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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혜연 Dec 04. 2024

따스한 겨울


따스한 겨울

싸늘한 바람에 손을 주머니에 꽂고 

종종걸음으로 

골목을 달음질친다


사나운 바람이 두꺼운 외투를 

툭 치더니 

코끝을 쨍하게 만들며 

긴장으로 빳빳해진 몸에 

날카로운 생채기를 내며 지나간다 


춥다

추워지고 있다

냉골처럼 차가운 마음에

오후 햇살마저 온기가 느껴지지 않는데


익숙한 카페 귀퉁이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네가 

나를 향해 웃음 지으며 

손을 흔든다 


그제야 움츠린 어깨가 펴고 

두텁게 여민 외투에서 

주저하던 손을 꺼내 인사한다 


우리 함께 했던 그 자리

네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에서

따뜻해지는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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