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華城)에서 슈퍼 다이아몬드 캐는 법1

20화:조폭에게 빼앗긴 다이아몬드

by 김정걸

깊은 한숨을 내쉬던 유진은 자기 뱃속에 다이아몬드가 하나 더 있는 것을 떠올리고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 두 개를 팔면 그럭저럭 큰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는 다이아몬드를 손에 꼭 쥐고 혹시라도 도둑이 붙을까 봐 주위를 살피며 서둘러 자신의 원룸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기분 좋게 단잠을 푹 잤다.

다음날 5월 23일 점심 무렵에 부스스한 모습으로 일어난 유진은 바지 주머니 속에 있던 다이아몬드를 꺼내어 착잡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너라도 남아서 다행이다. 휴, 이걸 팔면 돈 좀 되겠군. 가희가 무척 좋아할 거야.”

아름다운 가희를 생각하자 그의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유통 기간이 지나버린 컵라면으로 끼니를 대충 때우고는 가희의 집으로 달려갔다.

그는 뚱한 표정으로 대문을 밀치고 나온 가희에게 자랑스럽게 다이아몬드를 쓱 내밀었다.

“어머나! 세상에”

역시나 가희는 단번에 탄성을 내질렀다. 이글거리는 다이아몬드의 빛은 나날이 근심과 좌절감으로 노랗게 변하던 노처녀의 얼굴을 순식간에 18세 처녀의 복숭앗빛 뺨으로 되돌려놨다. 가희는 그동안 자신의 불운을 탓하며 스스로를 볶아대고 있었다. 그런데 무능력의 대명사였던 약혼자가 엄청나게 비싼 다이아몬드를 가지고 홀연히 자기 앞에 다시 나타난 것이었다. 다이아몬드를 본 순간 유진에 대한 그녀의 모든 미움과 원망이 말끔히 사라지고 말았다. 그는 백마를 탄 왕자였다.

“역시 운명은 우리를 버리지 않았어.”

“맞아, 이런 물건을 내게 안겨주다니……”

유진은 다이아몬드가 자기 몸에서 나왔다고 실토하면 가희는 분명히 자기를 미친놈이라고 할 것이 뻔해 굳이 말하지 않았다.

“이것 어마어마하게 비쌀 텐데?”

가희는 다이아몬드의 크기를 손가락으로 재보며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아무리 못해도 몇억은 갈 거야.”

“정말?”

“그럼. 이제 우리는 결혼할 수 있어! 집도 사고 아이도 낳을 수 있어!”

유진이 양손을 번쩍 들고 환호성을 지르자, 가희도 덩달아 괴성을 내지르며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 그리고 그들은 한동안 해보지 못했던 뜨거운 키스를 미친 듯이 주고받았다.

유진은 정말 행복했다.

가희와 화끈한 시간을 보낸 유진은 다음날 늦은 점심을 먹고 설레는 마음으로 집 근처에 있는 금은방을 서둘러 찾아갔다. 가희랑 같이 가려고 했으나 그녀의 알바랑 겹쳐서 아쉽지만 유진 혼자 갔다.

유진은 화사하게 꾸며놓은 금은방에 들어섰다.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금은방 사장은 마침 종업원과 신나게 수다를 떨고 있었다. 하지만 감색 와이셔츠에 석류 빛 화려한 넥타이를 맨 금은방 사장은 쭈뼛거리는 유진을 못 본 체하고는 계속 자기 종업원과 시시덕거렸다. 남루한 검도 도복 상의와 쥐색 등산 바지를 입은 유진을 마치 잡상인 정도로 취급하는 태도였다.

“……!”

유진은 그의 무시에 기분이 상했다. 하지만 꾹 참고 주머니에서 일회용 티슈 뭉치를 꺼내어 보란 듯이 진열장에 얹어놓았다.

“이것 좀 감정해 주시죠.”

“그게 뭔데요?”

금은방 사장은 여전히 종업원과 시시덕거리면서 건성으로 티슈를 쳐다보았다.

“이 다이아몬드를 좀 봐달란 말이요!”

유진은 약간 언성을 높였다. 그제야 금은방 사장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가와 양손으로 티슈 뭉치를 풀어헤쳐보았다. 잠시 후 아몬드 크기의 다이아몬드가 푸른색 광채를 내뿜으며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금은방 사장의 두 눈이 경이로움으로 번쩍 빛났다.

“오!”

다이아몬드의 영롱한 빛은 금은방에 있던 모든 보석들의 빛을 일시에 싹 죽여버렸다. 금은방 안에는 오로지 그의 다이아몬드만 존재했다.

휘황찬란한 광채에 놀란 종업원이 하던 일을 집어던지고 득달같이 다가왔다. 그는 다이아몬드의 빛뿐만 아니라 크기에도 충격을 받은 듯 입을 쩍 벌렸다.

“세상에! 이게 몇 캐럿짜리야? 와, 대단해,”

“세계적인 래퍼(rapper) 릴 우지 버트(Vert)가 제 이마빡에 박았던 핑크 다이아몬드보다 더 큰 것 같다!”

금은방 사장은 엄청나게 흥분했는지 비속어를 거침없이 써가며 감탄했다.

“그게 아마 11캐럿이 넘었을 거예요. 돈으로 치면 아마 268,”

젊은 종업원은 자신도 모르게 268억 원이라고 말하려다가 금은방 사장이 사나운 눈총을 받고는 찔끔해서 얼른 입을 다물어 버렸다. 그가 뒤로 물러나자, 금은방 사장은 조심스럽게 다이아몬드를 집어 들고 말했다.

“어디 본격적으로 감정 좀 해 볼까요?”

말을 마친 그는 우선 금은방의 천장에 달린 전등을 향해 다이아몬드를 비춰본다. 전등에서 쏟아진 빛이 다이아몬드르 관통하면서 다시 한번 기묘한 섬광들을 만들어 냈다.

“오, 완전무결체야!”

금은방 사장이 솟구치는 감동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종업원도 덩달아 아는 체하며 맞장구쳤다.

“흠이 전혀 없는 플로리스(Flawless)죠?”

“그래! 맞다!”

금은방의 두 남자는 전혀 흠이 없는 다이아몬드를 발견한 기쁨에 유진의 존재도 잊어버린 듯 다이아몬드에 대해서 서로 찧고 빻고 했다. 한참 동안 정신없이 수다를 떨던 금은방 사장은 그제야 겨우 유진의 존재를 의식했는지 정색했다. 자기가 너무 티 나게 좋아하면 유진이 눈치채고 많은 돈을 요구할 거라고 뒤늦게 조심하는 눈치였다.

하여튼 약삭빠른 장사치 금은방 사장은 꼬투리를 잡아내겠다는 표정을 짓고는 다이아몬드를 들고 진열장 옆에 놓여있는 작은 현미경으로 갔다. 그러고는 매와 같은 눈으로 현미경에 의해 드러난 다이아몬드의 결정체를 날카롭게 살펴본다. 그리고 솟구치는 감동을 애써 자제하는 했다. 그러나 결국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 금은방 사장은 신음을 토해냈다.

“와우, 예상보다 4C가 너무 완벽해!”

“정말이에요?”

“못 믿겠으면 봐라! 인마,”

금은방 사장이 얼른 자리를 비켜주자, 종업원은 황급히 자기 눈을 현미경에 갖다 댔다.

“우와! 중량(Carat), 색상(Color), 투명도(Clarity), 연마(Cut)가 모두 완벽하네요!”

다시 흥분한 종업원의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그의 감탄사는 그칠 줄 몰랐다.

“난생처음 이런 커트는 처음이에요!”

다시 고개를 들고 사장을 돌아보는 종업원의 눈에는 감격의 빛이 홍건 했다.

“나도 마찬가지다.”

부지불식간에 그에게 고개를 끄덕이던 금은방 사장은 유진을 돌아보며 저도 모르게 경의를 표했다.

“정말 대단한 물건을 가지셨군요.”

“역시 사장님은 안목이 있군요.”

“이것 저희한테 팔러 오신 것 맞죠?”

“그렇소. 값은 어느 정도 되겠소?”

“좀 더 정밀한 감정을 해봐야 알겠지만 크기로 보나 품질로 보나 대략 2억이나 3억 정도 나갈 것 싶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정직하지 못한 금은방 사장은 다이아몬드 가격을 감동과는 별개로 상상 이하로 후려쳤다.

“겨우 그 정도요?”

유진이 약간 미간을 찌푸리자, 금은방 사장은 얼른 눈웃음을 치며 그에게 살짝 미끼를 던졌다.

“물론 흥정에 따라서는 더 나갈 수도 있지요.”

“그래요?”

“특히 저희는 모든 물건을 거래합니다.”

금은방 사장은 뜬금없이 ‘모든’이라는 말에 힘주어 말하고는 유진의 눈치를 살폈다. 그의 시선에서 유진은 순간적으로 금은방 사장이 자기 다이아몬드를 장물(贓物) 정도로 여기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순간 그는 기분이 상했지만 일단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좋아요. 지금 당장 거래합시다.”

“좋습니다. 조금만 기다리시면 이것을 살만한 분을 연결해 드리죠.”

말을 마친 금은방 사장은 서둘러 유진을 안쪽에 있는 조용한 밀실로 안내했다. 유진이 불안한 얼굴로 밀실로 들어가자, 금은방 사장은 즉각 휴대폰을 꺼내어 전화번호를 누르기 시작했다. 이윽고 전화가 연결되자, 그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지껄였다.

“도짱 형님. 오랜만에 정말 좋은 물건 하나 건졌습니다. 돈은 적당히 챙겨서 당장 이리로 오시죠.”



“여기 왠지 수상한데.”

밀실에서 거의 30분 정도 기다리던 유진은 갑자기 자신이 갇혀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츰 불안해지면서 그는 빨리 출입문이 열리기를 고대했다.

그때 밀실 문이 열리며 금은방 사장이 돈푼깨나 있어 보이는 중년 남자와 젊은 남자를 데리고 들어왔다. 젊은 남자는 중년 남자의 비서인 듯 007 가방을 들고 있었다.

“저 사람인가?”

눈매가 무서운 중년 남자는 대뜸 유진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쏘아보며 금은방 사장에게 물었다. 중년 남자의 말투나 차림새가 평범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금은방 사장은 중년 남자에게 정중하게 대답했다.

“네. 형님, 저 손님이 바로 제가 말씀드린 그 사람입니다.”

“그래?”

반문하는 중년 남자의 강한 시선에서 왠지 암흑가 보스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위압감에 유진의 고개가 저절로 숙여졌다.

“오유진입니다.”

“난 도짱이요.”

“도짱이요?”

유진은 특이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는지 갸웃하며 되물었다.

“원래는 도장(都張)인데 보통 ‘도짱’이라고 부르지. 당신이 쓸만한 물건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왔는데.”

“아, 그거요?”

유진은 돈 좀 있다는 새끼들은 꼭 반말이야 하는 불쾌함을 느꼈지만, 다이아몬드 매각이 걸려 있어서 일단 꾹 참았다. 잠시 후면 자기도 ‘돈 좀 있는 새끼들’ 반열에 낄 테니까.

“어디 한번 봅시다.”

도짱은 유진에게 두꺼비같이 생긴 투박한 손을 벌렸다. 유진은 하얀 티슈로 소중하게 싼 다이아몬드를 그의 손바닥에 내려놓았다.

“흐음, 어디 보자.”

도짱은 티슈를 벗겨내자 환하게 드러난 다이아몬드를 자기 눈앞에 대고 뚫어지게 쳐다본다.

“……!”

갑자기 도짱의 눈빛이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렬하게 빛났다. 그는 매우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노련하게 숨기고 다이아몬드를 뒤에 서 있는 비서에게 넘겼다.

“칼주야, 너도 한번 살펴보거라.”

“네. 형님,”

‘칼주’라고 불린 젊은 비서는 양복 상의에서 확대경을 꺼내어 다이아몬드의 이곳저곳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그렇게 한 5분 정도 다이아몬드를 지루할 정도로 세밀하게 감정하던 칼주는 도짱에게 의미 있는 눈빛을 보내며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긴장된 표정으로 지켜보던 유진과 금은방 사장의 얼굴에 비로소 미소가 감돌았다. 도짱은 자기가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유진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듯 짐짓 무표정하게 말했다.

“저것을 나에게 파시오.”

“얼마 주시겠소?”

“한 1억 드리겠소.”

(뭐, 1억?)

도짱이 툭 던진 호가에 유진의 두 눈이 심하게 흔들렸다. 그는 매우 화가 났지만 애써 그것을 숨기고 짐짓 무심한 척 물었다.

“좀 더 쓰시죠?”

유진의 요구에 도짱은 냉정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유감스럽지만 저 다이아몬드도 약간의 불순물이 있어. 1억 이상은 안 돼!”

“불순물요?”

“그래. 다른 보석과는 달리 다이아몬드는 클래리티(clarity)가 생명인데 아쉽게도 불순물이 끼어서 그만 클래리티가 떨어졌어.”

도짱은 전문적인 용어들을 내뱉고는 자신의 제안을 유진이 받지 않으면 다이아몬드를 사지 않겠다는 듯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그의 계산과 달리 유진은 그를 붙잡지 않았다. 그 때문에 도짱은 어정쩡하게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자, 모두 현찰이요!”

그런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칼주가 갑자기 자신이 들고 있던 종이 쇼핑백을 거꾸로 들어 쏟았다. 진열장으로 5만 원권 돈다발이 황금빛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필시 돈에 궁한 유진에게 현찰을 직접 보여주고 그를 자극해 대충 싸게 후려치려는 얕은 수작이었다.

역시 효과가 있었는지 유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의 양손이 자석에 끌리듯 부르르 떨며 지폐 다발로 저절로 향했다. 그것을 슬쩍 훔쳐본 도짱은 그러면 그렇지 하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

그런데 돈다발을 와락 움켜쥘 것 같던 유진의 손이 갑자기 중간에 딱 멈추었다. 이윽고 유진은 도짱을 향해 서서히 시선을 돌리더니 무겁게 입을 열었다.

“미안하지만 난 그 가격으로는 다이아몬드를 안 팔겠소.”

“뭐라고? 안 팔아?”

도짱은 매우 뜻밖이라는 듯 얼굴색이 확 변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쇼핑백을 든 칼주의 손이 부르르 떨었다.

“그렇소.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이 가격을 너무 후려치는 것 같아서 말이요.”

유진이 돈다발에서 시선을 거두며 냉정하게 대꾸했다.

“후려치다니? 난 물건에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 거야! 씨팔!”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자, 도짱은 서슴없이 자신의 본성을 드러냈다.

“나도 알아볼 것은 다 알아봤다고! 어디서 거저먹으려고 해!”

유진도 그에게 쏘듯이 내뱉고는 칼주가 들고 있던 다이아몬드를 재빨리 낚아챘다. 그러자 도짱은 흥정만큼은 깨고 싶지 않은지 아주 비굴한 목소리로 유진을 달랬다.

“이, 이봐 잠깐 진정해.”

“한번 신뢰가 깨진 마당에 더 이상 거래를 할 수 없습니다.”

유진은 그 말을 애써 정중하게 남기고는 금은방을 밀실을 잽싸게 나가버렸다.

“이봐, 잠깐 기다려!”

당황한 금은방 사장이 금은방 문밖에까지 쫓아 나와 다급하게 그를 불러 세웠다. 하지만 유진은 뒤도 안 돌아보고 내뺐다.

“사기꾼 새끼, 감히 날로 처먹으려고 그래.”

유진은 도짱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다른 금은방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서 유진 앞에 검은색 가죽 잠바를 걸친 낯선 사내들이 나타나더니 대뜸 그를 둘러쌌다.

“당신들 누, 누구야?”

유진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치자, 사내들은 다짜고짜 달려들어 그의 양팔을 붙잡았다. 그러고는 그를 으슥한 골목에 있는 어느 허름한 건물로 강제로 끌고 들어갔다. 그 집의 지하실로 끌려간 유진은 일단 사내들로부터 이유도 없이 무자비한 구타를 당했다. 흠씬 두들겨 맞아 그가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르렀을 때 두 명의 사내가 지하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들은 아까 금은방에서 다이아몬드 값을 싸게 후려쳤던 도짱과 그의 부하 칼주였다.

“그만!”

도짱은 사내들에게 고함을 쳤다.

“당신은?”

얼굴에 피멍이 든 유진이 그들을 알아보고 깜짝 놀라자, 칼주가 그의 눈앞에 험악한 얼굴을 들이댔다.

“너 이 새끼 오늘 임자 잘못 만났어. 이분이 누군 줄 알아?”

“도짱이라면서요?”

“그래. 이분은 도끼파의 짱이라서 도짱인 거야!”

“도끼파? 맙소사!”

도끼파의 보스라는 말에 유진은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많고 많은 금은방 중에서 하필 조폭이 장물(臟物)을 주로 거래하는 곳을 고르다니 정말 더럽게도 재수가 없었다.

칼주는 울상을 한 유진의 멱살을 붙잡고 거칠게 일으켜 세웠다. 그러고는 그의 주머니를 샅샅이 뒤져 다이아몬드를 꺼내더니 그것을 도짱에게 갖다 받쳤다. 도짱은 다이아몬드를 손바닥에 얹어놓고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우, 이놈은 언제 봐도 멋있어!”

도짱은 즐거워했지만, 그것을 뺏긴 유진의 속마음은 쓰리고 아팠다. 다이아몬드를 넋 놓고 감상하던 도짱이 갑자기 표정을 바꾸어 유진을 치켜보았다.

“너, 이거 또 있지?”

“아닙니다!”

“이 새끼! 너 뒤져서 나오면 골로 갈 줄 알아!”

제대로 욕심이 난 도짱은 노골적으로 유진을 협박했다. 하지만 유진은 자기 뱃속에 다이아몬드가 또 있다고 실토할 수가 없었다. 그랬다가 성질 급한 조폭들이 자기 배를 갈라서라도 다이아몬드를 빼내려고 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거 하나입니다.”

유진이 우는 소리를 하자 도짱은 칼주에게 턱짓을 했다. 칼주가 유진에게 달려들어 꼼꼼히 몸수색을 했다. 잠시 후 칼주가 허탕을 치고 두 손을 벌리자 도짱은 유진에게 무서운 얼굴로 닦달했다.

“이런, 너, 이 다이아를 어디서 구한 거니?”

그를 노려보는 도짱의 두 눈에 무서울 정도로 탐욕의 불꽃이 이글이글 타올라 왔다.

“……”

“훔쳤나?”

“아, 아닙니다!”

“그럼 이런 대단한 물건을 너같이 비루한 놈이 어떻게 갖고 있어?”

“……”

“빨리 다이아의 출처에 대해서 다 털어놔!”

“……”

유진이 선뜻 입을 열지 않자, 옆에 있던 칼주가 잭나이프를 꺼내어 그를 위협했다.

“네 얼굴에 포를 살짝 떠줄까? 아니면 여기서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줄까?”

“제, 제발 살려주세요. 다 말할게요.”

번뜩이는 잭나이프에 겁먹은 유진은 체면 불고하고 양손으로 싹싹 빌었다. 그러자 도짱은 더 험악한 표정으로 그를 압박했다.

“됐다. 자초지종을 이야기해 봐. 설명이 시원치 않으면 넌 여기서 살아서 나가지 못해!”

공포에 짓눌린 유진은 일단 살아야 한다는 절박감에 입을 열기 시작했다.

“다, 다이아몬드는…… 제가 산속에 있는 사당(祠堂)에서 훔쳤습니다.”

“어디에 있는 사당이야? 위치를 정확하게 말해!”

“팔달산에 있는 사당이요.”

“우리 수성 시에 있는 팔달산?”

도짱은 뜻밖이라는 듯 되물었다.

“네.”

“사당에 왜 다이아몬드가 있어? 너 거짓말하는 것 아니야?”

강한 의구심을 품고 추궁하는 도짱의 얼굴이 야차처럼 무섭게 돌변했다. 그 바람에 더욱 겁에 질린 유진의 입이 저절로 열렸다.

“아, 아닙니다! 거기에 다이아몬드가 많이 있었습니다.”

“많이 있다고?”

유진의 폭로에 불현듯 도짱의 얼굴이 확 피었다.

“네.”

“너 이 새끼 거짓말했다가는 뼈도 못 추릴 줄 알아!”

칼주가 나서서 잭나이프로 다시 위협하자 혼비백산한 유진은 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정, 정말입니다.”

“좋아, 일단 네 말을 믿겠다.”

도짱은 유진의 어깨를 다독이더니 칼주에게 지시했다.

“너는 당장 이 놈하고 팔달산에 가서 다이아몬드들을 찾아와. 하지만 혹시 뻥이면 이놈을 그냥 거기서 죽여버려!”

“네. 알겠습니다. 형님,”

칼주는 도짱에게 고개 숙여 대답하고는 유진을 거칠게 끌고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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