 숭배와 주술과 원수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는 것과 분열함과 이단과 21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
22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23 온유와 절제니 이 같은 것을 금지할 법이 없느니라 24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 (갈 5:22-24)
공자의 9가지 思와 성경(갈라디아서)에서 말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9가지 인격은 서로 일치합니다. 어떤 품위와 성품으로 인생 후반의 첫걸음을 내딛을 것인가?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明, 聰, 溫, 恭, 忠, 敬, 問, 難, 義)로 무장한 Good Man이 될 것인가?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 짓고 분열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으로 주변 사람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추한 인물로 남겨질 것인가?
성령의 9가지 열매와 공자의 九思는 사람이 갖춰야 할 인격(품격)에 거의 동일한 성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성품들을 어떻게 갖출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인간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만이 가능한 일 일 것입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성령의 9가지 열매(사랑 明, 희락 聰, 화평 問, 오래 참음 難, 자비 恭, 양선 敬, 충성 忠, 온유 溫, 절제 義)로 그리스도의 성품을 갖춘꽃 중년을 살자!
子曰 苗而不秀者有矣夫 秀而不實者有矣夫 (자왈 묘이불수자유의부 수이불실자유의부)
공자왈 싹은 트였으나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꽃은 피웠으나 열매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느냐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느냐
수제자 안연顔淵이 죽었을 때 공자는 "슬프다. 하늘이 나를 망쳤구나, 나를 망쳐 버리는구나" 하고 애통해하셨습니다. 공자는 안회를 가리켜 "나는 그가 나아가는 것은 보았어도 그가 멈춘 것은 보지 못했다. 앞에서는 별말이 없어 어리석은 듯 보였으나 물러난 뒤 그의 생활하는 모습을 보니 배운 것을 충분히 실천하는 모습이 매우 현명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 사랑하는 제자가 먼저 떠났을 때 "싹은 트였으나 꽃은 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꽃은 피웠으나 열매 맺지 못하는 경우도 있구나" 하고 안타까워했습니다.
50이 될 때까지의 삶이 썩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보통의 자식, 평범한 학생, 왔다리 갔다리직장인, 무뚝뚝한 남편이었습니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도 명확한 선을 그어본 적도 없습니다. 꽃을 피우고, 합당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거친 풍파를 묵묵히 견뎌내야 합니다. 흔들리지 않고 꽃은 피지 않고, 젖어보지 않고 열매는 맺히지 않습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무감각하지 않는 2023 癸卯年은 내 인생의 도약의 한 해가 될 것입니다. 방향은 주님이 정해 주시고, 보폭은 내 의지입니다. 주시는 분도 격려해 주시는 분도 예수님입니다. 축복 주실 것을 믿고 뚜벅이처럼 한걸음 한걸음 걸어갈 것입니다. 계속 걸어갑니다.
*이 글은 2022년 11월 24일 블로그에 올린 글로,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여기 옮겨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